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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집단예배 강행한 광주시 교회를 바라보는 안타까움


  • 이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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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0-03-08 17:09:05

    광주시, 각 구청 설득과 요청에 1000여개에서 408개 교회로 줄어 
    광주시 등 2500여명 공무원 8일 오전 교회 정문 앞에서 자제 호소

    ▲8일 오전 광주시 북구 한 교회 입구에서 자치구 공무원이 코로나19 집단감염 방지를 위해 집합 예배 자제와 마스크 착용을 당부하고 있다. ©연합뉴스

    [베타뉴스=이완수 기자] “오늘은 가정예배 부탁드립니다”에 “주일인데 교회예배는 당연하죠”...8일 오전 광주시 개신교회 곳곳에서 벌어진 풍경에 씁쓸하고 아쉬운 마음이다.

    코로나19 집단 감염을 우려한 광주시와 각 구청 공무원 2500여명이 이날 오전 피켓을 들고 교회를 찾아 ‘집단예배’를 동영상 등을 통해 ‘가정예배’로 볼 것을 호소했다.

    하지만 광주시 소재 개신교 상당수가 ‘주일예배’를 강행해 오전 일찍이 국가 비상시에 입는 ‘노란 근무복’과 마스크 한 장에 기댄 채 교회 정문 앞 길거리를 지킨 공무원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여기에 주일예배를 강행한 교회마다 “소독 등 방역을 철저히 하고 교인들 간 떨어져 앉아 예배를 진행한다”면서 “주중 예배를 드리지 않고 주일 오전에만 예배를 드린다”는 해명이다.
     
    더구나 “교인들이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싶어 한다”고 덧붙였지만 광주시 관내 1000여개의 교회가 8일 예배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광주시와 각 구청의 설득과 요청으로 실제 예배를 진행한 교회는 408개 교회로 줄어 더더욱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밀려온다.

    지난 6일 150여만 광주시민을 대신하고, 대표하는 이용섭 시장은 광주기독교교단협의회와 긴급회의를 열고 코로나19 집단감염의 우려를 강조하며 집합예배 자제를 호소하고, 1500여 개 교회에 이와 같은 내용의 협조공문도 발송했다.

    특히 “지금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집단감염이고 앞으로 1~2주가 최대 고비인 만큼 코로나19 집단감염 방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한다”며 일요일, 주일인 8일 오전 시장과 각 구청장, 광주시 공무원들이 교회 정문 앞에 서서 집단예배 자제를 호소했다.
     

    ▲이용섭 광주시장, 문인 북구청장, 김준영 광주시 문화관광체육실장 등이 8일 오전 한 교회를 방문해 교회 관계자들에게 코로나19 집단감염 방지를 위해 집합예배를 자제하고 가정예배로 대체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광주시

    이에 필자는 ‘종교의 자유’에다 교인들과 목회자들의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예수가 이 모습을 보았다면 무슨 말씀을 하실까’라는 생각에 온종일 예배를 강행한 교회들을 찾아보며 신자들에 이어 목회자들과 의견을 나눠보는 날이 되고 말았다.

    코로나19로 온 세계가 난리고 가까이는 대구시에서 들려오는 병상마저 부족해 집에서 죽어가는 사태는 남의 얘기란 말인가?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했다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바치라”

    ‘가이사’가 광주시와 5개 구청은 아니지만 ‘심각단계’인 국가위기상황에서 광주시민 누구나 위기에 처하면 맨 먼저 기댈 곳은 광주시 공무원 아니겠는 가? 

    지난달 4일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 후 광주시 공무원들이 한 달 이상 비상근무에다 일요일 오전에도 호소피켓을 들어, 교회들도 ‘하나님’ 것을 가정예배로 바쳤다면...저 멀리 사마리아 땅 끝 이방인들도 박수를 보내지 않았을 까?  


    베타뉴스 이완수 기자 (700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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