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0-01-13 13:01:42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경영권 다툼이 본격화된 가운데 '반도건설'이란 새로운 변수가 등장하면서 총수 일가의 경영권 분쟁은 안갯속으로 빠지게 됐다. 업계는 앞으로 총수 일가의 화합 여부와 주주 간 합종연횡에 따라 그룹 경영권의 향방이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은 3월 말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3월로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연임건을 다룰 예정이다.
고(故) 조양호 회장의 별세로 한진그룹 총수 일가 중 한진칼의 사내이사는 조 회장이 유일하다. 이번 주총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이 불발되면 총수 일가의 그룹 경영권을 상실할 가능성도 있다.
때문에 조 회장은 우호지분 확보에 총력을 다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반도건설이 지분율을 늘리며 경영 참가를 선언하고 나서면서 지분율 셈법이 한층 더 치열하고 복잡해지는 모양새다.
반도건설은 지난 10일 계열사인 대호개발·한영개발·반도개발을 통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이 종전 6.28%에서 총 8.28%로 늘어났으며,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가로 바꾼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반도건설은 조 회장 등 총수 일가 및 특수관계인(28.94%)을 제외하고 단일주주로는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17.29%), 미국 델타항공(10.0%)에 이어 한진칼의 3대 주주가 됐다.
현재 조 회장이 6.52%,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6.49%를 각각 보유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반도건설의 선택에 따라 경영권의 향방이 갈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의 기싸움이 현재진행형인 가운데 '캐스팅보트'로서의 반도건설의 몸값이 한층 뛸 것으로 보인다.
일단 조 회장 입장에서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최근 '반기'를 들고 나선 누나 조 부사장을 달래고 가족의 화합을 이끌어내 가족의 지분을 모두 확보하는 것이다.
이 경우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총수 일가의 지분은 28.84%로, 대한항공과 조인트 벤처(JV) 등 제휴를 맺은 델타항공(10.00%)의 지분을 더하면 반도건설과는 별개로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가 가능하다.
문제는 가족 내에서 지분 이탈이 생기는 경우다. 만약 한진칼 지분 6.49%를 보유한 조 전 부사장이 끝내 이탈하게 되면 조 회장 측 지분(특수 관계인 포함)은 22.45%로 줄어든다.
외국인 주주나 소액주주의 지분을 제외하고 보면 이 경우 델타항공의 지원만으로는 과반 확보가 아슬아슬하기 때문에 반도건설의 향배가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
한편 이날 주식 시장에서는 한진그룹 관련 종목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이날 오후 12시 55분 현재 한진칼우는 전 거래일보다 16.81% 오른 7만200원에 거래됐고, 대한항공우(13.59%), 한진칼(3%), 한진(6.71%) 등도 상승 중이다.
베타뉴스 조은주 (eunjoo@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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