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11-21 19:53:17
국제사회에서 美中 양국 간 무역 갈등은 표면의 현상에 불과할 뿐이고 실제로는 양국의 패권 다툼 차원의 전면적인 갈등이 전개되고 있다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때문에 갈등을 계속 방치할 경우 1차 세계대전과 같은 전쟁으로 비화할 수 있다.
이런 우려가 실제 나왔다. 미국 외교의 거두로 미중 관계 정상화의 주역인 헨리 키신저(96) 전 미 국무부 장관이 미중 양국이 냉전 단계의 초입에 접어들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양국 간의 갈등이 제어되지 않는다면 1차 세계대전보다 나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1일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키신저 전 장관은 이날 베이징에서 블룸버그 통신 주최로 열린 '뉴 이코노미 포럼'에서 "미국과 중국이 냉전의 작은 언덕에 올라서고 있다"고 말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1차 세계대전은 상대적으로 사소한 위기 때문에 발생했다"며 "오늘날의 무기는 더욱 강력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늘의) 중국과 미국은 (예전의) 소련과 미국을 훨씬 초월하는 나라들"이라며 "중국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주요 경제 국가인만큼 세계 어디서든 (이해충돌로) 서로 감정을 상하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미국과 중국이 서로의 정치적 목적을 보다 잘 이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현재 진행 중인 양국 간의 무역 협상이 정치적 대화의 계기를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아직은 냉전의 작은 언덕 위에 있는 단계기 때문에 (대화가) 아직 너무 늦은 것은 아니다"라면서 미중 양국 간의 상호 접근을 촉구했다.
한편, 미국과 중국은 작년부터 고율 관세를 주고받는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다.
미중 무역협상 불확실성이 고조된 가운데 왕치산 중국 국가부주석이 미국의 보호주의와 포퓰리즘을 맹비난했다.
2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에 따르면 왕 부주석은 중국국제교류센터와 블룸버그 통신 주관으로 이날 베이징에서 열린 신경제포럼에 참석해 "보호주의와 포퓰리즘 때문에 국제 질서가 공격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왕 부주석은 또 "보호주의와 포퓰리즘의 부상은 국제질서와 경제세계화에 충격을 줬다"면서며 "제로섬 게임 및 냉전식 사고방식을 버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왕 부주석이 미국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이런 발언은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왕 부주석은 "우리는 다자주의와 민주화를 지속적으로 지지하고, 공정하고 합리적인 글로벌거버넌스 메커니즘을 구축해야 한다“면서 ”각국은 누구를 비난하고 원망하기보다 자국의 일을 잘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중국은 대내외 적으로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면서 “그러나 중국은 부흥을 실현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인내심, 의지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개혁정책을 지속 유지하려 한다”며 “중국은 평화발전의 길을 갈 것”이라고 확인했다.
베타뉴스 조창용 (creator20@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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