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10-20 06:24:41
영국 하원이 브렉시트 이행법률이 제정될 때까지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을 보류하는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이달 31일로 예정된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브렉시트는 일단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포클랜드 전쟁 때문에 개회했던 1982년 4월3일 이후 37년 만에 이례적으로 토요일에 열린 영국 하원 본회의는 31일까지 영국이 유럽연합을 탈퇴하는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표결을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 표결에 앞서 브렉시트 이행법률이 마련될 때까지 합의안에 대한 최종 승인을 유보하자는 수정안이 먼저 상정돼 통과됐다.
존 버카우 영국 하원 의장은 "수정안은 찬성 322표, 반대 306표로 가결됐습니다"고 선포했다.
야당인 노동당과 일부 보수당 성향 의원들이 수정안을 지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31일로 예정된 브렉시트가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집권당인 보수당 출신 레트윈 경은 수정안 제안은 존슨 총리가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지지를 얻더라도 브렉시트 시한인 이달 31일을 지키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집권 보수당에 투표권이 있는 의석수가 287석에 불과한만큼 과반인 320석 확보가 불투명한 상황이었기에 영국 의회가 일종의 절충안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정안 통과로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투표는 일단 취소됐다.
이에따라 존슨 총리는 유럽연합법에 따라 내년 1월까지 브렉시트를 3개월 동안 추가 연기해달라고 EU에 요청해야 한다.
하지만 존슨 총리는 수정안 통과에도 불구하고 오는 31일 브렉시트를 단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EU와의 추가 연기 협상은 없다고 강조했다.
보리스 존스 영국 총리는 "저는 EU와의 브렉시트 추가 연기 협상에 임하지 않을 것입니다. 또 관련법이 저를 협상에 나서도록 강제하지도 못할 것입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상당수 영국 국민들은 합의안 승인을 보류한 영국 하원의 결정을 환영하며 브렉시트 관련 국민투표를 다시 실시할 것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한편, 제이컵 리스-모그 하원 원내대표는 하원의장이 허락할 경우 월요일인 21일 승인투표 개최를 다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레트윈 수정안' 표결에서 야당 의원들은 물론 전 보수당 출신 무소속 의원 중 10명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가결에 힘을 보탰다.
다만 노동당 의원 6명, 노동당 출신 무소속 의원 5명이 정부와 함께 반대표를 던진 점은 존슨 총리에게 긍정적인 부분이다.
이에 따라 다음주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투표가 열리면 존슨 총리가 과반인 320표를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영국은 지난해 제정한 EU 탈퇴법에서 의회의 통제권 강화를 위해 비준 동의 이전에 정부가 EU와의 협상 결과에 대해 하원 승인투표를 반드시 거치도록 했다.
일각에서는 존슨 총리가 EU 탈퇴법을 고쳐 이 같은 승인투표를 거치지 않고 바로 이행 관련 법률을 통과시키는 방안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31일까지 이 같은 절차를 모두 완료할 경우 예정대로 브렉시트를 단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앞서 영국과 EU 양측은 EU 정상회의 개최 직전인 지난 17일 오전 브렉시트 재협상 합의에 도달했다.
양측은 기존 '안전장치'(backstop)의 대안으로 북아일랜드를 실질적으로 EU 관세 및 단일시장 체계에 남겨두는 방안에 합의했다.
존슨 총리는 합의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1982년 4월 3일 이후 처음으로 토요일인 이날 하원을 열었다.
베타뉴스 조창용 (creator20@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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