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06-05 18:57:35
이재용 부회장, 주말마다 사장단 소집하는 이유
“가라앉고 있는 한국 경제에 삼성이 경보음을 울렸다.” “1997년 외환위기가 떠오른다”.
블룸버그가 지난 3일 보도한 기사 제목과 이에 대한 국내 재계의 반응이다. 블룸버그 기사엔 한국의 부진한 경제 상황과 1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주재의 반도체 사장단 긴급회의를 대조하는 내용이 담겼다.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에도 정치인과 정부 관료, 일부 기업인이 나라 밖에서 들려오는 경보음을 외면하다 위기를 맞았다. 최근 첨단 정보기술(IT)산업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 정부가 벌이는 패권 전쟁이 삼성의 미래에 커다란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가 미국 편에 서면 중국 정부로부터 보복 조치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2016년 한국 정부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반발한 중국 정부가 대대적인 경제 보복에 나서면서 롯데, 신세계 등 국내 유통그룹이 줄줄이 중국에서 사업을 접기도 했다.
5일 삼성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오는 8일 경기 수원 본사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사장 등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핵심 경영진과 글로벌 경영환경 점검 및 대책 회의를 연다.
이 부회장은 미국과 중국 정부가 이런 첨단산업을 놓고 벌이는 ‘경제 패권 전쟁’이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기업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요일인 1일 반도체·부품(DS)부문 사장단회의를 연 데 이어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무선사업부, 네트워크사업부, 생활가전사업부 등 주요 사업부 핵심 경영진과 연쇄 미팅을 하는 이유다.
삼성전자 고위관계자는 5일 “이 부회장은 미국 정부가 중국 정부를 굴복시키기 위해 화웨이를 집중 공격하듯이 삼성도 어느 한순간 특정 국가로부터 견제당할지 모른다는 걱정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부회장이 반도체 사장단회의에서 “단기적인 기회와 성과에 일희일비하면 안 된다. 삼성이 놓치지 말아야 할 핵심은 장기적이고 근원적인 기술 경쟁력”이라고 강조한 배경이다.
베타뉴스 조창용 (creator20@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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