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등록대부업체나 사채 등 불법사금융 시장을 통해 대출 받은 사람이 52만명, 대출규모는 7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가 23일 발표한 ‘불법사금융 실태조사’에 따르면 미등록대부업체나 사채 등 불법사금융 시장에서의 대출은 법정금리가 초과되는 고금리와 불법추심 행위가 있다.

정부는 한국갤럽이 지난해 말 성인 5천명을 대상으로 표본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사금융시장 실태를 추정했다.

조사결과 불법사금융 시장의 대출 잔액은 지난해말 6조8000억원으로. 이용자는 약 51만9000명인 전 국민의 1.3%다.

등록 대부업까지 포함하면 모두 124만9000명, 23조5000억원이다.

등록 대부업 이용자는 77만9000명, 대출액은 16조7000억원이다.

금융당국은 두 시장이 사실상 분리돼 있다고 본다. 불법사금융과 대부업을 동시 이용 중인 차주(4만9000명)와 대출액(6000억원) 규모를 감안한 판단이다.

불법사금융 시장의 대출금리는 연 10∼120%로 다양했다.

연 66% 초과 초고금리 이용자 비중은 전체 이용자의 2.0%다. 전 국민으로 환산하면 1만명으로 추정된다. 이는 등록 대부업시장에선 불가능한 금리다.

조사 당시 기준으로 법정 최고금리(27.9%)를 초과한 경우는 36.6%였다.

다만 연 20% 이하 대출 비중도 26.8%를 차지했다. 지인 등 지역 내 제한된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사채업이 상당하고 담보대출이 있기 때문이다.

불법사금융 이용자는 주로 경제활동 중 생활·사업자금이 필요한 계층이 많았다.

월 소득 기준으로는 200만∼300만원(20.9%), 연령대별로는 40∼60대(80.5%), 성별로는 남성 비중이 높았다.

자금 용도는 ▲사업자금 39.5% ▲생활자금 34.4% ▲다른 대출금 상환 14.2% 순이었다.

상환 능력이 부족한 60대 이상 노령층 비중은 26.8%나 됐다. 60대는 49.5%가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변했고 이 중 25.7%는 상환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월 소득 600만원 이상 고소득자도 이용자 17.8%를 차지했는데 재무구조가 취약하거나 소득 포착이 어려운 사업자 등으로 추정된다.

불법사금융 이용자 절반은 단기·만기일시상환 대출을 이용하고 있다. 만기가 자주 돌아오고 상환 부담도 크다는 의미다.

불법사금융 차주 36.6%는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느끼며 이 중 5.1%는 상환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답변했다.

계층별로는 60세 이상 고령층, 월소득 100만원 이하와 월소득 600만원 이상자의 위험이 높은 수준이었다. 고소득자는 이미 채무가 많거나 지출 습관이 불량해 채무구조가 취약한 계층이다.

불법사금융 차주의 8.9%가 야간 방문이나 공포심 조성 등 불법채권 추심을 경험했으나 보복 우려 등으로 인해 이 중 64.9%는 신고 의사가 없다고 답변했다.

금융위는 “등록대부업과 불법사금융 간 수요 특성이 유사해 향후 시장여건 악화 시 등록대부업체 이용자가 불법사금융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불법사금융 이용자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베타뉴스 이승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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