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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부회장, 경영능력 ‘0’…전문경영인 도입 ‘탄력(?)’

  • 정수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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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8-07-10 06:50:58

    -경영 전면 나선 이후 판매 등 경영 실적 지속 하락세
    -올해 시총 9조원 증발…재계 2위서 6위로 곤두 박질
    -전문경영인 제제 도입 탄력…김필수교수, 도입 일축

    #.
    미국은 전문경영인, 우리나라는 오너 중심의 경영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일본은 두체제를 혼용하고 있다.
    오너 중심 경영은 신속한 의사결정 등으로 시장 상황에 맞게 빠른 대응이 가능하지만, 오너 부재시 기업의 투자와 신규 산업 추진 등에 제동이 걸린다. 기업뿐만이 아니라 국가 경제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실제 이재용 부회장의 지난 1년여간 구속으로 삼성은 모든 투자와 관련 사업을 중단했다. 그러다 올해 2월 5일 이 부회장이 석방되자 삼성전자는 익일 30조원 중반대의 평택 제2 반도체 공장 건설 계획을 내놨다.
    종전 오너가 구속됐던 한화나 CJ 등도 상황은 비슷하다. 국내 주요기업들이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고 있는 이유이다.

    지난달 하순 중국 북경에서 열린 제 1회 한중 기업인과 전직 정부 고위인사 대화에 참석한 정의선 부회장.

     국내 재계 2위 현대자동차그룹도 예외가 아니다. 2015년 말 자사의 고급브랜드로 제네시스를 선정하고 부친 정몽구 회장 대신 경영 전면에 나선 정의선 부회장이 지난 2년간 경영실적이 초라하기 때문이다.

    10일 제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1999년 구매실장으로 그룹의 주력인 현대차에 합류했다.

    그는 이후 현대차 영업지원사업부 부장, 국내영업본부 부본부장, 현대기아차 기획총괄본부 부본부장, 현대모비스 부사장, 기아차 대표이사 사장 등을 거쳐 2009년 현대차 기획과 영업담당 부회장으로 자리했다.

    정 부회장이 그동안 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을 두루 거치면서 경영 수업을 받았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그러다 정 부회장은 2015년 말 자사의 고급브랜드를 기존 에쿠스와 제네세스를 통합한 ‘제네시스’로 정하고 경영 전면에 나섰다. 당시 정 부회장은 제네시스 EQ900 출시를 주관했으며, 이로 인해 제네니스는 ‘정의선의 차’로 통한다.

    정의선 부회장이 자사의 고급브랜드인 제네시스 1호로 2015년 말 선보인 EQ900.

    이후 정 부회장은 부친 정몽구 회장이 연말부터 익년 초까지 정기적으로 가진 해외법인의 현장 경영과 매년 서울 양재사옥에서 갖는 해외법인장 회의도 주재하는 등 경영을 주도했다.

    삼성의 이재용 부회장 보다는 1년 정도 늦은 것이지만, 그는 고령인 부친의 자리를 빠르게 대신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다만, 정 부회장의 그동안 판매 실적은 기대 이하이다. 정 부회장은 2016년 내수에서 65만8642대를 팔아 전년(71만4121대)보다 7.8% 판매가 줄었다. 지난해에는 4.6%(3만297대) 판매가 소폭 늘었지만, 이는 기저 효과에 따른 것으로 2015년 실적에는 미치지 못한다.

    정 부회장의 수출 실적은 더 나쁘다. 2016년에는 전년보다 12.7%(115만6448대→100만9292대) 수출이 급감하더니, 지난해에는 96만3938대를 수출해 전년보다 4.5% 다시 하락했다. 정 부회장이 경영에 나선지 2년 사이 현대차 수출은 16.6% 급락했다.

    정 부회장의 올해 실적도 초라하다.

    올 상반기 현대차는 내수에서 전년보다 2.8%(9만618대) 증가한 35만4401대, 수출에서는 9.5%(4만9729대) 감소한 47만1022대로 각각 집계됐다. 이로써 정 부회장은 올 상반기 4.6% 역성장(86만5534대→82만5423대)으로 마감했다.

    이를 감안해 현대차는 올 상반기 실적을 해외 법인 판매와 내수 판매를 합산해 발표하는 꼼수를 부렸다. 실제 현대차는 같은 기간 국내외에서 모두 224만2900대를 판매해 4.9%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정 부회장의 실적을 부풀리기 위한 편법이라는 게 업계 지적이다.

    반면, 현대차는 지난해 말까지 세계시장 판매 결과를 내수생산 수출분과 해외공장 생산 판매분을 각각 합산해 내놨다.

    이에 대해 김필수 교수(대림대 자동차학과)는 “국내 생산 수출 물량을 제외한 해외 판매는 정 부회장 실적이 아니다”며 “해외에서 생산 판매된 차량은 현지 법인 실적이고, 국내 기준으로 이들 차량은 수입차라, 정 부회장 실적과는 거래가 멀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의 차량으로 불리는 제네시스의 판매 실적은 지난해 모두 5만6616대(EQ900,G80)가 팔려 전년(6만6278대,EQ900,G80,G70)보다 14.6% 급감했다.

    다만, 정 부회장은 에쿠스와 제네시스의 2014년 판매(4만5529대)보다 24.4%, 에쿠스와 제네시스, EQ900이  혼재한 2015년 판매(4만4854대)보다 26% 증가한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위부터)지난해 11월 현대차 실적 자료와 올해 1월 실적 자료. 국내 생산 수출분이 빠지고 단순하게 해외시장 판매량으로 밝히고 있다.

    여기에는 제네시스 라인업이 G80과 G70 등으로 증가한 게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EQ900의 판매(2만3328대)는 전년보다 47.3%(1만1028대) 급감했다.

    정 부회장의 경영능력이 의심되는 부분이자, 현대차에 빨간불이 켜진 이유이다. 

    이는 경영 실적을 보면 더욱 확실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2016년 매출 41조7136억원으로 전년보다 소폭(6.1%) 감소하는데 그쳤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조6995억원으로 전년보다 36.7%(1조5678억원) 급락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이어 지난해에도 현대차는 매출 41조6049억원, 영업이익 2조1634억원으로 전년보다 실적이 줄었다.

    정 부회장은 올해 1분기에 매출 9조6724억원, 영업이익 185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6.3%, 75.6% 급락세를 지속했다. 

    이로 인해 현대차는 이달초 시가 총액에서 26조9000억원으로 국내 상장사 가운데 6위를 기록했다. 이는 8년만에 최저로 연초 시총 33조원보다는 6조원, 올해 고점이던 4월25일(36조원) 대비로는 9조000천억원이 줄었다.

    지난 2년간 국내외 판매 하락과 매출 감소 등으로 정 부회장의 경영 능력이 도마 위에 올랐으며, 현대차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 같은 하락으로 현대차는 시총에서 삼성전자(297조원)와 격차가 확대됐으며, SK하이닉스(62조원), 셀트리온(37조원), 삼성바이오로직스(28조원), 포스코(27조원)에도 밀리게 됐다.

    현대차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23.4% 급강하한 탓이다. 종전 현대차는 삼성에 이어 시총 순위 제계 2위를 달렸다.

    현대차의 기본주당 이익 역시 2015년 2만207원에서 이듬해 1만5259원, 지난해 9478원으로 2년 사이 53.1%가 급감했다. 올해 1분기에는 1533원을 기록했다. 

    반면, 2014년 하반기 부친을 대신해 경영 전면에 나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015년 매출이 전년보다 소폭 0.9%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8%  증가로 마감했다. 이어 옥중 경영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에는 매출 161조9150억원, 영업이익 34조8571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20.8%, 155.4% 초고속 상승했다. 

    증권가는 이 같은 현대차의 약세를 세계 판매 부진으로 꼽았다.

    김 교수는 “현대차의 추락은 정 부회장의 경영능력과는 무관하다”면서도 “현대차 해외 판매에 워낙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부회장의 실적 저하는 해외 판매가 부진한데 따른 것이다. 현대차 울산 선적부두 전경.

    그는 이어 “현대차가 지배구조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를 확정할 주주총회가 연기된 만큼 정 부회장이 힘을 얻지 못하고 있다”며 “그룹의 굵직한 사안은 여전히 부친인 정 회장이 결정하고 있고, 대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정 부회장에게 힘을 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일례로 경영 승계를 마친 삼성의 이재용 부회장과 SK 최태원 회장이 탁월한 경영실적을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우리은행 관계자는 “중국이 자국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면서 삼성전자를 비롯해 현대차도 위험하다“면서 “국내 기업들이 난관을 극복하고 도약하기 위해서는 미국처럼 전문경영인체나 일본처럼 오너와 전문영영인 체제를 혼합해 구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김 교수는 현대차의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에 대해서는 일축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팀 관계자는 “현재 재벌기업의 혁신을 위해 지주회사 전환과 공정거래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면서도 “기업의 투명 경영과 수익 극대화를 위해서도 전문경영인 제도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재계 각각 1위와 2위인 삼성과 현대자동차그룹을 이끌고 있는 이건희 회장과 정몽구 회장은 각각 창업주인 선친 고(故) 이병철 회장과 고 정주영 명예회장보다 탁월한 경영 능력을 대내외에서 입증받고 선친 경영 당시보다 회사를 더 크게 육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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