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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건담 브레이커, 무엇을 위한 새로움인가?


  • 이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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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8-06-27 10:14:01

    [베타뉴스 = 이승희 기자]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코리아의 PS4용 액션 게임 '뉴 건담 브레이커'가 자막 한글화돼 지난 21일 국내 정식 출시됐다.

    건담 프라모델(이하 건프라) 부품을 모아 자신만의 꿈의 기체를 만든다는 설정의 '건담 브레이커' 게임 시리즈의 최신작인 이 게임은 기존 3편의 작품과 차별성을 두고, 시스템의 대폭적인 진화를 예고, 많은 건담 마니아들의 기대를 받아왔다.

    뉴 건담 브레이커는 '건프라 배틀'이라는 세계관과 룰을 새롭게 구성해 전작들이 가졌던 단점들을 최소화 시키고, 게임으로써의 재미와 건프라 수집 및 조립의 재미를 극대화 시켰다.

    특히 사방에서 몰려 드는 수많은 건프라를 일소에 파괴하는 EX 스킬 시스템과 같은 건담이라도 프레임(건프라의 내부 골격)의 차이를 통해 다양한 형태로 진화, 발전 시킬 수 있도록 했다.

    눈을 즐겁게 해주는 그래픽은 장점이다. 실제 건프라의 모습처럼 그래픽이 강화 됐으며, 도색이나 파츠 전환, 그리고 기믹이 있는 파츠에 따라 발생하는 여러 효과들이 만족스럽게 표현됐다.

    그리고 학원을 중심으로 사이드0팀과 학생회의 대립은 히로인 모드까지 더해져 건담 마니아들의 향수를 자극한다. 실제로 게임 내에서는 건담 애니메이션들의 유명 대사는 물론 각종 패러디들이 난무해 웃음을 유발하기도 한다.

    대립에 따라 다양하게 펼쳐지는 배틀도 중요 요소다. 전작에서는 액션 위주로만 펼쳐지던 배틀 요소는 '3-큐브' 시스템으로 개편돼 퀘스트 수행 중심의 팀 플레이 게임으로 변했다.

    이 모드에선 컨테이너 파괴, 파츠 수집, 기체 격파 등 여러 조건을 수행 시 득점을 하게 되고 정해진 시간 내 더 높은 득점을 한 팀이 승리하는 방식이다.

    2인이 한 팀이 돼 다른 팀과 겨루는 '페어 모드'는 전작과 흡사하지만 3-큐브 시스템처럼 퀘스트가 나온다. 다만 상대방과 대전이 좀 더 강화되고, 싱글 모드에선 특정 보스 캐릭터가 등장하기도 한다.

    멀티플레이는 싱글에서 만날 수 있는 모드를 다른 유저들과 즐길 수 있는 방식이다. 초반부터 어느 정도 이상의 등급의 파츠가 없다면 무리해서 들어가지 않는 편이 좋다. 출시 하루가 지났지만 일본 고수 유저들이 즐비한 상태다.

    파츠를 조립하는 '셋업 모드'는 풍성해졌다. 획득한 부품에 따라 매우 다채롭게 변화 시킬 수 있으며, 프레임부터 세밀한 악세서리까지 장착, 완전한 나만의 건담을 만들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아쉽게도 장점이 이 정도다. 실제 게임 내 중요 시스템은 많은 변화를 거쳐 더 좋지 못한 방향으로 선회했다. 파밍 요소는 불편해졌으며, 기체의 외형에 따른 성능 차이가 애매하게 존재해서 유명 기체들을 선택한다고 무조건 강해지는 구조는 사라졌다.

    쉽게 이야기하면 엑시아나 유니콘 건담처럼 유명한 기체라도 획득한 부품에 따라 성능이 매우 낮게 책정될 수도 있으며, 디자인이 좋다고 성능 자체가 강하게 설정돼 있지 않아 성능을 높이려면 싫은 파츠라도 착용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특히 일부 파츠는 EX 스킬이 많이 달려 있는 걸 우선적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다. 기본 공격은 데미지가 낮기 때문에 적을 압도하기 위해선 필연적으로 EX스킬을 사용해야 한다. EX 스킬의 성능은 일반 공격보다 많이 높기 때문에 성능보다 EX스킬 장착 개수 여부가 더 중요하다.

    당황스러운 점은 EX 스킬의 사용 여부다. 초반부터 스킬을 남발할 수 있던 기존 시리즈와 달리 이 게임은 쿨타임과 약간의 무작위 요소가 결합돼 어느 정도 기본기로 싸운 후 스킬을 쓰게 된다. 꼭 모바일 게임의 스킬 쿨타임 같다.

    그러다 보니 액션 부분은 전체적으로 호불호가 심해진다. 초반에 만나는 보스전은 그야말로 '최악'이 된다. 대 부분 바주카 같은 성능 낮은 무기로 날아 다니는 모빌아머(MA)랑 싸우는 과정은 불편하고 귀찮고 짜증난다.

    보스들은 화면 전체를 공격하는 데미지 높은 '전탄' 공격을 쏟아내기 때문에 실제로 보고 피하는 과정이 매우 어렵다. 초반 기체들은 이동 속도도 느리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래서 강해지기 위해 '건프라 구입'을 시도하면 어이가 없을 정도로 높은 가격에 절망한다. 실제 파츠를 팔 경우는 1,000 정도의 게임 머니가 들어오지만 구입 시에는 5,0000 또는 100,000 게임 머니를 주고 사야 한다. 성능도 초반에 살 경우 좋지 않다.

    그리고 가장 큰 단점은 게임 내 아군 캐릭터가 파츠를 먹으면 다신 되돌려 받을 수 없다는 점이다. 파츠는 승리만으로는 획득 수준이 낮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파츠 수집 후 '수집 컨테이너'에 넣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획득 개수가 너무 적거나 강한 파츠 획득이 불가능해진다.

    문제는 아군 AI 캐릭터가 고급 파츠를 먹으면 빼앗을 수가 없다는 것. 실제 적 캐릭터가 획득한 경우는 적을 파괴해 파츠를 회수하면 되지만 아군은 방법이 없다.

    물론 다른 유저와 함께 하고 있을 경우는 해당 유저가 파츠를 바닥에 떨어뜨려 다른 아군이 줍도록 유도할 수 있지만 인공지능은 하지 않는다. 그래서 난전 상황에선 대 부분의 파츠를 아군 기체가 먹어 버리는 상황이 생긴다.

    그 외에도 애매한 프레임 저하 현상이 계속 발생하는 것과 대사 넘기는 과정에서 생기는 '인풋렉'은 생각보다 자주 발생해서 일부 선택지에서 렉으로 인한 다른 선택이 벌어지기도 한다.

    뉴 건담 브레이커는 전작들을 재미있게 즐긴 유저들에겐 낯선 물건이 됐다. 아예 시리즈를 모르고 접한다고 해도 이 단점들이 장점이 되진 않을 것 같다.

    물론 패치가 이루어지고 단점이 어느 정도 처리가 될 수 있겠지만 게임성 자체가 그걸로 인해 나아질 기미가 있을지는 모르겠다. 건담 마니아라도 신중하게 구매를 고민하는 편이 좋다.


    베타뉴스 이승희 기자 (cpdlsh@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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