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문재인 정부, 일자리 창출하다 물가 못잡는다


  • 정수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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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8-06-22 07:09:51

    -생산자물가 19개월 연속 올라…5월 2.2%↑
    -석유가격 상승…“체감물가 더욱 악화될 것”

    “하반기로 가면 물가 오름세는 지금보다 높아질 것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최근 말이다.

    문재인 정부가 청년일자리 창출에 전념하는 동안 물가가 치솟았다. 이대로 가면 2011년 고물가 시대가 재현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04.40으로 전월보다 0.2% 상승했다.

    이달초 서울 시흥대로에 위치한 한 주유소 유가.

    5월 생산자물가는 전년 동월대비 2.2% 올랐으며, 이는 전년 12월 2.2% 이후 최고로 파악됐다. 이로써 생산자물가는 2016년 11월 이후 19개월 연속 오르게 됐다.

    이는  2014년 10월(104.45) 이후 3년 7개월만에 가장 높은 것으로, 국제 유가가 상승한 탓이다. 국내 산업의 80%가 석유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나라 유가에 4주의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치는 두바이유는 2월 14일 배럴당 59.40달러로 올해 최저를 기록했다. 이후 두바이유는 3개월 연속 쉬지 않고 올라 지난달 22일에는 77.28달러로 최저 가격보다 30% 급등했다. 이달 20일에는 올해 최저 가격보다 22% 이상 오른  72.65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유가 책정에 2주간의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치는 싱가포르 현물시장 가격도 마찬가지이다.

    싱가포르에서 배럴당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2월 14일 각각 70.10달러로 72.92달러로 올해 최저를 보였다. 그러다 이달 20일 싱가포르 휘발유와 경유가격은 각각 79.55달러와 86,45달러로 올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이날 가격은 최저대비 각각 9%, 18.6% 급등한 수준이다.

    산업용으로 주로 사용되는 경유 가격이 더 상승할 여지가 있어 국내 소비자 물가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유가 상승분은 고스란히 제품과 서비스 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하반기로 갈수록 물가 오름세가 가파를 전망이다. 성남 현대시장.

    이로 인해 국내 주유소 석유제품 가격고 3월 중순부터 5월 중순까지 꾸준히 올랐다. 이후 소폭 등락을 거듭했지만, 이달 중순에는 올들어 사상 최고를 보였다.

    실제 유가 상승은 공산품 가격 상승세로 이어지며 생산자물가 상승을 견인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같은 기간 공산품 생산자물가는 0.4% 올랐으며, 이를 세부적으로 보면 나프타(11.7%), 경유(5.9%), 휘발유(6.7%) 등 석탄과 석유제품의 물가 상승률이 5.3%로 집계됐다. 석탄과 석유제품 상승률은 지난해 1월 8.8% 이후 가장 높았다.

    다만, 이 기간 농림수산품 물가는 0.9% 감소했다. 본격적인 출하기를 맞으며 공급량이 늘어나서인데, 농산물 가격은 4.1%를 기록했다. 전력, 가스와 수도와 서비스 물가는 각각 0.3%, 0.1% 뛰었다.

    이를 감안할 경우 소비지가 피부로 느끼는 체감 물가 상승은 더 상승할 전망이다. 통상 생산자물가는 2∼3개월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도 반영된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2011년 가파른 물가 상승을 고려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처럼 소비자 물가 산정시 석유제품 가격을 지수 산정에서 제외했다”면서 “앞으로 유가가 더 오를 전망이라, 체감물가도 더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국내 경기가 고용없는 저성장 기조가 굳어지자 물가안정보다는 청년 실업 해소에 경제 정책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올해 정부는 전년보다 12.4%(2조1000억원) 늘린 19조2000억원을 일자리 예산을 투입하고, 각 부처별로 최대 수천억원의 일자리 추가경정예산도 확보했다.


    베타뉴스 정수남 (perec@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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