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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기업 산업용재 유통시장 진출 시도 반발 이유 들어보니...


  • 이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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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8-03-16 22:52:47

    유진기업, 제2의 하이마트 신화 꿈꾸나?

    레미콘 업체 유진그룹(이하 유진)이 2012년 하이마트 매각으로 전자제품 유통 사업에서 손을 뗀 후 최근 건자재 유통사업 특히 공구 철물 등 산업용재 시장 진출을 꾀하면서 소상공인들과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다.

    일각에선 유진이 산업용재 시장을 흡수하는 등 제2의 하이마트를 꿈꾸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이와 관련 (사)한국산업용재협회(회장 장호성)가 꾸린 대기업 산업용재/건자재 진출 저지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송치영 프로툴 대표)와 소상공인연합회(회장 최승재) 등 소상공인 단체는 대규모 시위는 물론 청와대와 국회 앞 릴레이 1인 피켓 시위, 기자회견 등을 통해 유진의 산업용재 시장 진출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 유진기업의 소상공인 생존권 침탈에 항의하는 시위 © 인터넷언론인연대


    유진과 소상공인 간 갈등이 불거지자 중소벤처기업부는 올 초 유진에 사업중지 권고안을 내린 후 사업조정심의회를 통한 사업조정 등으로 갈등 해갈에 노력 중이다.

    그렇다면, 이들 소상공인 단체가 유진의 산업용재 시장 진출을 강하게 반대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터넷 매체 월드스타는 14일 (사)한국산업용재협회와 소상공인연합회 두 단체의 입장을  들어 본 후 기사화 했다.

    ◇  유진기업, 1,000평 규모로 5년 내 100개 산업용재마트 출점 계획

    - 정부는 조정 절차를 거치고 있고 유진 또한 정부 조정 결과에 따를 뿐 아니라 소상공인들과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대한 (사)한국산업용재협회와 소상공인엽합회의 입장을 말해 달라.

    (한국산업용재협회) "저희 역시 정부 결정에 따르겠다는 데에는 이견은 없다. 다만 유진이 계속해서 말을 바꾸기 때문에 불신하는 것이다. 유진은 5년 이내 100개를 출점하고 이 가운데 20개는 직영점으로 80개는 프랜차이즈로 형태로 출점한다고 밝힌바 있다. 프랜차이즈 형태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은 유진의 담당인 이병우 상무가 저희 협회 사무실에 와서 협회 임원 20여 명이 함께한 자리에서 직접 얘기한 것이다. 자기네들은 8년 가까이 준비했다고 했다. 우리가 강력하게 투쟁을 하니까 유진은 계속해서 전략을 바꾸고 있다. 심지어 (여론이 안 좋아지자) 자신들의 상호를 내던지고 '이에이치시'로 변경하기도 했다."

    (소상공인연합회) "유진에서 중소벤처기업부의 입장에 따라 품목을 정한다는 것은 사실 그동안 유진이 보여준 행태로 비추어볼 때 소상공인들과의 협상을 위한 거짓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품목 조정 또한 유진은 최초 이 사업에 진출할 때 산업용재 공구업계를 한 번에 초토화 시키고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기 때문에 신뢰성이 없다고 생각한다."

    - 그렇다면 유진이 산업용재 시장 진출을 포기하지 않고 다만 소나기를 피하기 위한 임시적인 입장이라고 생각하는가?

    (한국산업용재협회) "그렇다. 이병우 상무는 유경선 회장이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다고 했다고 한다. 저희는 절대로 유진의 시장 침탈을 용인할 수 없다. 유진 같은 곳이 들어오게 되면 집단상가에서 판매하는 곳은 수년 내 문을 닫게 될 것이다."

    ▲ 청와대 앞에서 열린 유진기업 규탄 집회 © 인터넷언론인연대



    - 왜 문을 닫아야만 한다고 말을 하는 것인가?

    (한국산업용재협회) "산업용재 시장은 현재도 힘들다. 5인 미만 사업장이 대부분이다. 적게는 한두 명이고 심지어 직원이 없는데도 있다. 판매 유통 자체가 이익도 별로 없고 온라인 마켓이 늘어가면서 가면 갈수록 힘들다. 유진은 시장에 진출한 후 선진 기법이라고 하겠지만 단가 후려치기 등 굉장히 많은 마케팅 방법을 사용하게 될 것이다. 저희들이 그 같은 경쟁력을 이기기는 어렵다."

    - 대기업이 진출하면 죽는다는 논리는 어떤 이유 때문인가. 예를 들어 자영업자의 경우 영업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식구가 함께할 수도 있는 등 경제 상황에 맞추어 능동적이고 유기적으로 대응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무조건 대기업이 이 시장에 들어오면 모두 죽는다는 것은 너무 엄살은 아닌가?

    (한국산업용재협회) "그렇지 않다. 대기업이 들어오면 쑥대밭이 된다. 예를 들면 대기업이 하고 있는 편의점을 보면 현재 39,000개에 이른다. 옛날 일반 구멍가게 완전하게 사라졌다. 하이마트가 들어서면서 탤레비전 등 가전제품을 파는 동네 전파상은 전혀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유진은 규제를 피하기 위해 1,000평 이내 규모로 중형 매장을 만든다고 한다. 유진의 1호점인 금천점은 785평의 건평에 직원은 22명이라고 한다. 785평이면 시흥상가 120개~130개 매장 규모다. 그러면 한 집에 3명이라고 치면 390명의 고용이 유지되고 있는데 유진과 같은 매장 한 개는 22명의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하지만 그와 반해 390명이 일자리를 잃는 것이다. 유진의 100개 매장이 전국적으로 들어선다면 단순하게 계산해서 2,200명을 고용 하지만 그와 비례해 저희 같은 경우는 39,000명이 일자리를 잃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산업용재 60~100만 가지에 이른다고 한다. 유진은 그 가운데에 22,000개를 가지고 시작을 한다고 한다. 저희 협회는 5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고 전국적으로 지회가 잘되어 있다. 많은 노하우를 가지고 있고 많은 제품 구색 또한 갖추고 있다. 그렇다면 그 사람들이 들어오기 전에 저희가 경쟁력을 갖추도록 시간을 달라는 것이다. 저희가 가만히 앉아서 시간만을 달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내부적으로 계몽운동을 해서 주차문제 가격경쟁력 디스플레이 등을 개선해서 손님들이 찾아올 수 있게 하는 상가나 매장을 만들 수 있도록 협회가 앞장서겠다.

    시흥상가의 경우 1,700개 사업자와 4,800개의 점포. 그리고 1만 명이 일하고 있다. 점포 하나에 2억이라고 치면 9,600억이고 1,700여 사업자가 3억 원의 재고를 가지고 있다면 그것만 해도 5,100억 원에 이른다. 즉 1조 5천억이라는 큰 금액이 들어가는데 아무리 대기업이라고 해도 쉽게 이 업종에 들어올 수 있겠느냐? 또 그 어떤 대기업이라고 해도 저희가 가지고 있는 50년의 노하우를 이길 수 있겠는가? 다만 저희는 조금 더 세련되지 못하고 교육이 조금 덜되어 있을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만 주어진다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소상공인연합회)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다 보니 일부는 낙후되어 있을 수도 있고 또 일부는 좋은 시스템으로 장사하는 분들도 계신다. 각각의 사례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것을 단순하게 낙후되었다고 치부하기에는 어렵고 다만 품목을 취급하고 가격 형성을 하기 때문에 공동물류라든지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그렇지만 소상인들 스스로 자본을 내서 하기에는 어렵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서 정부의 정책과 지원이 필요하다. 산업용재협회나 소상공인연합회 차원에서 공동물류나 공동판매 시스템을 갖추고자 지금 상당히 연구 노력을 하고 있다. 협동조합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는 부분도 있다. 이번에 금천에 시흥협동조합 같은 경우에는 공동물류에 대한 방안을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 구로에 있는 시흥산업용재유통센터 © 인터넷언론인연대



    - 유진 진출을 결사적으로 막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한국산업용재협회) "유진은 더 안 된다는 것은 그 기업이 비도덕적이기 때문에 특히 그렇다. 저희 입장에서는 페어플레이를 해도 힘든 상황인데 트릭까지 동원하면 더욱더 힘들 것이다. 예를 들면 미국의 HOMEDEPOT 매장 하나에 1만평에서 2만평이 된다고 한다. 그런 곳에서 50만에서 60만 가지를 갖췄다고 한다. 한국 상권에서는 그런 시장을 갖출 수 없다. 실제 판매가 돌아가는 것은 2만개 밖에 안된다. 유진은 회전이 빠른 이 2만여 개의 품목만 팔겠다는 것이다. 2만 가지만 가격을 좋게 해서 산업용재 시장의 손님을 뺏어 가면서 손쉽게 장사를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2만 가지만 가지고는 모든 산업이 돌아갈 수 없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가장 많이 판매되는 부분에서 매출이 타격을 받게 된다면 결국 나머지도 고사될 수밖에 없다. 자기네가 전부 감당도 못하고 맛있는 음식 몇 개만 빼먹겠다는 것이다."

    (소상공인연합회) "자본주의 시장에서 어떻든 간에 소상공인 업종에 들어오는 것을 무조건 반대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이것이 궁극적으로는 소비자들에게 크나큰 피해를 준다는 것은 역사적으로도 사례 적으로도 알 수 있다. 무엇보다도 몇십 년 동안 일구어온 소상공인들의 삶의 터전을 단순히 자본의 논리로 들어온다는 것은 사실은 설명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또 일자리 창출도 되지 않을뿐더러 작은 가게들이 지역경제에서 여러 가지 활성화시키는 부분에 있어서 한 번에 궤멸시키는 부분 이것은 정말로 바람직하지 않다. 단순하게 대기업의 자본주의 논리만으로도 소비자의 편익성을 추구한다는 것은 거짓이라는 것이 사례로 많이 밝혀지고 있다."

    - 유진의 산업용재마트 1호점인 '에이스 홈센터 금천점' 출점을 결사적으로 막으려는 이유는?

    (한국산업용재협회) "학습효과이다. 1989년 올림픽 선수촌내 아파트에 처음으로 편의점이 생겼을 때 누가 신경을 썼느냐? 하지만 지금은 편의점이 무려 39,000개에 달한다. 저희가 금천 1호점을 주시하는 이유는 현재 유진은 2호점을 낼 생각이 없다고 하는데 분명히 100개를 계획한 것이기 때문에 끝내 강행할 것으로 판단한다.  

    제2, 제3의 유진이 생기면 편의점 39,000개 생기듯이 대기업이 참여하는 산업용재 마트가 1,000개 2,000개 생기면 현재 우리 업계에서 생계를 유지하는 게 가족까지 치면 200만 명이다. 그렇기 때문에 금천 1호점에 초점을 맞추고 극구 반대를 하는 것이다.

    마트가 생기면서 골목상권이 완전히 죽었다. 95%는 5인 미만이고 또 그중의 90%는 3인 미만이다. 혼자 하거나 직원 없이 부부가 한다. 온라인 비즈니스 시장이 커지면서 오프라인 자체가 죽었다. 동네 철물점도 포함된다. 직격탄이 될 것이다. 유진은 순수하게 DIY만 가지고 있으면 수익이 안 날 것이다. 핑계 삼아서 하는 표현일 뿐이다. 주택용 DIY 시장 제품의 비중은 높지 않다. 불과 5% 정도 범위에서 놓아두고 사실은 우리가 취급하는 다른 품목을 취급하면서도 표현만 그렇게 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

    ◆ '소상공인 생계인 적합업종' 지정을 위한 특별법 제정되어야

    - 협회에서는 유진이 1호점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지만 유진은 중단되어 있다고 해명했다. 멈춰 있다는 취지로 해석되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한국산업용재협회) "금천점은 이미 준공은 물론 사용허가 승인도 났다. 물건은 거의 들어가 있는 상태다. 중단이라기보다는 사업개시 일시정지 권고가 내려지니까 그렇게 표현한 것 같다. 금천점에 물품을 실은 차량이 계속해서 들어가고 있는 것을 1인 시위 과정에서 목격하고 사진으로 채증도 했다. 유진은 자신들 프로그램에 따라 계속해서 진행하고 있는 것이고 중단할 의사는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


    베타뉴스 이직 기자 (leejik@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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