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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음식물쓰레기 감량기 사업에 대해 해명해야


  • 이 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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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08-24 01:57:28

    용산구청에서 수행한 음식물쓰레기 대형 감량기 사업이 친인척 비리 의혹으로 발전하고 있다.

    음식물쓰레기 대형 감량기 사업이란 아파트나 주상복합 등 공동주택에 음식물쓰레기 대형 감량기를 설치해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는 사업이다. 음식물쓰레기 대형 감량기 1대가 150세대 정도의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용산구는 관내 아파트들에 음식물쓰레기 대형 감량기를 보급하고 있다.

    대당 3천만원이 넘는 음식물쓰레기 대형감량기를 구청이 아파트에 무상으로 설치해 주고, 아파트측은 사용료와 전기료만 부담하면 되는 사업이다.

    음식물쓰레기를 이 감량기에 집어 넣으면 말려지고 가루가 되어 나오게 되어 음식물쓰레기 량이 80% 이상 줄어들게 된다.

    이 사업은 2012년 경 해양투기가 금지 되면서 기초단체별로 자율적으로 음식물쓰레기 폐기물 줄이기 노력이 진행 되면서 나오게 된 사업이다. 기초자치단체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음식물쓰레기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일부 지자체들이 대형 감량기를 도입하는 형태를 선택하고 있다.

     문제는 이 사업이 장기간 진행되는 사업으로 황금알을 낳는 사업이라는 인식이 들면서 이 사업을 따 내기 위해 비정상적인 방법들이 동원된다는데 있다.

    용산구청이 진행한 입찰이 특히 그랬다.

    용산구청 © 베타뉴스

    성장현 용산구청장의 외사촌형 조모씨는 용산구청이 음식물쓰레기 대형감량기 시범 사업을 시작하기 2달 전에 갑자기 제이크린피아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그런 후 바로 용산구청과 협의해 시범사업을 실시했다. 용산구청은 2차례 시범 사업을 실시했는데, 두 차례 모두 제이크린피아와만 시범사업을 했다.

    다른 구청에서는 여러 업체의 여러 제품을 가지고 시범사업을 해 보면서 어떤 방식이 가장 좋은지 비교 평가해 볼 수 있도록 하는데 반해 용산구청은 유독 제이크린피아와만 시범사업을 실시했다.

    두 차례 시범사업을 실시한 용산구청은 제이크린피아가 공급계약을 맺고 있던 가이아 제품이 가장 적합하다는 자체 결론을 내리고, 입찰의 모든 조건을 가이아 제품에 맞춰 입찰을 진행했다.

    가이아 제품만 쓰고 있는 '나선형 구조'를 입찰의 필수 조건으로 내세웠고, 가이아만 쓰고 있는 '봉투체 투입' 방식이라야 한다며 조건을 강제했다.

    두 조건 모두 가이아 제품만 가지고 있는 방식이다. 거기다가 다른 구청에서는 허용하지 않는 '대리점도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입찰 조항을 넣었다. 모두 성장현 용산구청장의 외사촌형 조모씨 회사인 '제이크린피아'가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조건을 맞춰준 의혹이 있다.

    이런 식으로 대리점인 제이크린피아와 제조사인 '가이아'에 최적화한 입찰 조건을 내걸고 입찰을 진행했다. 가이아의 대리점인 제이크린피아만 선정 될 수 있는 기가막힌 조건의 입찰이었다.

    이런 용산구청의 수상한 입찰의 결과는 당연히 제이크린피아의 낙찰로 귀결 되었다. 모든 상황이 제이크린피아가 낙찰될 수 밖에 없도록 짜맞춰져 있었다고 의심되고 있다.

    이렇게 하여 수십억에 이르는 용산구의 모든 음식물쓰레기 대형감량기는 가이아의 대리점 제이크린피아가 독점 공급하게 되었다.

    사실상 입찰이 뜨자마자 끝난 입찰이었다. 누구도 제이크린피아를 이길 수 없도록 제이크린피아에 입찰 조건을 최적화해 놓은 것이다.


    용산구청의 담당자는 "법적으로 문제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렇다.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입찰은 짜고친 고스톱이라는 의혹을 떨칠 수 없게 만들고 있다.

    수상한 점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또 조모씨는 성장현 용산구청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졌다. 조모씨는 어린 시절 성장현 구청장과 앞집 뒷집 사이로 살면서 가장 친하게 지낸 인물로 알려져 있고, 용산구청에 살다시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많은 수상한 점들이 드러났고, 이에 대해 기사화 되었으나, 두달이 되도록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이 건에 대해 아무런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

    본인 스스로 떴떳하다면 용산구민 앞에 나서서 이런 의혹에 대해 스스로 해명해야 한다. 침묵만 지키며 이번 사건이 자연스럽게 잊혀지기만을 바라고 있다면 이것은 더 큰 문제다. 이런 성장현 용산구청장의 침묵이 더욱 의심의 강도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의혹에 대해 당당히 나서서 설명하지 못하는 것은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 만약 성장현 용산구청장의 지시에 의해 이런 일이 수행 되었다면 이는 큰 문제다. 해명이 늦어질수록 결국 성장현 구청장의 목을 조르는 사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본인 스스로는 빨리 잊혀졌으면 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미 이번 입찰에 많은 문제점이 있음을 많은 구민들이 알게 되었고, 여기에 구청장은 뒤에 숨어 있으면서 해명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결국 구청장 자신에게 칼이 되어 돌아 올 가능성이 높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음식물쓰레기 대형감량기 사업에 드리워진 친인척 비리 의혹에 대해 지금이라도 용산 구민 앞에 나서서 진솔하게 소명해야 한다.


    베타뉴스 이 직 기자 (leejik@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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