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후지쯔 마저 철수....'위기'의 일본 휴대전화 제조 업체


  • 박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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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08-23 18:10:43

    일본 후지쯔가 자국 내 휴대전화 시장 철수를 선언하면서 글로벌 시장뿐 아니라 일본 시장에서도 일본 휴대전화 제조 업체들의 입지가 한층 좁아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00년대 초반 일본산 휴대전화는 '갈라K'라 불리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이후 스마트폰이란 흐름에 편승하지 못하면서 쇄락을 자초했다는 분석이다.

    일본 경제매체 산케이비즈의 23일 보도에 따르면 일본 휴대전화 제조업체는 갈라K 전성기에는 10여 개 업체가 있었지만, 2008년 이후 미쓰비시, 도시바, NEC, 파나소닉 등이 잇따라 시장에서 손을 뗐다.

    이후 현재 후지쯔를 포함해 소니, 샤프, 교세라 등 4개 업체가 남아 있으며 후지쯔가 사업을 매각하면 휴대전화 제조업체는 3개사로 줄어들 게 된다.

    '갈라 K'가 유행하던 당시 일본 업체들은 인터넷 접속 서비스나 전자 지갑 등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등 월등한 기술력으로 자국 내 모바일 시장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했다.

    하지만 현재는 일본산 휴대전화는 해외에서 팔리지 않을 뿐 아니라 국내 시장에서도 외면받고 있다.

    조사기관 MM 종합연구소에 따르면 이들 4개사의 지난해 자국 내 판매 대수는 1500만 대 미만으로, 애플 1개사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쇄락의 배경에는 스마트폰의 등장이다. 스마트폰 시대는 애플이 지난 2007년 아이폰을 발매하면서 단숨에 시작됐다.

    일본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스마트폰을 출시한 건 2011 년 이후로, MM 종합연구소의 시노자키 타다유키 애널리스트는 이에 대해 "통신사에 의존한 비즈니스 모델이었다"며 시장의 트렌드에 완전히 놓쳤다고 지적했다.

    당시 각 업체들은 NTT 도코모 등 주요 통신사와 함께 단말기를 개발하고 기술 규격에서 판매까지 의존했다. 특히 도코모가 독자적인 인터넷 연결 서비스 'i 모드'를 고집해 스마트폰 개발에 적극 나서지 못하면서 리스크를 자초했다는 분석이다.

    그 결과, 글로벌 시장에서 연간 2~3억 대를 판매하고 있는 애플, 삼성전자와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NEC, 후지쯔 등 통신 시스템 제조 업체는 모바일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게 된다.

    산케이비즈는 이를 두고 삼성전자가 '갤럭시' 시리즈를 개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 함께 2강 자리를 확립한 것과는 대조적이라고 강조했다.

    매체는 남아 있는 일본 업체 가운데 소니가 고화질 카메라를 탑재한 하이엔드 단말기를 출시하는 등 독자적인 전략을 취하고 있지만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선도 업체들에 비해 존재감이 없고 생존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우려했다.


    앞서 일본 언론들은 전날 후지쯔가 휴대전화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의 매각을 위해 조정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내달 입찰 절차를 시작할 것으로 보이며 현재 매각 대상으로는 투자 펀드인 '폴라리스 캐피털 그룹', 'CVC 캐피탈 파트너스', 중국 업체인 '레노버' '화웨이', 그리고 샤프를 산하에 두고 있는 '홍하이 정밀공업' 등이 거론되고 있다.



    베타뉴스 박은주 (top515@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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