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사라지는 낙수효과…대기업 의존도 탈피하나

  • 김세헌 기자

  • 입력 : 2017-08-01 09:45:50

    [김세헌기자] 수출 증대에 따른 고용 창출력과 부가가치 창출력이 점차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대기업 수출 중심의 경제구조가 내수로 이어지는 '낙수효과'가 현저히 감소하면서 우리나라 경제 체질이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31일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2017년 7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기록인 지난 2014년 수출의 취업유발계수는 7.7명으로 지난 2000년 15.0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취업유발계수는 최종수요 10억원당 직·간접적으로 창출되는 일자리 수를 말한다. 취업유발계수는 한국은행 산업연관표를 통해 집계되며 산업연관표를 작성하는 데 3년 반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2014년이 최근 자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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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계청이 올해 2분기 300인 이상 대기업 취업자가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2만5000명 감소했다고 발표한 지난달 31일 서울 의 한 대학에서 학생들이 우산을 쓰고 걷고 있다. 통계청은 2010년 3분기 8만4000명 줄어든 이후 27개 분기(6년 3분기)만에 가장 큰 폭으로 대기업 취업자 수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수출의 부가가치유발계수도 2000년 0.60에서 2014년 0.55로 감소했다. 부가가치유발계수란 특정산업이 생산한 국산품 1단위에 대한 최종수요가 발생했을 경우 해당 산업 및 다른 산업에서 직·간접적으로 유발된 부가가치의 크기를 의미한다. 

    통상 수출 증가는 생산과 투자 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고용 증가, 다시 소비 증가로 이어진다. 그렇지만 취업유발계수와 부가가치유발계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어 수출에 의해 직·간접적으로 창출되는 부가가치와 고용이 점차 축소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은 최근 양호한 수출 흐름은 설비투자 확대등을 통해 우리 경제의 성장세 회복에 기여하고 있으나, 수출이 내수에 미치는 파급 영향은 과거에 비해 약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우리나라의 수출과 내수간 연계성 약화 원인으로는 해외 현지생산 확대와 수출의 수입의존도 확대 등으로 분석했다.

    한국은행은 "그간 우리 경제의 성장을 견인해 온 수출 대기업의 주력 품목이 장치산업에 속해 있어 수출 증대에 따른 고용 창출력이 점차 약화되고 있는 데다, 2000년대 들어 기업의 해외투자가 활발해지면서 해외 현지생산이 확대된 점을 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글로벌가치사슬 심화 등으로 수출의 수입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수출 대기업의 성장이 국내 중간재 생산업체의 생산과 고용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느슨해진 데 기인한다"고 덧붙였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먼저 반도체 부문은 업황 호전에 힘입어 상당한 투자가 이뤄졌으나 장치산업 특성상 설비 위주로 투자가 진행되면서 고용 증대 효과는 다소 제한적인 상태다.

    자동차 부문은 전기차, 자율주행차등 차세대 자동차 부문에 대한 투자가 본격화되기 전까지는 해외 현지생산 확대가 이어지면서 국내 생산과 고용 여력을 제약할 수 있다.

    선박 부문에서는 그간 조선업 장기불황으로 생산 감소 추세가 지속되고 있는 반면 생산능력 조정은 충분하지 않아 가동률이 상당폭 저하돼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오는 2019년 이후에나 생산과 고용의 추세적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한은은 진단했다.

    한은은 "수출이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뒷받침 할수 있도록 수출에서 내수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며 "향후 이 같은 노력이나 수출 여건 변화 등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한은은 향후 수출 증가세가 다소 약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향후 수출은 당분간 양호한 실적을 이어가겠지만 증가세는 다소 약화될 것"이라며 "반도체, 자동차, 선박 등의 품목별 차별화 현상도 당분간 지속될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 부문은 수출 증가율이 다소 둔화되겠지만 내년까지 호조국면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자동차는 미국 및 중국시장 부진의 여파로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자동차 수출은 신흥시장국에서의 선전에도불구하고 미국과 중국에서의 점유율이 하락하면서 부진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이후 대미 수출 둔화는 현지생산 증가에, 대중 수출 부진은 국내 부품업체의 중국 이전과 중국 현지 완성차 판매 둔화 때문이다.

    한은은 "향후 자동차 수출은 브라질, 중남미 등 신흥시장국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다소 회복되겠지만 미국 및 중국 시장에서의 빠른 개선이 쉽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제한적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선박의 경우 해양플랜트 인도일정에 따라 높은 변동성을 보이는 가운데 2019년 이후 글로벌 업황 개선 및 최근 수주증가의 영향이 점차 가시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품목별 리스크 요인도 분석했다.

    반도체는 중국 업체들의 메모리 반도체 시장 진입 등 업체간 경쟁 심화를 꼽았다. 중국 기업들이 저가형 제품을 시작으로 자국내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높여갈 경우 우리나라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높은 비중을 고려할 때 수출 감소로 직결될 소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 선·후발업체간 기술격차가 줄어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자동차 부문에서는 우선 사드 관련 중국내 반한감정 악화와 미국의 보호무역기조 강화가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은 관계자는 "중국내 현지 완성차의 판매가 부진을 지속할 경우 자동차 부품 수출이 위축될 소지가 있다"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으로 우리나라 업체의 해외 현지생산이 늘어날 경우 대미 자동차 수출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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