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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방미 경제인단 "경제외교 주도"…재계 '투자 보폭' 촉각


  • 김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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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7-09-24 01:50:07

    [김세헌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첫 방미기간(6월 28일~7월 2일)에 재계는 문 대통령의 미국 순방길에 동행해 경제 분야를 중심으로 민간 외교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전망이다.

    지난 2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이후 보호무역 강화 기조 속에 이뤄지는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국내 주요기업 총수와 경영진들은 미국의 통상압박을 완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 LG 등 주요 그룹은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그동안 추진하고 있는 현지 투자 등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삼성그룹에서는 DS(부품) 부문 대표이면서 이사회 의장으로 대외적으로 삼성전자를 대표하고 있는 권오현 부회장이 이번 방미 경제인단에 참여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 재판중인 상황에서 실질적 그룹 총수 역할을 하는 점 등을 감안해 권 부회장이 대신 문 대통령 방미에 동행하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 기간 동안 미국 가전공장 설립 계획을 구체적으로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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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로서는 삼성전자의 미국 내 새 가전 공장이 들어설 지역으로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 뉴베리(Newberry)가 유력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 내 일자리 창출을 위해 해외 기업들의 생산설비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자 미국에 가전공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미국 현지 공격 투자에 대해 보호무역 추세에 적극 대응해 현지 생활가전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는 행보로 보고 있다.

    정의선 부회장이 참석하는 현대차그룹은 미국에 대한 얼마 만큼의 추가 투자 계획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초 2021년까지 5년간 미국에 31억달러 규모 투자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는 지난 5년간 미국에 투자한 금액 대비 50% 증가한 액수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산업 보호에 나선 대표적 업종으로 자동차 분야를 꼽은 만큼 이에 대응한 수준의 투자 계획이 나올 것이란 업계의 관측이다.

    당초 현대차그룹은 현대·기아차의 자율주행과 친환경자동차 등 미래자동차 신기술에 31억달러 중 30~40%를 투자할 계획이며, 나머지는 생산시설 및 신차종 투입에 투자할 계획이었다.

    LG그룹에서는 구본준 부회장이 그룹을 대표해 문 대통령의 방미에 동행한다.

    구 부회장은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상사 등 주력 계열사 대표직을 맡으며 다양한 경험을 쌓은 바 있다. 지난 3월까지는 LG전자 이사회 의장을 역임한 만큼 이번 방미 경제인단에서 LG를 대표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이다.

    특히 LG전자에 있어 미국은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전략적인 투자 계획이 나올 가능성에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북미 시장은 스마트폰 전체 매출에서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고, 가전의 경우 2014년 25%에서 지난해 30% 수준으로 비중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LG는 미국 테네시주 북부의 클락스빌에 내년 상반기까지 2억5000만 달러(약 2804억원)를 투자해 연간 100만대의 세탁기를 만들 수 있는 공장을 짓는다. 아울러 2019년까지 3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뉴저지주 잉글우드 클리프 신사옥을 짓고 있는 중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역시 문 대통령과 함께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SK E&S가 올 1월 미국산 셰일가스를 국내에 최초로 도입했고, SK이노베이션은 2014년부터 국내 최초의 미국 내 석유생산 광구를 운영해온 점은 감안하면, SK그룹은 미국과 에너지 사업에서 협력을 확대할 행보를 보일 전망이다.

    이 외에도 허창수 GS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도 이번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순방에 동행하며 민간 외교에 앞장 설 것으로 보인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경우 미국과 에너지, 자원개발 사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어 이번 방미 기간동안 미국 기업들과의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GS칼텍스는 미국 석유업체 쉐브론 자회사인 칼텍스와 GS에너지간 합작회사로 허 회장은 에너지 분야와 관련해 셰일가스와 원유 구매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 투자 계획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수 있다. 이번 방미 기간 동안 허 회장은 한국가스공사와 함께 세일가스 수입 확대 방안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는 한편 미국에 대한 사업 투자 계획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허 회장이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자격으로 방미 경제사절단에 포함됐다는 점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새 정부가 전경련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먼저 손을 내밀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이번 방미 기간동안 허 회장과 문 대통령이 향후 정부에서 추진하려는 일자리 창출 정책 등과 관련해 소통의 물꼬를 틀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한미재계회의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문 대통령의 이번 방미 기간 동안 활발한 민간 외교 세일즈 활동을 벌일 전망이다.

    조 회장이 그동안 한미 양국간 협력 필요성과 중요성을 강조해온 만큼 이번 방미기간동안 미국 관계자들과의 양국 간 직접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진그룹은 23일(현지시각) 미국 LA에 73층 특급호텔 '월셔 그랜드 호텔' 개장식을 개최하는 등 미국내 투자가 활발한 상황이다.

    대한항공이 델타항공과 태평양 노선 조인트 벤처 운영하기로 한 논의도 이번 조 회장의 방미 기간 동안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 등도 이번 방미를 통해 미국 투자계획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원 회장은 두산 연료전지사업부문은 올해 미국에서 전기를 판매하는 신사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연료전지로 전기를 생산해서 주정부 등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지만 아직 큰 이득은 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상의 회장 자격으로 포함된 박용만 회장은 미 경제단체와의 교류협력 방안을 적극 추진하는 한편 두산밥캣에 대한 북미시장 사업 확장 방안 등을 현지 관계자들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미국 기업들과의 다른 분야에 대한 투자 가능성 등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승연 회장을 대신해 한화그룹을 대표해 참석하는 신현우 한화테크윈 대표이사는 미국 항공기엔진 제조업체 제너럴 일렉트릭(GE), 프랫 앤드 휘트니(PW) 등과 협력 강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방미 기간 동안 레이시온, 록히드마틴 등을 만나 기술도입 생산 등 사업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가능성도 높다.

    재계 관계자는 "방미 경제인단은 문 대통령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특히 미국 기업인들과 교류하며 현지 투자·사업 기회를 타진하는 등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경제외교의 중요한 축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베타뉴스 김세헌 (betterman8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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