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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프렌즈런’ 김훈일 디렉터-금정민 대표 “노림수는 장기흥행”


  • 서삼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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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6-06-15 13:36:57

    러닝게임이 모바일게임에서 자취를 감췄다. 가볍게 즐기는 게임에서 시간을 투자하는 게임으로 인식이 변화한 것이 이유였다. 여기에 수많은 러닝게임으로 이용자들이 지친 이유가 더해졌다. 최근 시장은 러닝게임과 같은 캐주얼게임의 빈자리를 RPG와 같은 하드코어 장르로 메웠다.

    이런 상황에서 ‘프렌즈런 for kakao(이하 프렌즈런)’을 론칭한 넥스트플로어의 도전은 일견 무모해 보였다. 비주류 장르로 화제성이 떨어진데다, 이용자들도 러닝게임의 익숙해 질대로 익숙해 진 시장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뚜껑이 열린 ‘프렌즈런’은 구글 플레이 스토어를 비롯한 주요 마켓 매출 상위권에 자리 잡으며 성과를 냈다.

    출시 초반 성적은 저조했다. 하지만 러닝게임을 기억하는 이용자들과 새로운 게임방식, 거기에 카카오의 마스코트 ‘카카오 프렌즈’가 가진 캐릭터 성은 이용자들이 스마트폰의 한 구석을 양보할 정도의 재미를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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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노에이지 금정민 대표(왼쪽), 넥스트플로어 김훈일 디렉터 

    넥스트플로어와 이노에이지가 공동으로 제작한 ‘프렌즈런’은 프로도, 네오, 어피치 등 유명 캐릭터가 된 ‘카카오 프렌즈’들을 등장시켜 이목을 끌었다.

    게임성도 독특하다. 기존 러닝게임이 한 캐릭터만 사용하는 방식에서 탈피, 3종의 캐릭터를 선택해 맵의 특성에 따라 플레이 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전략요소를 투입했다. 이 결과 기존 러닝게임과는 다른 ‘프렌즈런’만의 재미가 탄생했다.

    “시작은 좋았다고 봅니다. ‘카카오 프렌즈’가 가진 지적재산권(IP)의 힘이 큰 도움이 됐어요. 이런 장점이 성과에 반영됐습니다. 성과와는 별개로 개발사 입장에서는 득과 실이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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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렌즈런은 지난달 15일 출시돼 구글 매출순위 10위권을 유지 중이다

    넥스트플로어 사옥에서 만난 이노에이지 금정민 대표는 지난 한 달간의 성적표에 합격점을 줬다. 서비스 초기 불안한 출발을 뚫고 어느덧 쟁쟁한 RPG 작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자식이 귀엽지 않을 리 없다.

    여기에 한 가지 이유가 더 추가됐다. 스타트업으로서 거두기 힘든 소중한 방대한 자료를 수집할 수 있었다. 이는 분면 ‘프렌즈런’의 서비스와 업데이트 콘텐츠는 물론, 다른 작품을 개발하는데 참고자료로서 중히 사용될 것이 분명하다.

    아쉬운 점은 명확하다. 더 보여줄게 있지만 시간이 걸린다는 이유다. 머릿속에 펼쳐진 세상을 보여주기에 1년이란 개발기간은 부족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성과 덕에 앞으로 보여줄 것이 더 많이 남았다는 부정적 사고는 긍정적으로 변했다.

    “사실 더 많은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도록 기획했는데 반영되지 못한 부분이 많습니다. 앞으로의 업데이트는 이를 추가하는 작업이 되지 않을까요.”

    아쉬운 가슴을 쓸어 담으며 금 대표는 답했다. 호평 받은 캐릭터의 코스튬은 물론, 색다른 방식으로 달려야하는 맵까지 풍부한 콘텐츠가 라인업에 오른 상태. 이 때문에 이노에이지 직원들과 금 대표는 출시 준비와 마찬가지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여기에 ‘프렌즈런’의 초기기획과 사업을 담당하는 넥스트플로어 김훈일 디렉터가 목표를 추가했다. 지금까지의 서비스가 안정화를 위한 것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장기 흥행을 위해 발판을 다지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이다. 이 계획에는 이용자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것은 물론, 게임에 활기를 넣을 이벤트 등이 포함됐다.

    “‘프렌즈런’은 확장성을 고려해 개발했습니다.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작업이 비교적 쉬워요. 게임의 무대도 블록 방식으로 개발돼 신규맵을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런 특징은 단기적 흥행이 아닌, 오랜 기간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함입니다.”

    김 디렉터는 장기흥행을 위해 준비한 것은 무엇이냔 질문에 답했다. 설계단계부터 시작된 모든 것이었다고. 여기에 RPG가 범람하는 시장에서 잘 만든 러닝게임은 분명한 수요가 있다는 것을 어필했다. ‘프렌즈런’의 론칭 초기 부정적 여론이 콘텐츠와 재미로 뒤엎은 선과가 김 디렉터의 말에 힘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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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김 디렉터와 금 대표의 청사진처럼 업데이트 콘텐츠를 팍팍 내놓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유명 IP를 사용한 만큼, 원작자와의 협업이란 단계가 하나 더 존재하기 때문. 아무리 잘 만든 콘텐츠도 원작자의 동의를 얻지 못하면 선보일 수 없는 것이 IP기반 게임의 약점으로 꼽힌다.

    이에 대해 두 사람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카카오가 더 적극적으로 게임의 완성도를 위한 조언을 주고 있으며, 개발단계에서 이미 신뢰관계를 구축하고 업무 스타일을 확립한 만큼 이제는 만들고 내놓는 문제만이 남았다는 설명이다.

    김 디렉터는 “카카오가 우리는 물론 ‘카카오 프렌즈’ 열성 팬도 인지하지 못한 곳을 지적해줄 만큼 적극적으로 도움을 줬다. 이런 세 회사가 협업한 작업이 있기에 팬들이 만족할 만한 작품이 완성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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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일 추가된 신규 프렌즈 3종

    금 디렉터도 “‘프렌즈런’처럼 아기자기한 작품을 만든 것은 처음이다. 경험이 없는 것은 물론 ‘카카오 프렌즈’는 유명해서 우리 마음대로 만들 수 없어 고민했었다”며 “그런데 카카오가 캐릭터의 성격과 콘셉트를 세세하게 설명해주고 협조해줘 생각보다 빠르고 쉽게 작업했다”고 덧 붙였다.

    두 사람은 끝으로 ‘프렌즈런’의 성공이 이용자들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했다고 공을 돌렸다. 게임을 만드는 입장에서 재미없다는 악평보다 더 한 것이 무관심이란 걸 잘 알고 있는 그들이었다. 진부하지만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을 되풀이 하는 두 사람의 표정은 구김살이 없었다.

    금 대표는 “게임을 만드는 입장에서 그동안의 성원에 감사할 뿐이다. 모든 이용자가 만족할 만한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약속은 못한다. 다만,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은 이용자가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내놓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 디렉터는 “우리 게임을 오래 즐겨주셨으면 한다. 앞으로 몇 년이 지나도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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