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e게임해보니] 바다 위 전투는 10분으론 부족해, ‘월드 오브 워쉽’


  • 서삼광
    • 기사
    • 프린트하기
    • 크게
    • 작게

    입력 : 2015-10-07 11:26:24

    바다는 로망이다. 공상과학의 고전 ‘해저 2만리’는 심해를 탐험하는 가상의 이야기로 인기를 누렸다. 덕분에 가상의 잠수함 ‘노틸러스 호’는 실존하는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도 많다. 또, 바다의 패권을 두고 서구열강이 다투는 시대는 각종 매체를 통해 낭만적으로 그려진다. 바다와 전투에 가지는 동경은 시대를 막론한다.

    이런 바다를 무대로 녹슨 쇠와 바다, 화약냄새가 물씬 풍기는 게임이 등장했다. 전쟁시뮬레이션 게임의 명가 워게이밍이 출시한 ‘월드 오브 워쉽’이다.

    이 게임의 진행방식은 간단하다. 마음에 든 함선을 연구/개발, 건조한 뒤 거친 바다로 뛰어들어 신나게 전투를 벌이면 된다. 이용자는 컴퓨터, 다른 이용자를 상대로 자신이 생각한 전략과 전술을 시험할 수 있다.

    맵에는 제한이 있지만 이용자의 전략과 포탄은 무제한이다. 그만큼 아무 생각 없이 포를 발사하며 시원하게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

    ▲ ©

    ◆배우기 쉽고, 익숙해지기는 어려운

    배우기는 쉽지만 익숙해지기는 어려운 편이다. 대다수의 시뮬레이션 게임이 가지는 특징이다. 이동키는 WASD를 사용해 익숙하다. 반면 이동방식은 일반적인 이용자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다. WA로 엔진의 가동률을 결정하고, AD로 조타한다. 레이싱게임과 유사한 방식이지만 마찰이 적은 바다를 항해하는 것이라 함선은 바라는 대로 움직여 주지 않는다. 이에 익숙해 져야 하는 것이 초보들이 극복해야할 첫번째 벽이다.

    ▲ ©

    ▲왼쪽 하단에는 함선의 엔진 가동률과 포신의 방향 등의 정보가 표시된다

    둘째는 조준이다. 각종 게임에서 상대의 움직임을 예측해 스킬을 맞추는 ‘예측샷’이 필수다. 자동으로 적을 찾아가는 유도미사일은 없다. 많은 게임을 플레이한 뒤 경험과 감을 쌓아야 한다. 다행이도 낮은 등급(티어)의 함선은 느리고 선회속도가 낮아 맞추기 어렵지는 않다. 다만 자신의 실력을 과신하여 이 단계를 가볍게 받아들인 이용자라면 높은 티어의 함선을 제대로 운영하기 어려울 수 있다.

    셋째는 역할에 대한 이해다. ‘월드 오브 워십’에는 전함, 순양함, 구축함, 항공모함 등 4종의 배가 등장한다. 전함은 강한 공격력과 느린 속도가 특징이고, 순양함은 속도와 공격력의 균형이 맞춰진 만능형이다. 구축함은 상대의 위치를 파악하는 눈의 역할을 담당한다. 연막으로 상대를 혼란케 하고, 어뢰로 상대의 배를 단숨에 파괴할 수도 있다.

    ▲ ©

    ▲연구를 통해 다양한 점함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항공모함은 다른 배와는 다소 이질적이다. 포와 어뢰로 상대를 전함을 전복시키는 대신, 각종 비행기로 아군을 지원한다. 상대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위험에 빠진 아군을 뒷받침해야 한다. 이런 특징 덕에 순양함과 구축함으로 바다를 누비던 이용자들은 쉽게 익숙해지지 못한다. 대신 전장을 좌우하는 손맛과 아군의 보호 속에 적군을 유린하는 맛은 최고다.

    이 역할이 머릿속에 맴돌아도 다양한 지형에서 펼쳐지는 전투에서 녹이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승리에 대한 욕구가 자꾸 함선을 최고속도로 전진하게 만들고, 쉽사리 상대의 포격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 ©

    ▲전함의 거대함과 웅장함을 느낄 수 있다

    ◆몰입도 높이는 현실적인 그래픽과 효과음

    상대를 찾아내고 포를 맞추는데 익숙해지면 아름다운 환경이 그제야 눈에 들어온다. 또, 포를 발사할 때의 굉음과 부관의 목소리로 브리핑되는 전황은 몰입도를 높인다. 워게이밍의 작품들은 느린 템포로 몰입도와 긴장감을 높이는데 특화돼 있는데 ‘월드 오브 워쉽’ 역시 마찬가지인 느낌이다.

    배를 조정하고 포를 맞추고 주변을 구경할 정도로 여유가 생길 무렵, 다른 이용자와 대결하는 PVP모드에 과감히 도전했고, 참패했다. 이용자들의 실력은 높았고, AI전에서 갈고닦은 조정실력과 전략은 하룻강아지에 불과했다. 각종 전함을 조정하는데 익숙해졌다고 자부했지만, 다른 이용자들과 보조를 맞추기에는 역부족이었다.

    ▲ ©

    ▲상황에 따라 어뢰를 피할 수 있으며, 회피기동에 성공하면 대단한 쾌감이 뒤따른다

    더 많은 공훈을 올리기 위해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전략전술을 찾아봤다. 이기고 싶은 욕구가 귀찮음보다 강했다. 공식 홈페이지도 참고했다. ‘월드 오브 워쉽’ 공식 사이트에는 ‘부적절한 조언’과 ‘개발자 일지’ 등을 통해 급박한 전투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설명해준다. 게임방법과 전략이 다소 어려울 수 있는 만큼, 이를 풀어내주려는 회사측의 배려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 ©

    ▲각 함선은 추가로 성능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10분이 부족해

    이런 저런 방법으로 게임을 즐기면서 10분은 생각보다 짧은 시간이란 점을 다시금 느끼게 됐다. ‘월드 오브 워쉽’의 한판은 10분을 제한시간으로 하는데 배를 기동하고, 위치를 잡고 포를 쏘는 몇 가지 상황만으로도 제한시간을 넘기기 일수였다.

    이 시간이 지루했냐고 묻는다면 단호하게 아니라고 하고 싶다. 최고의 상황에서 적과 조우하기 위해 항로를 결정하고, 많은 포신과 어뢰를 효과적으로 발사하기 위해 선두 방향을 조정하는 것만으로 지루할 틈이 없어서다. 적을 찾고 어뢰를 쏘는 것에 지쳤다면, 항공모함으로 전황을 조정하면 된다. 한정된 조건은 제약이지만 다양성을 낳는 열쇠기도 하다. 


    베타뉴스 서삼광 (seosk.beta@gmail.com)
    Copyrights ⓒ BetaNews.net





    http://m.betanews.net/621005?rebuild=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