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피씨파이 종결자, 오디오퀘스트 드래곤 플라이 DAC


  • 신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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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3-11-29 10:48:25

    오디오퀘스트는 전문 오디오 케이블 회사다. 1980년 설립해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오디오퀘스트는 하이엔드 오디오 케이블 브랜드로 인지도를 탄탄히 쌓았다. 세계 케이블 시장에 선두 브랜드 중 하나로 자리 잡은 그들이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그들의 처음으로 세상에 없던 스틱형 USB DAC를 선보인 것이다.

     


    ▲ 스틱형 USB 메모리를 보는 듯 하다


    드래곤플라이(Dragonfly), 즉 ‘잠자리’라는 이름의 이 DAC는 그냥 보면 일반 USB 메모리 같다. 별도의 케이블 없이 바로 PC나 노트북 USB 단자에 꽂아 쓴다. 시장에는 다양한 크기의 DAC가 있지만 스틱형 USB DAC는 드래곤플라이가 처음이다. 케이블을 전문으로 만들던 회사가 이런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은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 가죽 케이스가 포함된다

     

    한 손에 쏙 잡히는 작은 크기에 값은 29만9,000원이다. 가격도 DAC 중 저렴한 편이고 휴대성이 뛰어난 드래곤플라이는 그냥 어느 정도 좋은 소리를 내주는 DAC라고 예상하기 쉽다. 그렇지만 그것은 완벽한 오산이다. 내부를 살펴보면 드래곤플라이는 완벽한 하이파이 사운드를 추구했다.

     

    고음질을 위한 완벽한 설계

     

    DAC의 핵심 부품인 컨버전 칩셋은 고가의 CD 플레이어나 블루레이 플레이어에 쓰이는 ‘24bit ESS Sabre’를 써 일반 MP3 파일이나 16bit/44.1kHz 음원은 물론 최근 스튜디오 마스터링 음원이라 불리는 24bit/192kHz 고음질 파일까지 재생한다. 디코딩은 최대 24bit/96kHz까지 가능하다. 출력 단자는 3.5mm 스테레오 단자로 일반 헤드폰이나 이어폰을 바로 꽂아 듣거나, 스테레오-RCA 변환 케이블을 통해 스피커나 앰프에 연결해 쓸 수 있다.

     

     

    비동기식(Asynchronous) USB 오디오 전송 프로토콜을 채택해 음질의 정확도를 높였으며, 특출난 성능의 아날로그 앰프는 가변 출력과 고정 출력 두 가지 모드를 지원한다. 가변 출력 모드는 64 단계 아날로그 볼륨 조절이 가능해 헤드폰 앰프뿐만 아니라 액티브 스피커나 파워앰프에 직결로 사용할 수 있고, 고정 출력 모드는 프리앰프나 AV 리시버 연결이 가능하다.

     

    드래곤플라이가 필요한 이유

     

    ▲ 오디오퀘스트는 드래곤플라이 전용 연장 케이블인 '드래곤 테일'도 함께 선보였다

     

    드래곤플라이가 필요한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헤드폰이나 스피커를 더 좋은 음질로 듣기 위함이다. 그것도 아주 간단하게 말이다. PC나 노트북에 내장된 사운드카드 대부분은 원가 절감을 이유로 고가의 부품이나 고음질을 위한 정교한 회로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오로지 음악감상을 위한 용도도 아닐뿐더러 훼손된 음질로 음악을 들을 수 밖에 없다.

     

    DAC인 드래곤플라이는 PC에 내장된 사운드카드를 거쳐 소리를 구현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디지털 신호를 받아 우리가 귀로 들을 수 있는 아날로그 파형으로 전환시켜준다. 드래곤플라이는 오로지 그것에 특화된 제품으로, 내장 사운드카드보다 훨씬 줄어든 노이즈와 원음에 가까운 사운드를 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즐기기 위한 방법

     

    드래곤플라이는 맥북을 포함한 일반 노트북은 물론 윈도우가 설치된 데스크톱 PC에서 간단히 사용할 수 있다. 일반 USB 메모리와 마찬가지로 꽂으면 별도의 드라이버 설치 없이 자동으로 PC가 인식을 마친다.

     

    ▲ 윈도우는 자동으로 드래곤플라이를 인식한다

     

    윈도우 기반 PC에 드래곤플라이를 꽂으면 자동으로 제품을 인식한다. 제어판-소리에 가보면 드래곤플라이가 사운드 장치로 설정되어 있다. 여기에 사운드 기본형식을 오디오퀘스트가 추천하는 24비트, 44100Hz로 설정해주면 된다.

     


    ▲ 맥 운영체제 역시 자동으로 드래곤플라이를 메인 사운드 장치로 인식한다

     

    맥 운영체제 역시 마찬가지다. 시스템 환경설정-사운드에서 출력 장비를 드래곤플라이를 선택하면 된다. 윈도우와 마찬가지로 응용프로그램-유틸리티-오디오 MIDI 설정에서 드래곤플라이 포맷을 ‘44100.0Hz’를 선택하면 설정이 끝난다.

     

    헤드폰의 재발견

     


    ▲ 테스트 헤드폰으로 DT 770 PRO(왼쪽), 에디션12(오른쪽)을 사용했다

     

    이제 드래곤플라이를 통해 본격적으로 음악을 들어보자. 테스트 PC는 맥북 에어를 선택했고 음원 재생 프로그램은 아이튠즈와 오디르바나 플러스(Audirvana Plus)를 사용했다. 음악을 감상할 헤드폰은 울트라손의 에디션12와 베이어다이나믹의 DT 770 프로 32옴을 썼다.

     

    ▲ 드래곤플라이는 입력되는 샘플레이트에 따라 LED 색상을 바꾼다.

     

    기본 내장 사운드와 드래곤플라이를 비교했을 때 가장 크게 달라지는 것은 출력이다. 같은 볼륨이라도 드래곤플라이를 통해 들었을 때 음량이 훨씬 크다. 그렇기에 드래곤플라이로 음악을 듣다가 기본 이어폰 단자에 연결했을 때는 훨씬 볼륨을 크게 올려야 했다.

     

    드래곤플라이는 더 좋은 음질로 음악을 듣기 위한 이들을 위한다. 그렇기에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초고음질 음원인 24bit/96~192kHz 음원을 감상하기에 좋다. 노이즈 없는 깔끔한 소리에 생동감이 실려 저음과 고음 모두 살아움직이는 듯 귀를 행복하게 한다. 특히 드래곤플라이는 고음에 힘이 붙어 파워풀하게 쭉 뻗는 고음 해상력이 매력적이다.


    아이유의 ‘을의 연애’를 들어보면 기타리스트 박주원의 기타소리가 내장 사운드에서는 보컬 뒤에 살짝 숨는 느낌이 강했다. 하지만 드래곤플라이로 들어보면 기타의 소리가 완전히 다르다. 뛰어난 분리도를 앞세워 기타소리가 보컬에 잠기지 않고 보컬과 같은 수준의 음량으로 전면으로 튀어나온다. 기타를 튕기는 질감 역시 훨씬 진하게 들린다.

     

    내친김에 비츠 바이 닥터드레의 새로운 헤드폰 ‘뉴스튜디오’를 드래곤플라이의 물려봤다. 앞서 들어본 에디션12, DT 770 PRO 보다 볼륨 상승폭이 가장 크다. 저음의 깊이가 더욱 깊어져 웅장한 베이스를 만들어내며 공간감(스테이징) 역시 크게 확장됐다. 마치 다른 헤드폰을 듣는 느낌이다.

     

    피씨파이는 진화한다

     

    드래곤플라이 DAC는 그저 USB 단자에 꽂아서 듣는 것만으로 고품질의 사운드를 들을 수 있다. 작은 크기에 휴대도 편하면서 별도의 전력과 케이블을 필요로 하지 않는 편의성이 돋보인다. 소리 역시 고가의 DAC이 부럽지 않는 고품질 사운드를 내주며 실제로도 그러한 평가를 받고 있다. 너무나 쉽고 간단하게 하이파이 시스템를 꾸미는 것은 욕심일까? 드래곤플라이 DAC라면 그렇지 않다. 


    베타뉴스 신근호 기자 (danielbt@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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