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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디자인의 새로운 ‘아이맥’을 만나다


  • 김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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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2-12-04 16:16:30


    애플이란 단어를 들으면 대부분 아이폰을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아이폰의 근간에는 '맥'이라는 PC가 있다. 하드웨어와 그것을 구동하는 운영체제까지 모두 만들어 내는 유일한 회사로 맥의 기술력이 아이폰 탄생으로 이어졌다.

     

    맥에는 노트북부터 데스크톱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는데, '아이맥'은 대표적인 데스크톱 제품으로 일체형 디자인이 특징이다. 최근 윈도우 진영에도 일체형 PC가 하나둘씩 선보이고 있는데, 일체형 모델은 애플이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다.

     

    애플은 지난 10월 이벤트를 개최하고 새로운 아이맥을 선보인다. 3년 만이다. 오랜만에 선보이는 신제품이기 때문일까? 그 결과물 또한 놀랍다. 실물을 언제 보게 될까 학수고대하고 있었는데, 짧은 시간이었기는 하지만, 드디어 새로운 아이맥을 만나보고 왔다.

     

    디자인의 시작은 포장

     

    신형 아이맥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 전 포장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애플은 심플한 제품 포장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아이맥 또한 포장이 단순하지만,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박스에서 제품을 꺼낼 때의 불편함까지 고려했다. 박스 윗면을 여는 것이 아닌, 정면을 통해 제품을 꺼내게끔 되어 있다.

     

    박스 윗면을 통해 제품을 꺼내면 무척 불편한데, 신형 아이맥에서는 정면을 열고 그대로 쏙 빼내면 된다. 누구라도 쉽게 박스에서 꺼낼 수 있으면, 추후 중고로 팔기 위해 포장을 할 때도 간편하게 할 수 있다. 제품을 보호하기 위한 포장이지만, 사용자의 편의까지 고려한 것이다.

     

    ▲ 상자 앞으로 제품을 꺼내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구성물 또한 과히 애플답다. 아이맥 본체, 전원 케이블, 키보드 마우스가 전부다. 일체형 제품에 키보드, 마우스는 모두 무선을 사용하다 보니 케이블은 전원을 위한 것이 유일하다.

     

    알쏭달쏭, 부품 어떻게 넣었나?

     

    아이맥을 꺼내자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측면의 두께다. 애플이 이벤트에서 처음 제품 소개를 하면서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던 5mm의 얇은 두께는 직접 보고 있음에도 놀랄 수밖에 없다. 중심으로 가면서 서서히 두꺼워지는데, 가장 두꺼운 부위가 4cm이다.

     

    ▲ 5mm 밖에 안 되는 측면의 두께

     

    전체 부피가 종전보다 40%가량 줄었다. 상당한 다이어트가 아닐 수 없다. 화면 뒤편 공간을 보고 있노라면 알쏭달쏭하기만 하다. 도대체 저 공간에 어떻게 PC의 다양한 부품을 모두 넣었을까? 제품을 뜯어서 열어보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애플은 맥북이나 아이폰, 아이패드 미니에 일체형 알루미늄인 유니바디를 사용한다. 하지만 아이맥은 유니바디가 아니다. 앞면과 뒷면을 따로 만들어 붙인 형태다. 사실 애플측에서 이 이야기를 해주지 않았다면 몰랐을 것이다. 눈으로 자세히 살펴봐도 티가 나지 않는다.

     

    애플은 측면의 얇은 두께 때문에 일반적인 용접은 할 수 없어, 마찰교반요접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마찰로 생겨나는 강렬한 열과 압력을 사용해 두 알루미늄 표면의 분자를 섞는 방식이다.

     

    ▲ 부품을 어떻게 배치했는지가 더 궁금한 아이맥

     

    뒷면 좌측 하단에는 외부 입력 단자가 있다. 이어폰, SDXC 카드 슬롯, USB 포트 4개, 썬더볼트 포트 2개, 기가비트 이더넷이 자리 잡고 있다. 상단면과 바로 뒤편 가운데에는 듀얼 마이크가 적용되어 있다. 최근 나오는 맥 제품에는 듀얼 마이크가 기본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음성 인식 기술이 맥 OSX에도 서서히 적용되기 시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자리에서 직접 만나본 제품은 21.5형 아이맥이다. 이 제품은 아쉽게도 직접 램(RAM)이나 저장장치 업그레이드할 수 없다. 구매 시 결정해야 한다. 27형 모델은 램을 직접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슬롯이 4개 지원된다.

     

    커버 유리에 맞닿은 LCD

     

    종전 아이맥 제품에서 애플은 디스플레이 때문에 원성을 듣는다. 커버 유리와 LCD 사이의 공간에 먼지가 유입되는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를 제거하는 작업도 만만치 않아 온라인상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았다.

     

    새로운 아이맥에서는 이런 염려를 더는 할 필요가 없어졌다. 커버 유리와 LCD 사이의 2mm 간격을 제거하고, 바로 맞닿게 만들었다. LCD 자체도 5mm 더 얇아졌다. 공간이 없으므로 먼지 유입이 발생하지 않으며, 커버 유리에 더 가까워져 화질 또한 한층 좋아진 느낌이다.

     

    ▲ 더 얇아진 디스플레이, 먼지 유입 걱정 끝

     

    유리를 화면 커버로 사용하기 때문에 생기는 치명적인 약점이 반사로 인해 작업에 불편함이 생긴다는 점이다. 애플은 이 부분도 신경 썼다. 반사를 줄이기 위해 플라스마 데포지션이라는 공정을 사용했다. 75%의 반사율 감소를 이루었다고 애플측에서 밝혔는데, 직접 화면 앞에서 사용해 보니 반사를 거의 느낄 수 없었다. 보는 각도에 따라 화면 주변부 쪽에 약한 반사가 생기긴 했지만, 불편한 수준은 아니었다.

     

    데모로 영화 프로메테우스를 잠시 재생해 봤다. 선명한 색감이 영화에 깊이를 더해주는 기분이었다. 해상도는 1920 x 1080으로 레티나는 아니지만, 맥북프로 15형 레티나를 메인으로 쓰고 있음에도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SSD와 HDD를 하나처럼 쓰는 퓨전 드라이브

     

    아이맥의 CPU는 사양에 따라 작동 속도가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아이비브리지라고 부르는 인텔 3세대 코어 프로세서인 쿼드 코어 i5를 사용한다. 인텔 3세대 코어 프로세서 i7로 구성할 수도 있다. 그래픽은 엔비디아 지포스를 채용했다. 데스크톱으로써 좋은 성능을 지니고 있다.

     

    가장 인상적인 기술은 퓨전 드라이브다. 애플은 맥북에어, 맥북프로 레티나에 SSD를 저장장치로 쓰고 있다. HDD보다 빠른 읽기 쓰기 속도로 PC의 전반적인 속도 향상을 꾀할 수 있다. 문제는 가격이 HDD보다 몇 배나 비싸므로 선뜻 구매하기 어렵다.

     

    결국에는 SSD가 HDD를 대체하겠지만, 다소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퓨전 드라이브는 SSD와 HDD를 하나로 묶어서 사용하는 기술로 저렴한 HDD의 저장 공간과 SSD의 장점을 결합해 놓았다.

     

    1TB 또는 3TB의 퓨전 드라이브를 선택할 수 있으며, SSD는 128GB를 쓴다. 운영체제와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면 SSD부터 차곡차곡 사용하게 되고 이후 HDD를 쓴다. 여기서 의문이 하나 생긴다. 자주 쓰는 애플리케이션이 HDD에 설치되면 어떻게 될까? 애플은 이에 대해 운영체제에서 이를 파악해 SSD에 설치된 덜 쓰는 애플리케이션을 HDD로 옮기고, 자주 쓰는 애플리케이션은 자동으로 SSD에 옮겨준다고 설명했다. 사용자는 SSD,  HDD 공간을 고민할 필요 없이 쓰기만 하면 되는 셈이다.

     

    SSD의 장점과 넓은 저장 공간을 원한다면 퓨전 드라이브는 무척 매력적인 기술임은 틀림없다. 물론 돈만 있다면 768GB의 SSD로 구성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테지만.

     

     

    애플은 아이맥을 1998년부터 만들어 왔다. 현재의 모습을 지니기 시작한 것은 2004년부터이며, 이후 새로운 제품이 나올 때마다 부피는 점차 줄어들었다. 이번 신형을 보고 있노라면, 더는 부피를 줄일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더 얇은 모델을 기대하는 건 욕심일까? 그래도 애플 아닌가.

     


    베타뉴스 김태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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