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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 싸이와 애니팡으로 여가부는 지금 '멘붕 중'


  • 김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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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2-10-05 18:46:04

    빌보드 차트 연속 2위 등극으로 한국과 한국 가요계의 명예를 드높이고 있는 싸이, 그리고 국민 모바일 게임이 된 '애니팡'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에게 굴욕을 안겨주며 여가부로 하여금 '말 바꾸기'를 하도록 만든 장본인들이다.

     
    '강남스타일'로 전 세계 가요 차트를 석권하다시피 하고 있는 싸이에게 여가부는 지난 2010년 12월 싸이의 5집 앨범을 청소년 유해매체물 판정을 내렸다. 수록곡 중 '라잇나우'가 술에 대한 언급과 비속어 사용을 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런데 2년이 흐른 지난 2일, 여가부는 이 판정에 대한 철회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술·담배 용어를 단순하게 사용한 곡들과 청소년의 건전한 인격과 시민의식을 크게 저해하지 않는 비속어 사용곡을 대상으로 재심의를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여가부는 지난 2011년부터 청소년 유해매체물 결정 고시 유해음반 심의와 관련한 행정소송 4건에서 모두 패소했고 '라잇나우'만이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다. 그들의 기준이 법마저도 불합리하다고 판결한 것이다.

     
    '라잇나우'는 '강남스타일'에 이어 유튜브를 통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싸이의 강제후속곡(?)이다. 하지만 그 노래가 유해매체물로 지정되어 성인 인증이 필요하기 때문에 외국인들은 제대로 영상을 감상할 수가 없는 상황. 이를 네티즌들이 지적하며 항의하자 2년 전 그들이 만든 기준을 바꾸며 열심히 뒷수습 중인 것이다.
     

    이처럼 기준 없는 여가부의 말바꾸기 행태는 게임계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바로 '애니팡' 덕분이다.

     
    여가부가  '청소년 인터넷게임 건전이용제도', 이른바 셧다운 제도의 대상에 포함되는 게임물을 평가하기 위해 공고한 게임물 평가계획 세부안의 대상에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스마트폰, 태블릿PC, 콘솔 게임 등 모든 기기에 적용된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국민 모바일 게임으로 떠오른 '애니팡' 등의 게임이 셧다운 대상이 된다고 알려지면서 여가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폭풍처럼 확산되었다.

     
    이처럼 비난 여론이 들끓자 여가부는 '애니팡은 이용자와 컴퓨터의 대결 게임으로, 애초부터 평가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말을 바꾸며 여론 진화에 나섰다.
     

    이렇게 여가부는 게임과 음악에 대한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정확한 기준 없이 규제를 남발하는 것은 물론 그 규제 기준마저 여론에 휘둘리면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IT와 문화콘텐츠의 기준과 중심을 잡아줄 콘트롤 타워가 5년 전 사라지고 춘추전국시대가 된 지금, 새로운 정권을 통해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길 기대하는 것이 과도한 욕심이 아니길 빌어본다.

     




    베타뉴스 김태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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