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내 귀를 위한 이어폰 선택의 정점, 슈어 SE535LTD 스페셜 에디션


  • 방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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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2-07-23 14:51:00

    내 귀를 호강시키는 이어폰, 슈어 SE535LTD

    음악 감상은 만인의 취미라 부르기에 이견이 없다. 음악에 푹 빠진 사람이라면 언제 어디서나 음악과 함께 하길 원하는 것이 보통이다. 때로는 위로를, 때로는 기쁨을 주는 것이 음악이니 그런 생각이 드는 것도 당연하다.


    늘 음악을 듣고 싶다고 해서 스피커를 들고 다닐 순 없는 노릇이다. 정장 차림에 헤드폰을 쓰는 것도 우스꽝스러울 것이 뻔하다. 결국 남은 선택은 이어폰뿐이다. 사실 밖에서 음악을 즐기기엔 이어폰만한 것이 없다.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는 것까진 좋다. 그렇지만 내 집 거실 스피커에서 느꼈던 감동이 없다. 수준 떨어지는 음질을 참아내기엔 지나치게 예민한 내 귀다. 밖에서 음악을 듣는 것에 의의를 두며 울며 겨자 먹기로 현실과 타협해야 할까?


    휴대전화 살 때 덤으로 준 이어폰만 듣고선 “역시 이어폰은 안 돼.”라고 한숨을 쉬기엔 이르다. 세상은 넓고 잘 찾아보면 좋은 이어폰은 많다. 단, 그만큼 돈을 지불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 말이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음악을, 그것도 좋은 소리로 즐기길 원하는 이들이라면 큰맘 먹고 좋은 이어폰을 사는 것도 방법이다. 누군가 “무슨 이어폰을 그렇게 비싸게 주고 사냐?”고 말할지도 모른다. 상관없다. 내가 그 이상의 만족을 얻으면 족하다.


    이어폰에 투자를 아끼지 않을 각오가 되었는가? 그렇다면 추천할 만한 이어폰이 있다. 슈어 SE535LTD다. 어디 가서 소리로 빠지지 않는 슈어 SE535에 한정판이라는 명분까지 붙었다. 잘나디 잘난 이어폰, 슈어 SE535LTD를 지금부터 살펴본다.

     

    ▲ 슈어 SE535의 아시아 한정판, SE535LTD

    슈어 SE535의 실력에 한정판의 매력까지 버무린 제품


    슈어 SE535LTD는 아시아 지역에서만 기간 한정으로 판매되는 슈어 SE535의 스페셜 에디션 제품이다. 나중엔 돈을 주고도 못 살지도 모르는 물건이다. 그래서 그런지 자태도, 값도 도도하기만 하다.

     

    ▲ SE535LTD는 아시아 지역에서만 기간 한정으로 판매된다


    SE535LTD의 생김새는 표준 SE535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와인처럼 붉고 투명한 몸통으로 존재감을 살리고 은회색 케이블로 포인트를 줬다. 누가 봐도 범상치 않은 모습이다. 귀에 꽂고만 있어도 주위 사람들이 우러러볼 것만 같은 느낌을 준다.

     

    ▲ 생김새는 색상을 빼면 종전 SE535와 딱히 다르지 않다


    겉모습으로만 판단하면 섭섭하다. 크기는 작지만 속도 알차다. SE535LTD는 우퍼 둘과 트위터 하나로 구성된 트리플 HD 마이크로 드라이버를 쓴다. 전자석으로 내부 금속판을 울리는 방식의 밸런스드 아마추어 드라이버 세 개로 음역을 구분해 보다 명료한 소리를 내도록 했다. 일반 진동판을 쓰는 이어폰과 비교해 해상력이 뛰어나고 섬세한 표현이 가능하며 내구성도 좋다.


    고급 사용자를 노린 제품답게 탈부착이 가능한 케이블을 채택한 점도 눈에 띈다. 혹시 케이블이 단선되더라도 손쉽게 교체가 가능하다. 튼튼하게 구성되어 있어 케이블을 뽑다가 속까지 딸려나올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다. 연결 부위는 360도 회전하기 때문에 사용 시에도 편하다.

     

    ▲ 디태처블 케이블을 쓴 덕에 단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슈어 SE535LTD는 커널형 이어폰이다. 귓구멍에 깊숙하게 집어넣어 착용하는 형태다. 귓구멍을 꽉 틀어막는 만큼 차음이 잘 돼 외부 소음이 거슬리지 않는다. 덕분에 언제 어디서나 음악에 집중할 수 있다. 귀에 쏙 들어가는 생김새 덕에 착용감도 좋은 편이다.


    착용 시 선은 귀 뒤로 넘기게 된다. 상당수의 커널형 이어폰이 선을 귀 뒤로 넘기게 되어 있지만 이 경우 움직이다 보면 선이 옆으로 빠져 지저분하게 흘러내리는 경우가 많다. SE535LTD는 귀에 거는 케이블 부분을 보강, 따로 이어 가이드를 달지 않아도 편안한 착용감을 제공하는 동시에 케이블의 단선·접촉 불량을 예방한다. 안경을 쓴 사람도 불편함 없이 착용할 수 있을 만큼 가늘게 되어 있다.

     

    ▲ 슈어 SE535LTD의 착용감은 꽤 좋은 편이다

     

    SE535LTD의 케이블은 단순히 색상만 바뀐 것이 아니다. 선 길이도 SE535보다 짧아졌다. 이어폰 줄을 가슴 쪽으로 두면 적당한 수준의 길이다. 다만 등 뒤로 선을 돌려 착용하는 이들의 경우 길이가 다소 짧게 느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급 이어폰답게 케이블에서도 단선 예방에 만전을 기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선이 나가는 부위는 모두 탄탄하게 처리되어 있다. 좌우로 갈라진 케이블을 붙잡는 케이블 신치 역시 깔끔하게 되어 있다. 3.5mm 스테레오 플러그를 쓰며 접촉 부위는 금도금 처리했다.

     

    ▲ 고급 제품답게 곳곳에서 소비자를 배려한 모습이 엿보인다


    커널형 이어폰을 쓸 때 내게 맞는 슬리브를 고르면 차음과 소리가 개선된다. 슈어 SE535LTD는 다양한 슬리브를 함께 주기에 골라 쓰는 맛이 있다. 기본으로 달린 폼 슬리브 외에도 소프트 플렉스 슬리브, 폼 슬리브, 노란 폼 슬리브, 트리플 플랜지 슬리브가 들어있다. 특히 소프트 플렉스 슬리브와 폼 슬리브는 세 가지 크기로 제공된다. 귀지 제거 도구도 함께 들어있다.

     

    ▲ 취향에 따라 골라쓸 수 있는 슬리브. 선택에 따라 차음성과 소리가 달라진다.

     

    부가 구성물도 무난한 수준이다. 특별히 많은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모자람도 없다. 일단 이어폰을 안전하게 들고 다닐 수 있도록 캐링 케이스를 함께 준다. 캐링 케이스를 열면 항공기 어댑터, 음량 조절기, 6.3mm 어댑터가 들어있다.

     

    ▲ 한정판이지만 구성물은 그리 특별할 것이 없다. 그래도 있을 건 다 있다.

     

    너는 이미 지르고 있다! 럭셔리 이어폰의 정석, 슈어 SE535LTD

    좋은 소리를 들려주는 걸로 소문난 만큼 슈어 SE535LTD의 실력은 확실하다. 이어폰 가운데선 적수가 될 만한 제품을 쉽게 꼽기 어렵다. 사실 SE535LTD 정도의 내공을 가진 이어폰이라면 순위를 가리는 것이 무의미하다. 개인 취향에 따라 제품 선택이 갈리는 것이 보통이다.

     


    일단 제원부터 살펴보자. SE535LTD는 18Hz~19.5kHz 주파수를 재생한다. 민감도는 1kHz 기준으로 119dB SPL/mW다. 저항은 36옴이다. 37dB까지 소음을 감쇠하는 능력도 갖췄다. 기본기는 표준 SE535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고음에서 살짝 개선된 모습이 보인다는 평이 많다.


    SE535LTD는 다양한 음악을 무난하게 소화해 낸다. 듀얼 우퍼 구성에서 나오는 잘 깔린 저음은 풍성하지만 지나치지 않고 비교적 단단하다. 저음에 이점을 보이지만 고음도 꽤 괜찮다. 해상력이 높으면서도 날카롭지 않아 오래 들어도 귀가 쉽게 피로해지지 않는다. 특히 목소리가 돋보이는 노래에서 매력이 두드러진다.


    특유의 매력이 돋보이는 소리 성향은 아니지만 대신 많은 이들이 납득할 만한 소리를 들려준다. 공간감 역시 비교적 잘 형성된 편이다. 커널형 이어폰이라는 한계로 인해 스테이징이 넓게 느껴지진 않지만 노래를 듣는 재미만큼은 충분하다. 한 마디로 기본기가 탄탄한 이어폰이다.

     

    ◇ 한정판으로 매력 더한 고급 이어폰, 슈어 SE535LTD = 슈어 SE535LTD는 많은 이어폰 가운데서도 눈에 띄는 존재다. 좋은 이어폰으로 소문난 슈어 SE535에 아시아 기간 한정판이라는 매력을 덧입혔다. 이어폰에 푹 빠진 마니아라면 지르는 것이 미덕이라고 말하는 것만 같다.


    매혹적인 와인색으로 멋을 낸 SE535LTD를 귀에 꽂고 다니면 이어폰 좀 안다 하는 이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을 수 있다. 착용감도 괜찮고 외부 소음도 잘 막아준다. 여기에 소리까지 걸출하니 밖에서 음악을 즐기기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슈어 SE535LTD는 값만 빼면 딱히 흠 잡을 곳이 없는 녀석이다. 다만 살짝 다른 모습과 소리 때문에 SE535에 살 돈에 적잖은 비용을 추가해야 한다는 점은 다소 아쉽다. 그렇지만 소리만 좋으면 얼마를 지불해도 아깝지 않은 마니아들에게 가격은 결코 단점이 될 수 없을 것이다.


    베타뉴스 방일도 (idroom@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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