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사설

카카오톡 그대로 따라하기! 그들이 노리는 것은?


  • 윤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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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1-11-07 12:20:01

    카카오톡이 엄청난 성공을 거두긴 한 것 같다. 통신사, 각종 포털, 심지어 제조사까지 비슷한 무료 문자 서비스를 내놓는 것을 보면 말이다.

     

    어쩌면 카카오톡은 혁신 그 자체다. 휴대폰에서 보내는 문자는 당연히 통신사를 거쳐야 한다는 통념을 깼기 때문이다. 물론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모바일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인 왓츠 앱을 벤치마킹 했지만 어느 누구도 하고 있지 않을 때 한국 시장에 발 빠르게 들여온 것 자체도 혁신이라 할 수 있다.

     

    카카오가 처음에 소규모 커뮤니티인 마이크로카페 서비스를 들고 나왔을 때 간담회에 참석한 일이 있었는데, 무료문자 서비스로 이렇게 대한민국을 뒤흔들게 될지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때는 그냥 마이크로블로그인 트위터가 뜨니 카페를 마이크로하게 만든 서비스로밖에 비춰지지 않았다. 간담회 당시 스마트폰 앱을 만들고 있다고 이야기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게 바로 카카오톡이었다. 지금은 마이크로카페를 카카오아지트라고 부르고 있다.

     

    그런데 요즘 보면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카카오톡을 만들고 있다. 포털, 통신사들이 만들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스마트폰 제조사까지 뛰어들기 시작했다. ‘챗온을 내놓은 삼성전자에 이어 LG전자도 링크 소셜을 내놓았다. 카카오톡 비슷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는 이들이 노리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이건 역사의 반복이다. 미니홈피가 뜨니 너나 할 것 없이 미니홈피를 만들고, 블로그가 뜨니 죄다 블로그 서비스를 시작하고, 메신저가 각광받으니 죄다 메신저를 만들기 시작하고, 트위터가 뜨니 죄다 트위터 비슷한 것을 만들어댔다. 마치 지금 당장 하지 않으면 시대에 도태될 것처럼 따라하기 바빴다. 그러다가 사람들 기억에서 잊혀지면 조용히 서비스 유지하다가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지기 일쑤다.

     

    지금 등장하고 있는 카카오톡 비슷한 무료문자 앱,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등이 모두 이런 모습 아닐까? 그래 봐야 카카오톡의 아류일 텐데 말이다. 이미 무료문자 시장은 카카오톡이 점령했다. 물론 문자라는 것이 통신사의 주요 수익모델이고 그것을 카카오톡이 갉아먹으니 뭔가 대책을 마련해야겠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비슷한 서비스 가지고 경쟁력이 있겠는가?

     

    이것은 혁신적인 서비스가 생겨나면 물량공세로 무력화시켜 자기 것으로 만들거나 아니면 공멸하도록 유도하거나 둘 중 하나다. 결국 혁신적인 서비스는 빛을 잃을 수 밖에 없다.

     

    그런데 도대체 왜 이것밖에 안 되는 건가? 카카오톡과 같은 혁신적인 서비스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뒷북만 치는가? 같은 무료문자 시장에 뛰어들어 경쟁하기보다는 카카오톡을 뛰어넘는 새로운, 혁신적인 서비스를 만들어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면 안 되나? 똑똑한 사람들이 죄다 몰려 있는 기업들에서 벤처기업이 만들어 놓은 시장에 뛰어들 생각만 하고 있는지 당최 이해할 수가 없다.

     

    새롭게 연 시장이 엄청 커져버리면 자기 밥그릇을 빼앗길까봐 그럴까? 그냥 숟가락 하나 얹어놓고 싶은 건가? 잘 되면 좋은 거고 안되더라도 크게 리스크는 없으니 말이다. 혁신을 만드는 게 어렵고 힘들지 그것을 그대로 따르는(follow) 일은 쉬우니까.

     

    하지만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도전정신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남이 간 길을 따라갈 생각만 하지 말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 위해 노력하는 자랑스러운 한국의 기업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물론 쉽지 않겠지만 도전해 보지도 않고 그냥 주저앉아 있기엔 지금 이 기회의 시대가 너무 아깝지 않은가.

     


    베타뉴스 윤상진 (genie.yo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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