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사설

[칼럼] 소셜쇼핑! 과연 최선입니까?


  • 김영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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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1-04-04 09:02:23

    TV를 많이 보지는 않지만 뉴스와 함께 가장 집중해서 보는 것 가운데 하나가 다름 아닌 광고다. 마케팅을 하는 입장에서는 광고는 최근의 이슈를 가장 쉽게 알 수 있는 좋은 방법인 까닭이다.

     

    요즈음 TV를 보면 낯선 이름의 사이트를 광고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저런 이름으로 불리지만 이른바 소셜쇼핑이란 이름의 그것들이다. 워낙 반값 쇼핑을 강조한 까닭에 일부에서는 반값 쇼핑이나 스마트 공동구매 등으로도 불린다.

     

    소셜쇼핑이란 그동안 꾸준했던 이른바 공동구매 사이트가 스마트폰 등의 소셜 네트워크와 결합해 만들어진 것이다. 예전의 공동 구매가 PC를 중심으로 하는 특정 사이트나 동호회에서 주로 시작되었다면, 소셜쇼핑은 트위터나 페이스북처럼 언제나 가지고 다니는 스마트기기와 결합해서 판매 속도나 규모에서 더욱 강력한 폭발력을 가지고 있다.

     

    요즈음에는 거의 하루 걸러 하나씩 생겨나고 있고, 외국 브랜드도 국내 지사를 설립하는 등 매우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미 운영 중인 곳에 준비 중인 곳을 합하면 거의 3-400개에 이른다고 할 정도다. 매출액 역시 올해 말을 기준으로 약 5천억 원 정도의 시장으로 내다보고 있다. 합리적인 소비를 스마트 소비라고 한다면 이미 상당한 성공을 거둔 셈이다.

     

    반값 쇼핑을 앞세우면서 TV광고에 빅 스타까지?

     

    소셜쇼핑은 비교적 사이트 구축이 쉽고, 다른 인터넷 매장과는 달리 몇 명의 개발자와 영업, 그리고 고객 지원 정도면 운영이 가능하다는 것이 정설이다. 여기에 흔히 보는 무가지와 같은 지역 정보지, 쿠폰 서비스, 그리고 맛집 리뷰 등과도 연계가 무척 쉽다. 물론 종합 쇼핑몰 역시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뛰어들 수 있는, 이른바 진입장벽이 무척 낮은 시장이다.

     

    대부분의 소셜쇼핑은 이런 점을 고려해서 마치 원어데이(One a day)처럼 하루에 한 가지 제품이나 서비스를 집중해서 홍보하고 판매한다. 그런데다가 진입장벽까지 낮으면 마진을 줄이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앞서 약 100여 개의 사이트들은 자연스럽게 몇 개의 강자로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소셜쇼핑 본디의 의미를 저버리는 경우도 허다하다는 것이다. 반값쇼핑을 앞세우면서 빅 스타를 앞세워 TV광고까지 하는 소셜쇼핑을 과연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여기에 소셜 쇼핑을 규제하는 전자상거래법상 소셜쇼핑업체는 통신판매업자가 아닌 통신판매중개업자로 정의되어 있다.

     

    이는 제품 판매를 둘러싼 단순한 장소 제공과 중개의 역할만을 한다. 대부분의 소셜쇼핑 이용 약관에는 쿠폰에 명시된 물품과 서비스의 품질에 대해 어떤 책임도 지지 않는다고 적어둔 곳이 많다. 이익은 가져가도 책임과 의무에는 게을리 하는 모습이다.

     

    가장 근본적인 것은 과연 소셜쇼핑이 이른바 반값쇼핑인가 하는 점이다. 대부분의 광고에서 소셜쇼핑은 반값쇼핑을 앞세운다. 그만큼 소비자들에게 파급력이 큰 까닭이다. 제품이라면 몰라도 가격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각종 서비스의 경우 말 그대로 부르는 게 값인 경우가 많디.

     

    본디 10만 원짜리 서비스를 20만원으로 선전하고 마치 선심 쓰듯 10만원으로 반값 할인해도 전문가가 아닌 소비자들로서는 그 속사정을 알지 못한다. 여기에 실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에게는 홍보비라는 명목으로 상당한 수수료까지 요구한다고 한다. 이러다보니 쿠폰을 가져간 손님은 찬밥으로 대우하는 일부 매장도 있는 모양이다.

     

    소셜쇼핑의 핵심은 신뢰

     

    소셜쇼핑의 핵심은 다른 아닌 신뢰라는 점이다. 판매 정보와 판매자에 대한 믿음이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자연스럽게 입소문을 만들어 내고, 그 입소문이 새로운 고객들을 불러오는 선순환 구조가 다름 아닌 소셜쇼핑의 핵심 구조다.

     

    그런데 지금의 소셜쇼핑은 이런 신뢰를 광고와 모델을 통해 만들고 있는 것 같다. 큰 인기를 끌게 된 것에는 단지 반값의 매력만이 아닌 SNS을 통한 입소문이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을 지금의 소셜쇼핑업체들은 설마 잠깐 잊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좋은 소문은 천천히 퍼지지만, 나쁜 소문은 그보다 훨씬 빠르고 넓게 퍼진다는 진리를 설마 잊은 것인가? 아니면 그런 나쁜 소문도 광고와 모델로 커버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인가?

     

    이제 막 싹을 피우는 소셜쇼핑이 이런 문제로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베타뉴스 김영로 (bear@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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