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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 "벽 뚫고 달리는 TPS!"


  • 이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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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0-08-03 17:32:28

     

    스포츠게임의 명가 JCE가 FPS게임을 만든다? 이 조합은 묘한 이질감과 신선함을 불러 일으킨다. 마치 조미료업체 미원에서 캔커피 ‘로즈버드’를 출시했을 때처럼.


    ‘프리스타일’로 스포츠게임부문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진 JCE가 FPS시장에 진출한다는 이야기는 지난 6월 시작됐다. 송인수 JCE 대표가 한 경제지와의 인터뷰에서 신작 라인업에 대해 “3인칭슈팅(TPS)게임을 준비중”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외부에 거의 노출돼지 않았던 이 게임의 이름은 ‘게이트(Gate)’. 3인칭 시점의 현대식 판타지 슈팅게임으로 이미 내부테스트를 마치고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본의 아니게 개발을 숨긴 모양새가 됐지만 사실 완성되었을 때 공개하고 싶었던 마음 때문이었다. 게이트는 8월 중순에 홈페이지를 오픈하고 곧이어 1차 CBT를 실시할 예정이다.


    내부 공모전에서 1등하며 본격 개발, “회사가 가능성을 높이 사줬다”
    게이트의 시작은 이대남 기획팀 주임에서 비롯됐다. 이 주임은 컴퓨터프로그램을 전공하고 2006년 웹프로그래머로 JCE에 입사했다. 고등학생때부터 게임기획에 관심은 많았지만 ‘내 전공인 프로그램이나 잘하자’는 생각에 잠시 꿈을 접었다. 사실 프로그래머에게 게임기획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오기도 드문 일이다.


    하지만 뜻밖에도 기회는 금방 찾아왔다. 2008년 JCE가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공모하고 직접 실행에 옮기는 연례행사 ‘Great Game challenge(GG챌린지)’를 시작한 것이다. 당시 FPS게임에 빠져 있었던 이 주임은 기존 게임들의 아쉬운 부분을 보강하고 차별점을 강화한 ‘게이트 프로젝트’를 제출했고, 이 제안은 50~60개의 경쟁작을 뚫고 1위를 차지했다.


    당시 JCE 사업부는 FPS에 관심이 많은 상태였다. 게임시장 전반에서 FPS게임은 MMORPG와 더불어 메인스트림을 형성하고 있는 장르였고 다양한 라인업을 추구하는 JCE의 도전정신에도 맞았다. 출품작들 다수가 캐주얼RPG와 스포츠게임을 내세운 것과 차별화를 둔 것도 주효했다.
     

    곧바로 게이트의 개발팀이 꾸려졌고 이 주임은 자리를 옮겨 컨셉과 콘텐츠를 기획하게 됐다. 이후 개발초기 캐릭터의 컨셉이 바뀌고 개발인력이 부족해 난항을 겪긴 했지만 중반부터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밑그림부터 채색에 이르기까지 2년밖에 걸리지 않은 ‘광속개발’이었다.


    “뚜렷한 목표가 있다면 개발시간이 오래걸리지 않아요. 프리스타일도 1년 반밖에 걸리지 않았거든요. 게이트의 경우 사내테스트를 해본 결과 재미있다는 평가도 많았고 우리가 의도한대로 게임이 나왔어요. 만일 문제가 있었다면 이렇게 빨리 공개할 수 없었겠죠.”

     


    ▲ 게이트로 사내 프로젝트 1위에 당선된 이대남 주임


    게이트, 그래픽부터 기존게임과 차별화
    그렇다면 JCE의 TPS 처녀작 게이트는 어떤 모습일까. 이 주임이 게이트를 직접 시연해보였다. 1차 CBT때 공개될 캐릭터는 피스톨을 사용하는 ‘제로’, 라이플을 쓰는 ‘앤비’, 로켓탄을 쓰는 ‘닥터 오즈’, 아머드 글러브를 쓰는 ‘리하르트’, 나이프를 쓰는 ‘잭’ 5종이다. 캐릭터별로 사용무기 뿐 아니라 이동속도, 체력, 스킬 등에서 차이점을 보인다.


    그래픽만 놓고 보면 프리스타일의 만화풍 캐릭터와 느낌이 비슷하다. ‘역시 JCE 게임이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나온다.


    이 주임은 “만화풍 그래픽을 쓰면 기술적으로 기존 노하우를 많이 활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캐주얼 유저들의 선호도도 높일 수 있다고 본다”며 “확실히 그래픽에서 게이트의 특징이 살아나지 않냐”고 답했다.


    그래픽적인 면에서 최근 쏟아지는 FPS게임들의 극사실성에 비해 두드러지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새로운 요소는 항상 리스크를 동반하기 마련이다. 이 방식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에 대해 물어봤다.


    “기존 FPS게임들이 리얼리티를 강조하지만 사실 게임에 열중하다보면 그래픽적인 부분은 잘 느낄 수 없게 돼요. 게이트는 조금 과장되고 화려한 액션을 강조하기 위해 다른 노선을 걸었고, 유저들도 우리의 의도를 잘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만화 느낌은 나지만 너무 가볍지는 않고 진중한 맛도 있다. FPS엔진으로 유명한 주피터EX엔진을 사용해 기존 FPS게임과의 간극을 줄였다.


    벽을 뚫는 공간이동 시스템을 비롯 독창적인 부분 많다
    게이트의 가장 독특한 시스템 중 하나는 게이트 시스템이다. 밸브의 FPS방식 퍼즐게임 ‘포탈(Portal)’처럼 게이트에서도 벽, 천장, 바닥에 구멍(게이트)을 뚫어 이동할 수 있다. 한 번 뚫어 놓은 게이트는 몇 초간 지속되어 피아 구분 할 것 없이 통과가 가능하며 일정 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 포탈과 다른 점이 있다면 게이트에 진입하면 통과하는 과정 없이 순간이동을 한다는 것이다. 이 주임은 “게이트를 통해 떨어지거나 벽을 통과하는 과정을 일일이 집어넣다보면 게임의 흐름이 끊기고 박진감을 떨어트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유저들은 적의 길목 바닥에 게이트를 뚫어 추락시키거나 벽을 뚫고 뒤로 접근해 암살하는 등 전략적인 전투를 벌일 수 있다. 엄폐물 뒤에 숨는 것이 기본인 기존 FPS와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캐릭터별 전투 동작이나 이펙트는 화려하다. 근접전의 비중을 늘려 박진감과 타격감을 살렸다. 상대방의 머리를 잡고 바닥에 내리꽂는 캐릭터가 있는가 하면 돌진 후 반동을 이용해 상대방을 쓰러트리는 캐릭터도 있다. 이 주임은 “그래픽뿐 아니라 시스템적인 면에서도 기존 FPS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며 차별성을 강조했다.


    “JCE의 새로운 색깔을 낼 수 있는 기대작이 되고 싶어요.”
    “JCE가 스포츠게임 전문업체로 알고 계신 분들이 많은데, 사실 킬러타이틀이 없었을 뿐이지 여러 장르에 계속 도전하고 있었어요. 차별성과 경쟁력을 갖춘 게임이라면 어느것이든지 개발할 의지가 있습니다”


    이 주임은 게이트가 스포츠게임에 국한된 JCE의 이미지를 깰 수 있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밝혔다. 또한 많은 유저들에게 애정어린 당부도 잊지 않았다.


    “목표는 동접자 10만정도? 아니다, 너무 적은가요? 그럼 200만으로 하겠습니다.”이 주임의 말에서 게이트에 대한 확신이 묻어나왔다.


    서동민 <플레이포럼> (playforum.net) 기자

     


    베타뉴스 이승희 기자 (cpdlsh@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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