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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 없는 CPU 전쟁, “이번엔 헥사코어로 붙자!”


  • 최용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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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0-03-16 18:17:32

    하나의 CPU에 두 개 혹은 네 개의 CPU 코어(core)가 들어감을 뜻하는 ‘듀얼코어’나 ‘쿼드코어’라는 용어는 PC에 대해 조금만 관심 있는 이들에게는 이제 낯익은 단어 중 하나다.

     

    그런데 올해 상반기에 CPU 코어수를 나타내는 용어에 새로운 단어가 추가될 전망이다. 6개의 CPU 코어를 내장했음을 뜻하는 ‘헥사코어’가 바로 그것.


    작년인 2009년은 2개 코어를 갖는 듀얼코어 CPU가 보급형 제품이 되고, 4개 코어를 갖는 쿼드코어 CPU가 주력으로 자리 잡은 시기였다.


    그 여세를 몰아 작년 하반기 인텔은 코드명 ‘린필드’ 시리즈의 쿼드코어 CPU 코어 i5/i7 프로세서들을 새로 선보였으며, AMD도 ‘쿼드코어의 대중화’를 외치며 애슬론 2 X4 및 페넘 2 X4 등의 쿼드코어 CPU들을 새로 선보이면서 2010년 주력이 될 쿼드코어 CPU 제품 라인업을 갖췄다.


    그리고 2010 봄이 되면서 인텔과 AMD 양사는 새롭게 헥사 코어 제품을 준비하면서 차세대 CPU시장을 위한 새로운 경쟁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 인텔의 첫 데스크톱용 헥사코어 프로세서  ‘코어 i7 980X 익스트림’

     
    먼저 선공에 나선 것은 인텔. ‘최초의 데스크톱 헥사코어 프로세서’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코어 i7 980X Extreme(익스트림)’을 선보이며 기선을 잡았다.


    ‘걸프타운(Gulftown)’이라는 코드명으로 개발된 코어 i7 980X는 앞서 선보인 메인스트림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클락데일’ i3/i5 제품군과 더불어 최신 32nm 공정을 도입해 한 발 앞선 기술력을 드러냈다.


    특히 전력 소모 및 발열량은 크게 늘지 않은 채 기존 i7 제품군을 훨씬 뛰어 넘는 성능으로 인텔의 데스크톱 프로세서 제품군의 1인자 자리를 단숨에 꿰찼으며, 제품명에도 최상위급 프로세서 제품임을 뜻하는 ‘익스트림’을 달아 명실상부한 인텔을 대표하는 데스크톱 CPU로 화려하게 등장했다.


    인텔의 가장 강력한 맞수 AMD 역시 다소 앞당겨진 일정인 4월 경 헥사코어 프로세서 제품군을 대거 선보이며 맞불을 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투반(Thuban)’이라는 코드명으로 알려진 AMD의 새로운 헥사코어 프로세서 제품군에는 ‘페넘2 X6’ 브랜드로 출시될 전망이다.


    AMD의 헥사코어 프로세서들에 대해서는 여전하 소문만 무성한 상태이나, 열소비전력(TDP)에 따라 총 4개의 모델이 선보여질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달 초 선보인 차세대 플랫폼 ‘AMD 890X’ 칩셋과 짝을 이루게 될 예정이다.

     

    ▲ '투반'이라는 코드명으로 알려진 AMD의 헥사코어 프로세서의 다이 사진

     

    ◇ 속속 등장하는 헥사코어 CPU, 당장 대중화와는 거리가 있어 = 한편 인텔과 AMD가 각각 헥사 코어 프로세서를 출시한다고 해도 당장 대중화되기에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인텔의 최상급 제품으로 등장한 코어 i7 980X는 CPU가격만 100만원을 훌쩍 넘어서는 가격으로 인해 일반 소비자들에게 있어 그림의 떡이나 다름 없다.

     

    AMD의 헥사 코어 프로세서들도 자사의 쿼드코어 제품군보다 높은 가격대로 출시될 전망이어서 당분간은 헥사코어 제품을 인텔과 비슷한 시기에 선보였다는 의미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인텔에 비해 훨씬 낮은 가격으로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쿼드코어 때 처럼 본격적인 헥사코어의 대중화는 AMD제품이 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또 하나의 헥사코어 프로세서 대중화의 걸림돌은 여전히 부족한 멀티코어 지원 소프트웨어의 부족이다.

     

    최근 수 년 간 하드웨어, 특히 CPU부분의 폭발적인 성장에 비해 소프트웨어 기술의 발달은 뒤쳐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인텔 코리아의 최봉영 이사가 멀티코어 시대를 위한 자사의 병렬화 관련 솔루션을 선보이는 자리에서 “현재의 멀티코어 프로세서의 발전 속도에 비해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기술 발전 및 병렬화 도입 속도가 뒤쳐지고 있다”고 언급했을 정도.


    아직도 대다수의 일반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대부분의 소프트웨어들은 싱글 프로세서 처리 환경에 최적화되어 있다.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일부 2D/3D 그래픽 소프트웨어나 동영상 처리 소프트웨어, 기업 또는 연구실의 각종 실험 및 테스트용 시스템에서나 본격적인 멀티코어 환경을 요구하고 있다.


    그나마 일반 소비자들에게 가장 친숙한 멀티코어 지원 솔루션으로 ‘게임’이 있으나 이 역시 상당수 타이틀들은 듀얼코어 지원에 머무르고 있으며, 가장 최근에 등장한 몇몇 온라인 게임만이 쿼드코어를 지원하기 시작한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로세서 시장에서 헥사코어 프로세서의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최소 올해 하반기쯤 되어야 헥사 코어 프로세서에 대한 본격적인 수요가 형성되기 시작하고, 훨씬 대중적인 헥사코어 프로세서도 등장할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당장 시장에서의 수요가 문제가 아닌, 제조사들의 기술력과 자존심을 놓고 벌이는 ‘기싸움’은 이미 시작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베타뉴스 최용석 (rpch@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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