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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결산 및 2010전망] ‘테라용량’의 정착, 내년 가전 진출 활발


  • 최용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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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09-12-29 16:59:30

    작년 말 미국으로부터 시작돼 전 세계적으로 불어온 경기 침체로 그 어느 때 보다 ‘추운 겨울’로 시작했던 2009년. 그 풍파에 휩쓸린 국내 IT 업계도 정말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다.

     

    그런 2009년을 돌아보며 PC시장을 중심으로 지난 한 해를 돌아보고, 또 코앞으로 다가온 2010년을 미리 전망해 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먼저 PC의 가장 대표적인 저장장치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다.

     

    ◇ 일반화된 ‘테라급 HDD 시대’와 ‘친환경 HDD’의 약진 = PC의 핵심 부품 중 주 저장장치로 사용되는 하드디스크드라이브(이하 HDD). 2년 전만 하더라도 ‘꿈의 용량’으로 여겨졌던 테라바이트(TB; Tera Byte) 용량의 HDD는 올해로 접어들면서 완전히 일반화된 용량으로 자리매김했다.

     

    그 단초가 된 계기는 2009년 새해가 시작되기 무섭게 쏟아져 나온 단일 2TB용량의 HDD들. 전 세계 HDD시장의 투톱인 씨게이트와 웨스턴디지털(이하 WD)이 1TB의 두 배에 이르는 2TB HDD를 출시하면서 1TB HDD의 가격은 조금만 더 부담하면 충분히 구입할 수 있는 20만원대 이하로 급격하게 떨어졌다. 즉 고사양 PC를 맞출 정도라면 기본으로 1TB를 채택할 정도로 대중화가 됐다는 것.

     

    또 모바일 HDD의 대표적인 2.5형 제품에서도 500GB를 넘어서 1TB까지 도달함으로써 데스크톱용 3.5형보다 더욱 빠른 용량 증가 속도를 다시 한 번 보여줬다.

     

    TB급 고용량 HDD가 일반화된 것과 더불어 올해 HDD 시장의 또 하나의 이슈는 ‘친환경’이었다. 처음에는 WD의 ‘그린 파워’ 시리즈로 시작된 친환경 HDD들은 어느덧 전체 HDD시장에서 나름대로의 영역을 수요 및 규모가 커졌다.

     

    개인은 물론 기업 소비자들 또한 ‘성능은 다소 처져도 넉넉한 용량에 전기도 덜 먹는’ 친환경 제품을 적극적으로 찾기 시작하면서 씨게이트와 삼성, 히타치 등도 본격적인 친환경 제품들을 내놓기 시작한 것이 바로 올해다.

     

    한편으로는 업계 1위 씨게이트가 올 초 불거진 ‘펌웨어 문제’와 경기침체로 인한 구조조정 여파로 1년 내내 고전을 한 반면, WD와 삼성전자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시장 점유율을 눈에 띌 정도로 끌어 올려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전통적인 HDD 제조사 중 하나였던 후지쯔는 도시바에 HDD사업부를 매각, 역사 속으로 사라졌던 것도 HDD 업계의 이슈 중 하나였다.

     

    ▲ 연초에 2TB HDD가 등장하면서 테라급 용량 HDD는 완전히 일반화가 됐다

     

    ◇ 2010년도 용량 증가는 ‘청신호’, 성능 향상은 ‘일단 정지’ = 그렇다면 내년인 2010년 HDD 시장은 어떤 모습일까? 일단 씨게이트가 차세대 인터페이스인 SATA 6.0Gbps를 마벨(Marvell)사와 함께 개발해 최근 정식으로 공개했다.

     

    하지만 현재 HDD기술로는 일반 소비자용 7,200rpm 단일 HDD가 SATA 3.0Gbps의 사양조차 미치지 못하는 상황. 15,000rpm급 이상의 기업용 고성능 HDD나 RAID 기반 고성능이 요구되는 기업 시장을 제외하고는 당분간 상징적인 의미 외에 큰 이슈가 되지 못할 전망이다.

     

    특히 개인용 PC업계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텔조차 SATA 6.0Gbps 도입에 미온적이어서 올해는 그저 ‘맛만 보는’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물론 HDD 제조사들이 WD의 ‘벨로시 랩터’처럼 개인 소비자용 HDD에 10,000rpm을 본격적으로 도입해 성능 향상을 꾀한다면 SATA 6.0 Gbps가 본격적으로 도입될 시기는 더욱 빨라질 수 있다.

     

    HDD의 용량 역시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이미 씨게이트와 WD, 삼성전자와 히타치 등 주요 HDD제조사들은 3.5형 기준 장당 600GB를 상회하는 플래터 기술을 가지고 있는 상황. 즉 내년에는 최소한 2.5TB를 넘어서는 HDD가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HDD 업계는 한계가 슬슬 보이는 PC 시장보다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큰 소비자 가전(CE) 시장에 보다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유비쿼터스를 부르짖는 가전 기기들이 네트워크를 통해 다양한 디지털 데이터를 주고받기 시작하면서 그런 각종 데이터들을 저장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가격대비 용량비가 우수한 HDD가 부각되고 있는 것.

     

    특히 DVR 및 PVR, 영상감시 시스템, 셋톱박스 등 대용량이 요구되는 영상 가전을 중심으로보다 다양한 분야에 HDD가 저장장치로 적용되면서 HDD의 본격적인 ‘탈 PC’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베타뉴스 최용석 (rpch@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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