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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상품 써보니…] 씨게이트 바라쿠다 XT 2TB


  • 최용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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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09-12-03 20:52:11

    2009년은 씨게이트에 있어 그다지 기억하고 싶은 해가 아닐 것이다.

     

    내우외환(內憂外患)이라 했던가. 안으로는 작년 말부터 시작된 불황과 그에 따르는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쏟아 부었다면, 밖으로는 올해 초 업계를 뒤흔든 ‘펌웨어 문제’로 인해 브랜드 이미지에 적잖은 타격을 입으면서 경쟁사들에 비해 큰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물론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업계를 대표하는 기업 중 하나로서 내년까지 주저앉아 있을 씨게이트가 아닐 것은 누구나가 다 아는 사실이었으며, 그 타이밍이 언제가 될 것이냐가 관심사였다.

     

    그리고 씨게이트는 올해가 가기 전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전격 도입한 ‘바라쿠다 XT’를 들고 나와 그러한 기대에 부응하는 한편, 내년 새 출발을 위한 재도약의 첫 발을 내디뎠다.

     

     

    ◇ 새로운 바다쿠다의 무기, SATA 6Gbps 인터페이스 = 씨게이트가 새로운 바다쿠다 XT와 함께 새롭게 선보인 ‘비장의 무기’는 다름 아닌 SATA 6.0Gbps 인터페이스. 현재 널리 쓰이는 SATA 3.0Gbps(SATA II)에 비해 최대 전송 속도를 2배로 높인 차세대 인터페이스다.

     

    바라쿠다 XT가 업계 최초로 SATA 6Gbps 인터페이스를 장착하고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씨게이트와 반도체 전문기업 마벨(Marvell)사가 SATA 6Gbps 표준 규격 개발 및 보급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복잡한 이야기는 훗날 다시 하도록 하고, 일단 바라쿠다 XT는 2TB의 용량에 7,200rpm의 회전속도와 4장의 플래터 구성, 64MB에 달하는 캐시메모리 등을 갖췄다. 사양만 놓고 보면 현재 시장에 출시된 2TB급 HDD 중에서 최상급에 속한다.

     

    하지만 가장 궁금한 성능은? 과연 현재 일반적인 SATA의 두 배에 달하는 SATA 6Gbps의 속도와 대역폭을 잘 살리고 있을까? 안타깝게 그렇지 못한다. 테스트 결과, 분명 지금까지 만나본 2TB HDD 중에서 최고 수준의 성능이긴 했지만 인터페이스의 차이만큼 압도적인 성능차를 보이는 것은 아니었다.  참고로 테스트에 사용된 메인보드는 마벨사의 SATA 6Gbps 컨트롤러를 내장한 아수스의 고급형 메인보드 ‘P7P55D-E 프리미엄(Premium)’였음을 밝혀둔다.

     

    혹시나 해서 SATA 3Gbps 모드로 연결해 놓고 테스트를 진행해도 거의 동일한 결과가 등장했다.그런 결과는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었다. 현재 7,200rpm급 HDD 기술로는 SATA 6Gbps는커녕 3Gbps도 완벽히 다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순간전송속도(burst rate, HDTune기준)에서  SATA 6Gbps로 연결했을 때 조금 더 놓은 결과가 나왔을 뿐이었다.

     

    그렇다면 SATA 6Gbps는 지금 시점에서 무용지물인 것일까? 단일 드라이브만 놓고 보면 큰 의미 없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조금 시선을 바꾸어, RAID를 통해 다중 드라이브로 고성능 스토리지 환경을 꾸미면 얘기가 달라진다.

     

    현재 HDD 수준으로도 성능적인 면을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는 RAID 0 또는 5 구성 시 경우에 따라 SATA 3Gbps의의 대역폭을 넘어서는 속도가 나올 수 있다. 그런 고성능 환경에서 SATA 6Gbps 기술은 비싼 SAS 인터페이스 솔루션에 비해 훨씬 저렴하면서도 버금가는 성능의 스토리지 환경을 꾸밀 수 있게 해 준다.

     

    인터페이스만 독립적으로 놓고 보면, HDD보다 성능에서 보다 우위에 있는 SSD(Solid State Drive)에도 SATA 6Gbps 인터페이스는 보다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씨게이트 역시 SSD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을 것은 분명하다.

     

    ◇ 단순 성능 이상의 중요한 의미가 담긴 HDD = 결론은 바라쿠다 XT의 SATA 6Gbps 인터페이스 지원은 기업 사용자나 전문가 그룹이 아닌 개인 사용자들에게 있어서 아직까지 매력적인 요소는 아니다. 그저 ‘성능이 괜찮은 새로운 7,200rpm 2TB HDD’일 뿐이다.

     

    하지만 일반 소비자 시장보다 시장 및 거래 규모가 큰 기업시장에서 봤을 때 바라쿠다 XT는 상당히 매력적인 제품이다.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고가의 SAS기반 솔루션에 버금가는  환경을 구축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씨게이트 역시 현 시점에서는 그쪽을 먼저 바라보고 이 제품을 출시했을 가능성이 높다. 지금 당장이 아닌 앞으로의 미래를 내다보고 선보인 제품이라 하겠다.

     

    오늘날 한 분야에서 관련 기술을 ‘주도한다’는 것은 그것을 뛰어 넘는 기술이 등장하기 전까지 시장을 어느 정도 좌지우지할 수 있는 힘을 갖는다는 말과 같다.

     

    씨게이트는 이번 바라쿠다 XT와 이에 내장된 SATA 6Gbps 인터페이스를 통해 시장을 선점함으로써 향후 수 년간 관련 시장을 이끌어갈 힘과 명분이 생겼다.

     

    올해의 좋지 않았던 기억들을 떨쳐버리고, 새로운 2010년을 준비하고 있는 씨게이트로서는 바라쿠다 XT가 당장 눈에 보이는 성능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 제품이라 볼 수 있다.




    베타뉴스 최용석 (rpch@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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