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사설

[기자수첩] 그린 열풍 속 판치는 ‘짝퉁그린’ 경계해야


  • 최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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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09-07-29 17:12:10

     

    지금 대한민국의 그린 열풍에 휩싸였다.  ‘그린’이라는 글귀만으로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의심없이 친환경이니 유기농 제품임을 철썩같이 믿고 구매하곤 한다.


    이렇듯 친환경, 유기농, 절전이라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그린’은 생필품에서부터 패션, 식품, IT기기,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접목된 분야도 다양하다. 그린에 열광하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역시 활발하다. 마치 가스렌지 위에서 펄펄 끓고 있는 냄비 속 물처럼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그린 열풍이 한창이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는 옛말처럼 야채를 먹더라도 농약을 치지 않은 무농약, 친환경이 좋을 것이고, 절전기능을 담은 가전제품이나 IT기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경쟁하 듯 내놓는 것도 친환경 열풍을 등에 업은 마케팅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물론 그린, 친환경, 유기농, 절전은 좋은 것임에는 틀림없다. 지구의 환경을 생각하는 진정한 그린 제품이라면 말이다. 무농약 채소 구매자가 늘수록 숨쉬는 땅이 늘어날 것이며, 절전 기능을 가진 가전제품의 사용이 늘어날수록 에너지 낭비를 막을 것이다. 여기에 검은 매연을 뿜어내는 자동차 대신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도로위를 달린다면, 도심의 공기가 한결 깨끗해질 것이다.


    문제는 진정한 그린 제품과 함께 ‘그린’스럽지 못한 제품들도 그린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다는데 있다.


    무늬만 '그린' 아닌지 생각해 볼 일


    한 예로 대형 할인마트 식품코너의 두부를 보자. 판매원들은 하나같이 해당 업체의 두부는 유기농 콩이니 국산 유기농 콩으로 만든 제품이라고 홍보한다. 가정주부라면 당연히 일반 두부보다 유기농 콩을 재료로 쓴 두부에 손이 간다. 그렇다면, 전국 할인매장과 소매상으로 유통되는 유기농 두부의 주 재료인 콩을 국내에서 순수 생산한다는 그들의 말이 사실일까? 사실여부는 그네들만 알 것이다.


    가장 기초가 되는 먹거리 조차도 이러한데, 생필품이니 가전제품, IT기기 등은 굳이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럼에도 소비자는 믿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사실이 아니라고 한들 증명할 길이 없지 않은가.


    유기농이니 친환경, 그린이라고 하면 무조건 사고보는 소비자의 태도에도 분명 잘못된 부분이 있다. 그러나 애초 소비자의 군중심리를 이용해 얄팍한 상술을 부리는 업체의 태도가 더 큰 문제.


    그린이라고 하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소비자 덕분에 ‘짝퉁 그린’이 어느새 친환경 제품 속으로 파고 들었다.


    ‘믿고사는 사회 건전한 사회’라는 문구가 한때 유행하던 시절도 있었다. 누구하나가 좋다고 하면 덮어놓고 사고보자는식의 소비심리도 문제지만, 소비자의 심리를 이용해 가짜 그린을 버젓이 내놓는 그들의 의식구조 변화가 절실한 때다.


    베타뉴스 최현숙 (casalike@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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