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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D도 이제 ‘인텔 인사이드’, 인텔 X25-M/X25-E


  • 최용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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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09-07-07 22:56:55

    SSD도 이제 ‘인텔 인사이드’

    ‘인텔’ 하면 컴퓨터에 관심이 조금이나마 있는 이들이라면 모를 리 없는 CPU 전문 제조사다. 컴퓨터에 관심이 없는 이들이라 하더라도 여러 광고를 통해 ‘코어2듀오’, ‘코어2쿼드’, ‘센트리노2’ 등 CPU나 메인 플랫폼을 말하는 단어를 쉽게 접할 수 있을 정도로 친숙해진 업체 중 하나다.

     

    강력한 맞수 AMD 역시 건재하지만, 여전히 ‘PC용 CPU라면 인텔’이라는 인식은 아직까지 시장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이는 인텔이 전 세계적으로 진행했었던 ‘인텔 인사이드’ 마케팅 프로모션에 힘입은 바 크다.

     

    이전 ‘펜티엄’ 프로세서 시절, 인텔은 자사 CPU를 장착한 PC에 특유의 ‘인텔 인사이드(Intel Inside)’로고를 붙이도록 했으며, 여러 광고에서도 이를 계속 강조해 왔다. 결국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 ‘CPU=인텔’이라는 일종의 공식을 각인시키는데 성공했으며, 그 결과가 현재 인텔이 업계 최고의 프로세서 업체로 확고부동한 위치를 차지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다른 쪽으로 눈을 돌려, 최근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대체할 차세대 저장장치로 SSD(Solid State Drive)가 부각되고 있다. HDD에 비해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더욱 강력한 성능을 제공, 시스템의 전체적인 성능을 한 단계 끌어 올리는 저장장치로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SSD 분야에서도 시장에서도 대표적인 선도업체인 인텔은 독자적인 SSD 제품들을 통해 다시 한 번 ‘인텔 인사이드’신화를 일구고 있다.

     

     


    CPU만 아니라 ‘SSD 전문기업’이기도 한 인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일반적으로 인텔은 ‘CPU 전문회사’로 쉽게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인텔은 단순히 CPU만 만드는 회사는 아니다. 대표적인 제품이 CPU일 뿐이지, 메모리와 비메모리를 통틀어 엄청나게 다양한 반도체 관련 제품을 만드는 곳이 바로 인텔이다.

     

    인텔 CPU를 사용한 시스템에서 볼 수 있었던 '인텔 인사이드'로고

     

    SSD의 핵심 구성 요소인 플래시메모리와 컨트롤러 등을 모두 개발 및 제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인텔은 이미 오래 전부터 SSD 시장을 이끌어온 대표적인 시장 선도 업체다. 오늘날 수많은 업체들이 SSD 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인텔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독자적인 SSD를 만들 수 있는 기업은 기껏해야 한 손 꼽을 정도에 불과하다. 바꿔 말해 SSD에 관해서 업계 최고의 기술을 가진 업체가 다름 아닌 인텔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통 SSD는 사용하는 플래시메모리의 종류에 따라 SLC(Single Level Cell)와 MLC(Multi Level Cell)라는 두 가지 종류로 나뉜다. 메모리 소자가 단층으로만 구성된 SLC는 가격이 비싸고 용량은 작아도 고성능 SSD를 만들 수 있으며, 메모리 소자가 다층 구조를 이루는 MLC는 성능은 SLC보다 처지는 반면 SLC에 비해 훨씬 저렴한 비용에 큰 용량의 구성이 가능하다.

     

    SLC 제품 및 MLC 제품을 모두 공급하고 있는 인텔

     

    인텔의 SSD 라인업 역시 SLC와 MLC를 사용하는 제품들로 구분되어 있다. 고성능 SLC 라인업으로는 ‘X25-E 익스트림(Extreme)’ 시리즈가 있으며, 용량을 우선한 MLC 라인업에는 ‘X25-M 메인스트림(MainStream)’ 시리즈가 있다.

     

    구성하는 플래시 메모리의 종류는 서로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인텔의 X25 SSD시리즈는 동일한 외관 디자인을 가졌다. 제품의 구분은 부착된 라벨을 통해서 확인이 가능하다.

     

    안정성을 위해 금속 케이스를 채택한 인텔 X25 시리즈

     

    일반적인 반도체 메모리는 HDD의 자기 디스크와 달리 충격이나 진동 등의 물리적인 외부 요인에 대해서는 매우 우수한 특성을 가진 반면, 정전기와 누설전류 등과 같은 전기적인 외부 요인에는 취약한 면을 가지고 있다. 또 장시간 데이터를 읽고 쓰는 동작을 반복하다보면 HDD와 마찬가지로 열이 발생하게 된다.

     

    그렇기에 거의 대다수의 SSD들은 HDD와 마찬가지로 금속 재질의 케이스를 사용한다. 외부의 전기적 위험 요소로부터 내부의 플래시 메모리를 보호함은 물론, 내부에서 발생하는 열을 외부로 빠르게 배출하기 위함이다.

     

    업계 표준인 SATA 3.0Gbps 인터페이스를 채택

     

    인터페이스 역시 최근 저장장치의 표준인 SATA 3.0Gbps 인터페이스를 가지고 있다. 현재 상용화되고 대중화된 인터페이스로는 가장 빠른 전송속도 및 대역폭을 제공해주는 만큼 강력한 성능의 SSD에 적합한 인터페이스라 할 수 있다.

     

    업계 최고수준의 강력한 성능


     

    SSD의 구조는 의외로 간단하다. 컴퓨터로부터 들어오고 나가는 데이터를 통괄해 플래시메모리에 읽고 쓰는 ‘컨트롤러’와, 데이터를 최종적으로 저장하는 ‘플래시메모리’, 그리고 데이터 병목 현상을 줄이는 버퍼 메모리가 SSD를 이루는 핵심 부품의 전부다.

     

    MLC 제품인 X25-M의 내부 기판 컨트롤러(적색상자)와

    낸드(NAND) 플래시메모리(황색 상자) 모두 인텔의 제품이다

     

    인텔의 X25 SSD제품들도 그런 ‘법칙’을 확실하게 준수하고 있다. 큼직한 컨트롤러 칩과 버퍼용 DRAM, 그리고 플래시 메모리가 2.5형 폼팩터 기판 안에 오밀조밀 모여 있다. 그 형태는 SLC 모델인 X25-E나 MLC 모델인 X25-M 모두 다르지 않다.

     

    재밌는 점은 컨트롤러와 플래시메모리는 인텔 자사의 제품인데 반해 버퍼 역할을 하는 DRAM은 삼성제품이 사용됐다는 점이다. 인텔이라고 DRAM을 만들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DRAM만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삼성 제품이 단가 면에서는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채택된 것으로 보인다.

     

    형태와 구성, 컨트롤러는 SLC 기반 X25-E도 차이 없다

     

    또 하나, 여타 SSD 제품에서 볼 수 없던 인텔 제품만의 특이한 점은 컨트롤러와 플래시메모리 주변이 모두 검정색 수지로 덮었다는 것이다. 정확한 이유야 따로 있겠지만, 추측컨대  메모리 및 컨트롤러에서 공기 중에 노출된 핀들을 보호하는 한편, 심한 물리적 충격이 가해지는 경우 PCB 기판 패턴이 떨어져나가 단선 및 파손되는 것을 막기 위한 인텔만의 또 다른 조치라 생각된다.

     

    SLC 모델 X25-E와 MLC 모델 X25-M 모두 인텔의 동일한 컨트롤러가 사용됐다. 하나의 컨트롤러가 SLC 및 MLC에 모두 대응하는 것으로 보인다.

     

    ◇ 이미 이름난 인텔 SSD의 강력한 성능 = 많은 이들이 SSD를 차세대 저장장치로 꼽는 이유는, 당연히 일반적인 HDD에 비해 작은 크기와 우수한 성능 때문이다. 특히 인텔의 SSD 제품들은 업계 선도 업체의 제품답게 우수한 성능이 정평이 나있다.

     

    인텔측이 밝힌 제품 사양만으로도 MLC 모델인 X25-M 메인스트림이 읽기 최대 250MB/s, 쓰기 70MB/s의 성능을, SLC 모델인 X25-E 익스트림은 읽기 최대 250MB/s, 쓰기 170MB/s의 성능을 가지고 있다. 이만하면 MLC 제품의 쓰기 속도를 제외하고는 업계 최고 수준의 속도다.

     

    X25-M 메인스트림 성능 테스트

     

    X25-E 익스트림 성능 테스트


    X25 시리즈 파일 벤치마크 테스트(좌 X25-M, 우 X25-E)

     

    여기에 실제 확인해본 인텔 SSD 제품들의 성능은 그를 충분히 뒷받침하고 있었다. 특히 읽기 성능은 문서상의 사양에 비해 약간 못 미치는 정도로 나왔지만, 쓰기 속도만큼은 오히려 사양을 상회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인텔 SSD X25 시리즈 순차 읽기/쓰기 성능 테스트 결과(HDTune Pro 3.5)

     

    더군다나 경쟁사의 제품들이 최신의 칩셋으로 성능을 내고 있는 것에 비해, 인텔의 X25시리즈는 사실 작년에 개발되어 시판되기 시작한 제품들이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물론 그 사이에 전혀 변화가 없던 것은 아니다.

     

    이미 인텔은 자사 SSD제품들의 성능 개선을 위한 펌웨어 업그레이드를 단행한 바 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업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그만큼 인텔 X25시리즈 SSD의 우수성을 반증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SSD 대중화의 한 축 맡아

     

     

    CPU도 그렇지만 인텔이 PC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보통이 아니다. PC산업 자체가 인텔의 행보에 맞춰 따라가고 있다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실제로 인텔이 내놓은 저전력 모바일 프로세서 ‘아톰(Atom)’은 ‘넷북(Netbook)’ 및 ‘넷톱(Nettop)’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며 PC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을 정도다.

     

    그만한 시장 영향력을 가진 인텔은 SSD 부문에서도 시간이 흐를수록 시장 진출 및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X25 시리즈는 사실 인텔의 SSD 시장 진출을 위한 전초전에 불과하다. 비공식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인텔은 300MB급 용량의 신 모델을 준비하는 등, 차근차근 차세대 SSD 제품들을 선보이기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갖추고 있다고.

     

    어쨌든 국내 시장에서도 인텔 SSD의 시장 공략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미 오래 전부터 인텔의 CPU와 메인보드 제품군, 히타치 하드디스크 등을 공급해온 인텍앤컴퍼니가 새롭게 인텔 SSD의 총판까지 담당한 이후 인텔 SSD의 시장 진출은 조용하게, 하지만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특히 인텍앤컴퍼니의 경우 대기업 브랜드 못지않은 사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안심하고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장점도 충분히 갖췄다.

     

    오랜 시간 인텔 제품을 공급해온 인택앤컴퍼니의 제품 보증 스티커

     

    선택의 폭도 충분히 넓다. 대부분의 SSD 업체들이 보급형 MLC 제품군에 주력하는데 반해 인텔은 고성능을 위한 SLC 모델과 용량 및 보급형 시장을 위한 MLC 모델까지 모두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한 해 동안 SSD의 시장이 크기를 늘리는데 주력했다면, 올해 들어서는 본격적인 대중화의 길에 들어섰다. 그리고 그 한축을 CPU로 친숙해진 인텔이 맡고 있다. 물론 SSD가 HDD를 완전히 대체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도 많고, 시간도 더 필요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SSD가 대중화가 될수록 CPU와 메인보드를 넘어 SSD 분야에서도  ‘인텔 인사이드’라는 구호가 어색해지지 않을 것은 명확해 보인다.


    베타뉴스 최용석 (rpch@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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