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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시장을 노리는 ‘강한 녀석’ WD 벨로시랩터 74GB


  • 최용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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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09-06-29 00:01:32

    기업시장을 넘보는 '사나운 공룡'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전문기업 웨스턴디지털(이하 WD)의 ‘랩터(Raptor)’ 시리즈는 하드웨어 마니아라면 누구나 ‘아 그거!’라고 탄성을 지를 정도로 고성능 HDD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한지 오래된 제품이다.

     

    특히 재작년 말, WD는 크기는 더욱 작아지고, 소음과 발열, 전력 소모는 크게 낮추는 반면 성능과 용량을 크게 개선시켜 더욱 강력해진 신형 ‘벨로시랩터(VelociRaptor)’를 선보이며 랩터 시리즈의 명성을 잇는데 성공했다.

     

    그동안 마니아나 전문가들을 주 대상으로 하던 WD 벨로시랩터는 그 역할을 ‘WD 캐비어 블랙’ 시리즈에 넘겨주고 새로운 ‘먹잇감’을 향해 그 날카로운 이빨을 들이대기 시작했다. 더욱 강력한 성능과 안정성을 갖춰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더욱 '가혹한 정글'이라 할 수 있는 기업 시장으로 말이다.

     

     

     

    처음부터 기업 시장을 고려한 벨로시랩터

    벨로시랩터는 첫 출시 이후 지금껏 2번 모습을 바꿔왔다. 처음 선보인 밸로시랩터는 가로세로 크기는 일반 2.5형 HDD와 같지만 두께는 다른 ‘엔터프라이브 폼팩터’를 가진 본체와, HDD로서는 유래 없는 대형 방열판이자 가이드, 충격 및 진동 방지 시스템인 ‘아이스팩’ 마운팅 프레임이 합쳐진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처음부터 WD는 벨로시랩터를 단순 하이엔드급 HDD에만 머무르게 할 생각은 없었다. 2.5형 엔터프라이즈 폼팩터를 채택한 것부터 이미 기업시장 공략을 위한 제품이라는 것을 여과 없이 그대로 드러냈던 것.

     

    새로운 아이스팩을 장착한 벨로시랩터

     

    그리고 첫 벨로시랩터가 등장한지 얼마 안돼 본격적으로 기업 시장에 적합한 2가지 모델이 라인업에 추가됐다. 하나는 고성능 블레이드 서버 등에 적합하도록 아이스팩 마운팅 프레임을 빼버린 것(WD~BLFS)이었으며, 다른 하나는 백플레인과 호환성을 갖춘 새로운 아이스팩 마운팅 프레임을 장착한 것(WD~HLFS)이었다.

     

    새로운 아이스팩 마운팅 프레임은 백플레인 호환성도 갖췄다

     

    하지만 벨로시랩터가 기업용 고성능 제품으로 탈바꿈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시장에서는 고성능을 추구하는 마니아들 및 전문가들을 제외하고는 기업시장에서 큰 반향을 끌어내지 못했다. 이는 그동안 벨로시랩터가 개인 소비자용 제품들과 같은 채널에서 판매되다보니, 정작 노렸던 기업 시장의 문을 제대로 두드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벨로시랩터의 새로운 총판 한성SMB솔루션의 보증스티커가 눈에 띈다

     

    최근 WD코리아는 기존의 리테일 채널들을 통해 공급되던 벨로시랩터를 새로운 단일 채널로 재편했다. 그 주인공은 기업용 서버 및 스토리지 솔루션 전문기업 한성SMB솔루션. 기업용 솔루션을 전문적으로 공급하던 노하우를 살려 더욱 적극적이고 강력하게 기업 시장용 고성능 HDD 시장 공략을 강화하겠다는 WD의 굳은 의지가 그대로 드러난 채널 정책 변화다.

     

    SAS 인터페이스와 호환되는 SATA 3.0Gbps 인터페이스

     

    고성능 기업용 HDD로서 제 2 도약 노린다



    샘플로 제공된 벨로시랩터 74GB 제품은 사실 전혀 새로운 제품은 아닌, 기존에 공급되고 있던 제품이다. 실질적으로 본격적인 기업 시장 공략은 더욱 큰 용량인 150GB 및 300GB 모델이 하게 될 가능성이 크며, 74GB 모델은 여전히 전문가나 마니아들이 주 타깃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제품 역시 기업 시장을 위한 백플레인 지원 2세대 아이스팩이 적용됐으며, 새로운 채널사인 한성SMB의 보증 스티커는 같은 제품임에도 뭔가 다른 인상을 풍기고 있다.

     

    ◇ 여전히 매력적인 강력한 성능 = 최근엔 차세대 저장장치 SSD(Solid State Drive)가 특유의 작은 크기와 성능 등의 장점을 앞세워 고성능 HDD 시장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하지만 벨로시랩터는 여전히 기업용 고성능 HDD로서 매력적인 제품이다.

     

    HDTune 벤치마킹 읽기(위) 및 쓰기(아래) 테스트

     

    샘플 제공된 74GB 모델의 경우만 하더라도 읽기/쓰기 공히 120MB/s급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웬만한 보급형 SSD보다 충분히 우수한 성능이다. 게다가 벨로시랩터는 SSD에 비해 HDD가 갖는 ‘가격 대비 용량’이라는 장점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다. 비슷한 가격의 MLC기반 SSD에 비해 두 배 가까운 용량의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것.

     

    보급형 SSD를 우습게 보는 안정적이고 강력한 성능

     

    한편으로는 최근 불거지고 있는 SSD의 안정성 문제 또한 기업용 고성능 스토리지로서 벨로시랩터의 손을 들어주고 있는 상황이다. 기업시장에서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다름 아닌 ‘안정적인 성능’. 사용 시간 및 상태에 따른 성능 변화의 폭이 적지 않은 SSD와 달리 벨로시랩터는 오래 사용해도 한결같은 성능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벨로시랩터 시리즈의 막내라 할 수 있는 74GB 제품에서도 이정도인데, 형님뻘인 150GB 및 300GB 모델이라면 두말할 필요도 없을 듯.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옛말이 있다. 벨로시랩터 시리즈 자체는 이미 ‘새 술’이라고 보기엔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다. 하지만 목표를 새롭게 잡고, 유통 채널도 새롭게 바뀌는 등 새로운 변화를 맞아 ‘새 부대’에 담긴 벨로시랩터는 이미 ‘새 술’이나 다름없다.

     

    그렇게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제 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WD 벨로시랩터. 치열한 기업 시장에서의  선전을 기대해 본다.


     
     


    베타뉴스 최용석 (rpch@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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