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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용 프린터, 'A3' 지고 'A4' 복합기가 뜬다


  • 방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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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09-06-24 18:09:24

    중소기업용 프린터 시장에 A4 기반 복합기가 떠오르고 있다.

     

    기업용 프린터 시장 변화가 심상치 않다. A4 복합기가 최근 부쩍 두드러진 움직임을 보이며 기업용 프린터 시장을 뒤흔들 태세를 갖추고 있다.

     

    가정용 프린터와 달리 기업용 프린터 시장은 프린터 전문 업체와 사무기기 전문 업체가 대립하는 구도를 이뤄 왔다.

     

    특히 복사, 스캔, 팩스 등의 기능을 담은 기업용 복합기 시장의 경우 복사기 시장에서 탄탄하게 기반을 다져 온 사무기기 전문 업체의 A3 프린터 제품군이 강세를 보여 왔다. 프린터 업체들은 이러한 시장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해 밀려난 탓에 어쩔 수 없이 A4 프린터로 승부하는 성향이 짙었다.

     

    후지 제록스가 내놓은 A4 기반 컬러 레이저 복합기 DPC1190FS

     

    ◇ 사무기기·프린터 업체, 너나 할 것 없이 A4 복합기로 승부 = 그렇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기업용 A4 프린터, 그 중에서도 다양한 기능을 한 몸에 담아 편리함을 추구한 복합기 시장이 무시하지 못할 만큼 커졌기 때문이다. 프린터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과 성능을 내세우며 꾸준하게 시장을 키워 온 것이 빛을 보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사무기기 업체의 A4 기반 복합기 제품군 강화다. 최근 들어 주요 사무기기 업체들이 A4 기반 복합기 신제품을 활발하게 선보이며 A4 제품군 시장까지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후지 제록스 프린터스가 내놓은 DPC1190FS는 A4 기업용 프린팅 시장을 타깃으로 한 컬러 레이저 복합기다. 인쇄는 물론 복사, 스캔, 팩스 기능까지 갖춘 이 제품은 중소기업을 비롯해, SOHO 및 개인까지 부담 없이 쓸 수 있는 실속형 제품이다.

     

    컬러 12ppm, 흑백 16ppm의 빠른 인쇄 속도와 600×600 dpi의 출력 품질을 가졌다. 384MB 메모리를 달아 많은 양을 인쇄해도 거뜬하다. 다이렉트 팩스 기능으로 스캔 후 PC를 통하지 않고서도 프린터에서 바로 이메일을 보낼 수 있다. 네트워크를 통해 스캔한 문서를 손쉽게 공유할 수도 있다.

     

    신도리코 또한 최근 컬러 레이저 복합기 MF C2250 등 A4 프린터 제품군 신제품 4종을 선보이며 A4 출력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시작했다. 신제품은 친환경, 유지비용 절약, 업무시간 절약, 사무공간 절감의 ‘4S’를 컨셉으로 내세운다.

     

    흑백/컬러 모두 1분에 25장을 출력하는 빠른 인쇄 속도를 가지며 넉넉한 640MB 메모리로 대용량 인쇄도 문제 없다. PC와 직접 연결하지 않고도 출력할 수 있는 USB 호스트 기능도 갖췄다. 양면출력을 기본으로 지원하며 토너/드럼을 분리형으로 만들어 유지 비용을 아꼈다.

     

    A4 기반 복합기 시장의 주도권을 쥐고 있던 프린터 업체의 텃세도 만만찮다.

     

    A4 기반 레이저 복합기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삼성전자는 기업 및 개인 프린팅 환경의 개선을 돕는 ‘삼성 유니버설 드라이버’ 및 ‘삼성 애니웹 프린트’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배포함으로써 기업 시장의 경쟁력을 더욱 높였다.

     

    유니버설 프린트 드라이버는 하나의 드라이버만으로 모든 프린팅 장치를 설치 및 관리할 수 있어 기업의 효율적인 인쇄 운영을 돕는다. 웹 콘텐츠에서 원하는 부분만 출력할 수 있는 애니웹 프린트로 불필요한 출력을 최소화, 종이 및 토너를 절약하도록 한 것도 눈에 띈다. 이미 A4 기반 복합기 제품군으로 업계 1위를 확고히 다진 삼성전자는 사무기기 업체들의 공격을 막아내는 동시에 역으로 A3 시장까지도 넘본다는 전략이다.

     

    한국엡손은 레이저 복합기 대신 잉크젯 복합기 제품군을 내세우며 실속을 차리는 소규모 사무실을 공략한다. 엡손 스타일러스 오피스 TX600FW는 고성능 레이저 복합기 못지 않은 기능을 담았다. 인쇄·복사 속도는 고속 모드에서 흑백/컬러 모두 38ppm이다.

     

    일반모드에서도 인쇄 속도가 흑백 29ppm, 컬러19ppm으로 보급형 레이저 복합기보다 한 수 위다. 또 한국엡손은 자사의 비즈니스 잉크젯 제품 구매자를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빔 프로젝터, 노트북 PC를 선물로 주는 등 비즈니스 프린터 제품군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행사를 열고 있다.

     

    ◇ 기업용 프린터 ‘A4 복합기’ 시대 오나 = 한국 IDC의 조사 결과 작년 국내 레이저 복합기 시장은 A4 기반 복합기가 75퍼센트, A3 기반 복합기가 25퍼센트의 비율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A4 기반 복합기 시장이 지금보다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값만 따진다면 A3 기반 복합기가 여전히 전체의 70퍼센트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건재해 보이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A3 디지털 복합기의 값이 비싸기 때문일 뿐이다.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는 A4 기반 복합기의 비중은 이미 A3 기반 복합기를 위협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올라섰다.

     

    설계, 그래픽 관련 업종이 아닌 이상 요즘은 A3 출력을 할 일이 그리 많지 않다. 값 싸고 성능 좋은 A4 디지털 복합기를 놔두고 굳이 값 비싼 A3 사무용 복합기를 살 필요가 없게 된 것이다. 사무실 규모가 작다면 A4 복합기 한 대면 굳이 더 바랄 것이 없다.

     

    쏠쏠하게 재미를 보던 OA기기 업체들이 A4 복합기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는 것은 A3 복합기 시장이 예전만 못하다는 방증이라 할 수 있다. 기업용 프린터 시장을 A4 기반 복합기가 꽉 잡게 될 날이 그리 멀지만은 않아 보인다.


    베타뉴스 방일도 (idroom@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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