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속도저하? 이제 걱정 끝! 티뮤 지스킬 팔콘 SSD


  • 최용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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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09-06-20 10:48:57

    고성능 메모리 전문업체의 SSD

    오랜 세월동안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는 컴퓨터용 저장장치로서 대적할 상대가 없었지만, 최근 들어서 역사상 가장 강력한 경쟁자 SSD(Solid State Drive)가 등장함에 따라 최고의 위치가 흔들리고 있다.

     

    고속으로 회전하는 원형 자기 디스크에 헤드가 왔다 갔다 하면서 데이터를 기록하는 HDD와 달리, 반도체 산업의 꽃이라 할 수 있는 플래시 메모리를 저장장치로 사용하는 SSD는 물리적, 기계적 특성은 물론 성능까지 기존의 HDD를 훨씬 뛰어넘는 성능까지 갖춰 HDD를 대신 할 차세대 저장장치로 각광받고 있다.

     

    더군다나 초기의 엄청나게 비쌌던 가격에서 이젠 노려봄직한 가격대로 떨어짐에 따라 적지 않은 이들이 SSD로의 업그레이드를 하는데 있어 부담도 크게 줄었다.

     

    최근에는 여러 회사들이 다양한 형태의 SSD를 내놓고 시장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전통의 HDD 업체들마저 하나 둘 SSD 시장으로 진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런 가운데 티뮤코리아가 고성능 메모리 전문 브랜드 지스킬(G.SKILL)사의 최신 SSD인 ‘팔콘(FALCON) 시리즈’를 국내에 출시했다.

     

     

     

    돋보이는 국산 컨트롤러

    일반적인 PC용 HDD는 3.5형 폼팩터 제품이 ‘표준 크기’로서 사용되고 있지만, SSD는 노트북용 HDD에서 주로 채택하고 있는 2.5형 폼팩터가 표준 크기로 정착되고 있다. HDD와 달리 기계적인 구동부분이 없을뿐더러, 저장 매체인 플래시메모리의 크기가 매우 작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큰 3.5형 폼팩터를 고집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SSD의 표준 크기로 자리 잡은 2.5형 폼팩터의 지스킬 팔콘 SSD

     

    지스킬 팔콘 SSD 역시 그러한 업계의 흐름을 그대로 따른 2.5형 폼팩터를 가지고 있는 제품이다. 검정색 무광택의 케이스에 흰색 배경으로 붉은색 ‘팔콘(Falcon)’로고가 선명한 스티커가 강렬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알루미늄 재질의 케이스는 행여 발생하는 열 배출에 도움이 된다


    코팅 처리된 팔콘 SSD의 몸체의 첫 촉감은 플라스틱 재질을 연상시키기도 했지만, 금속 재질 특유의 찬 기운이 손끝에서 전해진다. 견고성과 내 충격성은 물론, 빠른 열 발산을 위해 알루미늄 합금 재질의 케이스가 사용됐다고 티뮤 측은 설명하고 있다. 제품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가 기재된 밑면 역시 금속제 커버를 사용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독특하게도 제품 성능이 표기된 지스킬 팔콘 SSD


    최근 유통되는 SSD들을 보면 기본적인 용량 외에 제품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기재된 경우가 매우 드물다. 하지만 지스킬 팔콘 SSD의 경우 기본 용량과 버퍼 역할을 하는 캐시 메모리 용량은 물론, 사양표에서나 볼 수 있는 읽기 및 쓰기 속도까지 기재되어 있다.

     

    제품에 기재된 최대 읽기 속도는 230MB/s, 최대 쓰기 속도는 135MB/s에 달한다. 웬만한 7,200rpm 3.5형 HDD에 비해 월등히 빠른 성능이다. 읽기 속도와 쓰기 속도가 크게 차이가 나고 있음은 이 제품이 MLC 기반 제품임을 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지스킬 팔콘 SSD의 밑면 커버 개방 모습


    제품 보증을 위한 봉인 실을 제거하고 밑면 커버를 제거하면 내부 기판과 컨트롤러 칩셋, 버퍼 캐시 역할의 DRAM이 먼저 드러난다.

     

    SSD의 구조를 간단하게 설명하면, 데이터를 저장할 플래시메모리와 여기에 외부에서 들어오고 나가는 데이터를 읽고 쓰는 역할을 하는 컨트롤러로 구성돼 있다. 특히 컨트롤러는 SSD의 성능을 가장 크게 좌우하는 핵심 부품이라 할 수 있다. 지스킬 팔콘 SSD는 최근 유수 SSD에 채택돼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는 대한민국의 인디링스(INDILINX)사의 ‘베어풋(Barefoot)’ 컨트롤러가 사용됐다.

     

    국내 기업 인디링스의 컨트롤러(오른쪽)와 64MB 버퍼 메모리(왼쪽)

     

    SSD가 어느 정도 대중화되기 시작되면서 그동안 눈에 띄지 않던 문제점들도 하나 둘 노출되기 시작하고 있다. 그 중 가장 큰 문제 2가지를 꼽아보면 플래시메모리의 데이터 읽기/쓰기 구조의 특성 때문에 발생하는 ‘장기간 사용시 속도 저하’문제와 사용 중 원인 모를 멈춤 현상, 즉 ‘프리징 현상’의 두 가지가 있다.

     

    인디링스사의 컨트롤러가 최근 각광받고 있는 이유중 하나는 바로 그 고질적 문제 중 하나인 ‘프리징 현상’을 현저하게 개선한 컨트롤러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최신 컨트롤러 모델인 ‘베어풋’ 기본 기능이라 할 수 있는 입출력 성능도 매우 우수해 세계 유수 브랜드 SSD 제품에 적극 채택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업체가 개발한 컨트롤러가 세계 시장서 선전하고 있다니, 한편으론 자랑스러운 일이다.

     

    컨트롤러 옆에는 데이터 입출력 시  병목현상을 줄이는 완충지대 역할을 하는 64MB의 버퍼 캐시 메모리가 내장되어 있다. 고성능 HDD의 경우도 32MB의 버퍼를 채택한 마당에 HDD보다 더 빠른 속도를 갖는 SSD인 만큼 더욱 넉넉한 용량의 캐시 메모리는 필수였으리라.

     

    컨트롤러와 버퍼 메모리 한쪽에는 플래시 메모리를 장착하는 곳으로 보이는 8개의 빈 자리가 보인다. 제공된 샘플 제품이 64GB 모델인 것을 감안하면, 128GB 제품의 경우 이 8개의 자리에도 모두 플래시메모리가 장착돼 있을 것이다.

     

    기판 반대쪽에 붙어있는 총 64GB의 플래시메모리

     

    내부 기판에서 컨트롤러와 버퍼 메모리가 장착된 방향의 반대쪽 면에 저장장치 역할을 하는 플래시 메모리가 가지런히 붙어있다. 장착된 메모리는 삼성의 MLC 제품으로, 8GB 용량의 플래시 메모리 8개가 장착돼 총 64GB(기가바이트)의 용량을 구성하고 있다.

     

    고질적인 속도 저하 문제, WIPER로 끝!

    외형적인 형태는 물론 동작 구조도 HDD와 전혀 다른 SSD지만, PC에 장착하고 연결하는 과정은 일반 HDD와 똑같다. 비어있는 SATA 포트에 지스킬 팔콘 SSD를 연결하면 설치 끝이다. 물론 별도의 드라이버 없이 PC에서 바로 인식한다.

     

    HD Tune Pro 테스트 결과

     

    HD Tune Pro 파일 벤치마크 테스트

     

    첫 연결 및 인식 후 HDD 성능 확인에 사용하는 테스트 툴로 지스킬 팔콘 SSD의 성능 측정을 행해봤다. 지속적인 읽기 쓰기 테스트에서의 결과는 제품에 표기된 속도에 다소 못 미치는 모습을 보였으나, 실제 파일을 읽고 쓰는 파일 벤치마크에서는 사양에 근접한 성능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SSD를 오래 사용하다보면 또 하나의 고질적인 문제인 ‘속도 저하’문제가 발생한다. 이는 플래시메모리의 데이터 읽기/쓰기 프로세스의 구조적인 문제로, 새로운 데이터를 기록하는데 있어 예기치 않은 딜레이가 발생함에 따라 전체적인 성능이 처음 사용할 때에 비해 크게 저하되는 현상이다. 그래서 SSD 사용자들 사이에는 그러한 속도 저하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지금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을 정도다.

     

    지스킬이 기본 제공하는 트리밍(Trimming) 프로그램 와이퍼(WIPER)

     

    하지만 지스킬 팔콘 SSD은 그러한 문제에 대해 처음부터 대처 방안을 제시하고 나섰다. 현재 SSD의 속도 저하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 중 하나로 완전히 지워지지 않고 남아있는 ‘쓰레기 정보’들을 깨끗하게 밀어버리는 방법이 제시되고 있는데, 그러한 전용 툴을 기본으로 제공하고 있는 것.

     

    ‘와이퍼(Wiper)’라는 이름의 이 프로그램은 원래 지스킬의 홈페이지에 사용자 등록을 하고 다운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영문으로 구성된 해외 사이트인 만큼 일반 사용자들이 접근하기는 쉽지 않은 일. 그래서 지스킬 팔콘 SSD의 국내 공급사 티뮤는 국내 사용자들도 쉽게 다운 받아 이용할 수 있도록 자사 홈페이지에서 이 프로그램을 간편하게 다운받을 수 있도록 했다.

     

    오랜 동안 읽기/쓰기를 반복하면 성능 저하가 뚜렷이 드러난다

     

    그럼 실제 와이퍼 프로그램의 효능(?)이 어떠한지 직접 테스트를 통해 확인해 봤다. 먼저 팔콘 SSD에 이런 저런 데이터를 읽고 쓰기를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비어있는 공간은 보이지는 않지만 쓸모없는 쓰레기 데이터들이 가득 남아 전체적인 성능을 떨어뜨리기 시작한다.

     

    와이퍼실행 후 읽기/쓰기 성능 테스트

     

    트리밍(와이퍼 실행) 전후 성능 비교

     

    하지만 와이퍼 프로그램을 한 번 실행시켜주면 이전에 비해 속도가 훨씬 정상적으로 나오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이 프로그램의 경우, 기존에 저장된 유효한 데이터, 즉 사용 중인 데이터에는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고 비어 있는 공간만 싹 정리한다. 중요 데이터의 백업 및 포맷 등의 과정이 필요 없다는 말이다. 가끔 생각 날 때 한 번 씩 돌려주면 첫 구매 시 못지 않는 성능을 꾸준히 유지시킬 수 있을 것이다.

     

    ◇ 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대처가 돋보여 = 최근 들어 SSD의 대중화는 어느 때 보다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지만 그 두 가지 치명적 문제, ‘프리징 현상’과 ‘속도 저하 현상’은 아직도 많은 이들의 SSD 업그레이드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미 어느 정도 해결책들이 제시된 상황이라고는 하지만, 남들보다 먼저 적극적으로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직접 실행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지스킬과 티뮤의 선택이 더욱 두드러져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한편으로는 차세대 OS로 출시 날짜만 기다리고 있는 윈도우 7에서는 와이퍼 프로그램과 같은 기능을 OS 차원에서 지원함에 따라 더 이상 복잡한 수고가 필요 없다고 한다. 그렇지만 그 전에 먼저 한 발짝 앞선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더 높은 점수를 줄만 하다.

     

    차세대 저장장치로 꼽히는 SSD. 그 시장은 갈수록 넓어지고 또 치열해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우수한 성능을 제공하고 있는데다, 사용자들을 한 번 더 생각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스킬 팔콘 SSD야말로 적절한 선택이 아닐 수 없다.





    베타뉴스 최용석 (rpch@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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