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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팅 소모품 부족 현상, 일부 업체 ‘사재기 논란’


  • 최용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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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09-04-10 14:50:12

    가격 인상 루머에 시세 차익노린 일부 업체 사재기 나서

     

    일반적으로 사무실에서는 한 대 이상은 갖추고 있고, 가정에서도 한 대 쯤은 갖추고 있을 다양한 종류의 프린터와 복합기.

     

    그러한 프린터나 복합기 등 프린팅 솔루션들은 잉크나 토너를 소모해 출력물을 생산해 낸다. 그만큼 프린터나 복합기를 지속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잉크와 토너로 대표되는 소모품들을 주기적으로 교체 및 보충해줘야 하는 것은 기본적인 상식이다.

     

     

    그런데 최근 유통 시장에서 정품 토너와 카트리지들을 구하기가 예전 같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 아주 구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막상 구매하려고 하면 재고가 다 떨어졌다느니, 조금 시간이 지나야 입고가 된다는 식의 이야기를 예전에 비해 많이 듣는다고.

     

    대부분의 프린터 소모품업체들은 일정수준의 재고를 보유한 상태에서 소비자에게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런데 이러한 기본적인 사항들이 최근들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대체 프린팅 솔루션 소모품 시장에 어떤 일이 발생한 것일까?

     

    ◇ 소모품 가격 인상 루머에 일부 유통업체 사재기 나서 = 원인은 단순했다. 최근 HP와 삼성 등 국내 주요 프린팅 솔루션 제조 및 공급사들이 잉크와 토너와 같은 주요 소모품의 가격을 인상한다는 루머가 돌기 시작했다는 것.


    정품 소모품 가격의 인상 요인으로는 환율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4월에 들어서면서 달러 대비 원화의 환율이 다소 안정세에 들어가긴 했으나, 그 이전 몇 달 간 고공행진을 거듭했던 환율 인상분이 소모품 가격에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특히 잉크와 토너 같은 소모품 원자재나 완제품 대부분이 해외서 수입되고 있기 때문에, 환율 인상분이 반영된다면 소모품 가격 인상은 피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일부 업체들이 소모품 사재기에 나선것으로 알려졌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이에 일부 총판 및 유통 업체들은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소모품업체들은 현재 판매되고 있는 소모품에 대해 대량 사재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인상 전후의 시세 차익을 노리고 일부 업체들이 사재기에 나서면서 실제로 유통되는 물량도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 업체들의 사재기와 더불어 실제로 제조 업체들의 공급량 자체도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각 업체별로 공식적인 가격 인상 발표는 아직 없지만, 실제 공급량이 감소됨에 따라 ‘소모품 가격 인상’이라는 루머가 더욱 설득력을 얻었다는 것이 시장 관계자들의 말이다.


    용산의 한 상가 관계자는 “사실로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여유 자금이 있는 일부 업체들이 잉크와 토너 등 소모품을 대량으로 사재기에 나섰다”라며, “업체들의 사재기로 인해 공급량이 부족해진 일부 모델의 경우 이미 거래 가격이 소폭 상승했으며, 벌써부터 상당한 시세 차익을 거두고 있는 업체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시장 상황을 전했다.


    특히 프린팅 솔루션 소모품 시장은 기업 구매 수요를 중심으로 꾸준하게 수요가 유지되는 시장 중 하나다. 이에 따라 최근 불황과 고환율로 마땅한 수익모델을 찾지 못하면서 여유 자금이 있는 업체들이 너도나도 ‘치고 빠지기’식의 소모품 사재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 프린팅 솔루션 업계 ‘당분간 관망세’ = 한편 HP와 삼성, 캐논 등의 프린팅 솔루션 제조사의 공식적인 소모품 가격 인상 소식은 아직 없는 상태다.


    한국HP의 한 관계자는 “분명 원자재 가격 상승과 환율 등의 문제로 인해 제품 및 소모품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현재 제품 및 소모품의 공급 가격은 예전 그대로이며, 현재로선 공식적으로 가격 인상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가격 상승 요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 인상을 시행하지 않는 이유로는 거듭되는 불황과 경기 침체로 인해 개인이나 기업 소비자들이 어느 때보다 ‘가격’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른바 ‘알뜰 소비’라는 명목으로 같은 효과를 내는 상품이면 조금이라도 적은 비용이 들어가는 것을 선택하는 쪽으로 소비 형태가 변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재생 및 리필 소모품들이 정품 소모품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 상황에서 무리한 가격 인상은 되레 소비자들의 반발을 살 가능성도 높다. 따라서 급한 경우가 아니라면 제조사들의 소모품 공급가격은 당분간 관망세를 유지할 가능성도 높다.

     

    비록 소모품 가격 인상설이 루머에 불과하다고는 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소문은 아니기 때문에 당분간 일부 업체들의 정품 소모품 사재기 행보는 계속될 전망이다. 또 이로 인해 본의 아니게 발생할 문제, 즉 공급 부족으로 인한 일시적인 가격 인상 등의 피해는 애꿎은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베타뉴스 최용석 (rpch@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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