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끝없는 문서 스캔 내게 맡겨라, 엡손 GT-S80


  • 최용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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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09-03-30 17:57:33

    비즈니스 환경을 위한 고속 전문 스캐너

    과거 스캐너는 비싼 가격에, 쓰는 용도마저 제한적이라 일부의 전문가들만 주로 사용하는 기기로 인식됐었다.

     

    하지만 프린터 위에 스캐너가 얹어진 복합기가 대중화되면서, 스캐너라는 기기 자체는 일반 사용자들에게도 충분히 익숙한 기기 중 하나가 되었다. 복합기에서 주로 쓰이는 복사 기능은 물론, 스캐너 본연의 이미지/문서를 디지털 파일로 저장하게끔 하는 기능의 사용자도 점차 늘어난 것이다.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종이 문서가 많이 사라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업무 현장에서는 수많은 문서들이 오고간다. 그런 환경에서는 다량의 종이 문서를 스캔해 디지털 문서화시키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아무리 종이 문서를 많이 쓰더라도, 보관이나 전송에 있어서는 디지털 문서만한 것도 없기 때문이다.

     

    프린터와 프로젝터는 물론, 스캐너에서도 일가견이 있는 엡손이 최근 독특한 컨셉의 스캐너를 하나 선보였다. 고속으로 대량의 문서 스캔을 불과 수 분 만에 대량으로 처리할 수 있는 비즈니스 스캐너 ‘GT-S80’이다.

     

     

     

     

    마치 프린터 처럼 생긴 외형

     

    한 번에 두 세장 정도의 문서를 스캔하는 것은 일반적인 스캐너나 복합기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문제는 수십에서 수백 페이지에 달하는 대량의 문서를 스캔할 때. 한 장 두 장 스캔을 하다보면 하루 종일도 모자란다.

     

    일부 복합기는 자동 문서 공급장치(ADF)를 장착, 여러 장의 문서를 한 번에 스캔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한다. 하지만 그런 복합기들의 경우 ADF에 한 번에 넣을 수 있는 문서의 양도 많지 않을뿐더러, 장 당 스캔 속도 또한 일반 스캔에 비해 약간 더 빠른 수준에 그친다. 하지만 고속 스캐너 GT-S80은 다르다.

     

    고속스캐너 GT-S80은 마치 프린터 처럼 생겼다

     

    GT-S80은 얼핏 보면 전통적인 엡손의 잉크젯 프린터를 연상시킨다. 몸체에 각인된 엡손 로고에, 작은 액정 디스플레이, 간결한 조작버튼, 무엇보다 뒷면의 급지대와 전면 하단의 배지대는 전통적인 엡손의 프린터 디자인을 거의 그대로 따르고 있기 때문. 하지만 GT-S80은 프린팅 기능은 전혀 없는, 오로지 스캔 전용 기기다.

     

    사용하지 않을땐 접어서 차지 공간을 줄일 수 있다

     

    프린터를 닮은 점은 그 뿐만이 아니다. 최근 상당수의 잉크젯 프린터/복합기들은 접고 펴는 외형 구조를 채택해 사용하지 않을 때 차지 공간을 최소화시키도록 하고 있다. 이는 GT-S80도 마찬가지로, 사용하지 않을 땐 급지대와 배지대를 접음으로써 최소한의 자리만 요구한다. 재미있는 점은 뒷면의 급지대가 그대로 제품 상단의 커버가 된다는 것이다.

     

    GT-S80이 이러한 독특한 형태를 갖는 것은, 우리가 흔히 복합기에서 볼 수 있는 납작한 평판형 ‘플랫베드’방식이 아닌, 스캐너 CCD는 고정되고 용지를 이동시키는 ‘시트피드(Seet-Feed)’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스캔 대상물을 고정시키고, CCD가 이동해 스캔하는 플랫베드 방식은 보다 고해상도 스캐닝에는 유리하지만 속도가 느리고, 차지 면적도 그만큼 넓다는 단점이 있다.

     

    대신 시트피드 방식은 플랫베드에 비해 해상도는 다소 처지지만, 기기를 작게 만들 수 있는데다 더욱 빠른 스캔이 가능하다. 팩스나 ADF가 내장된 복합기 등이 시트피드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 그러한 이유며, GT-S80도 더욱 고속의 스캔을 위해 시트피드 방식을 채택했다.

     

    일반 용지는 물론 플라스틱 카드도 넣을 수 있는 급지대


    그렇다면 기존의 복합기에 달린 ADF와 GT-S80이 무슨 차이가 있을까? 단순히 ‘속도’만 빨라서는 ADF 장착 복합기와 큰 차별점이 없었을 것이다.

     

    일단 눈에 띄는 것은 급지대의 용량. 일반 A4지 기준, 최대 75장(사양)의 문서를 한 번에 얹어 스캔이 가능하다. 프린터들을 생각하면 75장이란 숫자가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자동 문서 공급장치(ADF) 형태의 스캐너에서 75장이란 용량은 상당한 용량이다.

     

    A4 용지의 일반적인 문서를 스캔하는 것은 GT-S80과 일반 복합기와 다를 바 없다. 하지만 플라스틱 카드나 명함 등의 스캔이 가능한 점은 분명 GT-S80만의 장점이다. 별다른 급지대나 어댑터 등이 필요 없이, 용지별 크기 가이드만 카드나 명함에 맞게 고정시키면 바로 카드와 명함을 스캔할 수 있다.

     

    사양에 따르면 최대 1.5mm의 두꺼운 플라스틱 카드도 스캔이 가능하므로, 관공서 등지에서 신분증 스캔용으로도 그만이다. 일반 복합기에서는 그러한 플라스틱 카드나 명함을 스캔하기 위해서는 내장된 플랫베드 스캐너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CCD센서를 앞 뒤로 배치해 속도 저하 없이 양면 스캔을 한번에 해낸다


    GT-S80의 장점은 그 뿐만이 아니다. 문서 스캔 용도로는 정말로 보기 힘든, 양면 동시 스캔 기능을 제공한다. 일반 스캐너가 앞쪽과 뒤쪽을 번갈아 스캔해야 하는 것과 달리, 스캔용 CCD를 2개를 내장함으로써 앞면과 뒷면을 한 번에 스캔이 가능한 것이다.

     

    GT-S80은 최근 엡손 스캐너 제품들이 채택하고 있는 백색 LED를 광원으로 사용한다. LED는 일반적인 스캐너에서 광원으로 사용하는 냉음극관(CCFL)과 달리 예열 시간이 필요 없어 대기 시간이 없는 빠른 스캔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LED의 특성 상 발열도 현저히 낮고, 전력 소비효율도 훨씬 높기 때문에 ‘친환경 스캐너’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터페이스를 USB만 지원하는 것은 다소 아쉽다


    GT-S80은 오로지 스캔만을 위한 기기다보니, 인터페이스도 USB 2.0이 전부다. 비즈니스 용도에 맞게 네트워크 기능만이라도 추가됐으면 훨씬 좋았을 것이다. 전원도 별도의 어댑터를 사용하고 있다.

     

    고속 문서 스캔의 전문가


    GT-S80의 설치는 프린터보다도 간단하다. 고정을 위한 테이프를 제거하고, 전원을 연결한 뒤 접힌 급지대와 배지대를 펴주기만 하면 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GT-S80을 사용하려면 PC에 연결해야 한다. PC가 연결되어 있지 않으면 액정 화면에 ‘연결 오류’라는 메시지가 뜨면서 동작하지 않는다.

     

    GT-S80의 조작 패널은 매우 단순하다

     

    복합기만큼 기능이 복잡하지 않기 때문에, GT-S80의 조작 패널의 구성 또한 매우 단순하다. 위/아래 선택 버튼은 기본으로 제공하는 4가지 자동 스캔 옵션을 선택하는데 사용되며, 그 외에는 스캔 시작 버튼과 취소 버튼뿐이다.

     

    PC에 제공되는 PC를 넣고 설치가 마무리 되면 그제서야 GT-S80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일반적인 스캐너처럼 트웨인(TWAIN) 드라이버를 지원하기 때문에 스캐너를 지원하는 응용 프로그램에서 직접 스캔도 가능하지만, 일일이 스캔하는데 있어 PC를 거치는 과정도 복잡하기 그지없다.

     

    조작 패널의 즉시 스캔 버튼은 그러한 불편함을 해소해 준다. 스캔하고자 하는 문서를 넣고, 미리 설정된 4가지의 기본 설정(PDF 흑백 단면, PDF 컬러 단면, PDF 흑백 양면, JPG 컬러) 중 하나를 선택한 다음 스캔 버튼만 눌러주면 즉시 스캔이 시작된다. 여러 장을 하나의 파일로 묶고자 한다면 PDF 방식으로 스캔하면 되며, 낱장으로 일일이 스캔을 원하면 JPG 옵션을 선택하면 된다.

     

    물론, PC의 제어판을 이용해 스캔하면 사용자의 입맛에 맞는 더욱 다양한 스캔 옵션을 적용할 수 있다.

     

    스캔 버튼을 누르면 거침없는 속도로 스캔을 시작한다

     

    스캔 방식을 선택하고 스캔 버튼을 누르면 GT-S80은 거침 없는 속도로 문서를 빨아들여 스캔하기 시작한다. GT-S80의 사양에 따르면 고속 모드시 최대 스캔 속도는 단면 40페이지, 양면은 80페이지에 달한단다.

     

    실질적으로 불과 10여페이지의 문서를 스캔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채 10초도 걸리지 않았다. 즉시 스캔으로 스캔한 파일은 연결된 PC의 내문서 폴더에 미리 선택한 포맷 형식으로 즉시 저장된다.

     

    즉시 스캔한 파일은 내문서 폴더에 바로 저장된다

     

    ◇ 대량의 종이 문서와 전자 문서를 모두 다루는 사무실에 적합 = 요즘 IT 전반에 트렌드 중 하나는 바로 하나의 기기에 여러 다른 기능을 담아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컨버전스’다. 그렇게 보면 GT-S80은 오직 ‘고속 스캔’에 특화시키고 다른 불필요한 기능을 과감히 삭제한 ‘디버전스’제품이라 할 수 있다.

     

    그러한 GT-S80이 적합한 곳은 어딜까? 전자 문서를 활용하면서도 종이 문서 사용량이 많은 기업, 학교, 관공서 등이 어울린다. 특히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과 같은 플라스틱 카드도 스캔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러한 신분증을 제출할 일이 많은 관공서에 특히 적합해 보인다.



    베타뉴스 최용석 (rpch@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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