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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능 데스크톱 시장에 불어오는 ‘소형화 바람’


  • 최용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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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09-03-02 15:30:27

    XBOX 360/PS3 부럽지 않은 ‘작고 강한 PC’ 시대 온다

     

    최근 IT 시대의 중요 트렌드 중 하나는 바로 ‘미니멀리즘’이다. 같은 기능을 가지면서도 이왕이면 더 작고 가벼우며 휴대성이 높은 기기들이 각광 받고 있으며, 부가가치 또한 높다. 노트북의 경우만 들더라도 같은 성능에 크기가 작고 가벼운 노트북들이 고급 제품으로 꼽히고 있을 정도.

     

    하지만 데스크톱 PC만큼은 그러한 미니멀리즘 트렌드가 제대로 통하지 못하고 있다. 거의 대부분의 PC 내부 부품들이 성능과 크기가 비례하는 꼴이다 보니 ‘작고 강력한’ PC를 만드는 것이 정말 쉽지 않다. 하지만 데스크톱 PC에서도 ‘크기=성능’이라는 공식이 점점 깨지기 시작했다.

     

    ◇ 대형 PC, 고성능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 = 최근 덩치 큰 PC보다 작고 날씬한 PC에 대한 수요가 예전에 비해 크게 늘었다. 업무 용도나 인터넷 검색용, 거실용 다목적 멀티미디어 용도로 데스크톱 PC의 활용 범위가 대폭 확대됨에 따라 어디에 두어도 잘 어울리고 공간도 적게 차지하는 ‘작고 예쁜 PC’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


    더군다나 이러한 소형 PC들에 주로 사용되는 마이크로 ATX(이하 m-ATX) 메인보드들은 위와 같은 다목적 PC 구성에 필요한 기본 기능을 대부분 갖추고 있다. 사운드나 네트워크는 이제 메인보드의 기본 구성이 됐으며, 있으나마나 했던 내장 그래픽들도 웬만한 3D 그래픽도 뚝딱 소화할 수 있을 만큼 큰 발전을 이뤄냈다.

     

    하지만 전문가들이나 하드코어 게이머들을 위한 고급·고성능 PC를 꾸미려고 하면 그 크기는  최소 크기가 미들타워 이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 이유는 소위 ‘고성능’을 위한 메인보드가 풀 ATX 크기의 제품들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최고사양, 고성능 PC를 꾸미려면 풀 ATX 보드는 기본사양과 다름없었다

     

    고성능 추구를 위해 풀사이즈의 고급형 ATX 메인보드에 하이엔드 그래픽카드를 크로스파이어나 SLI로 2개만 꽂으면 가장 많이 사용되는 미들타워 케이스도 솔직히 비좁다. 여기에 오버 클럭이라도 시도하면 대형 쿨링 솔루션 장착으로 인해 케이스마저 빅타워급을 사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바꿔 말하면 그동안 m-ATX 이하 크기의 작은 메인보드로는 그러한 고성능 시스템을 구현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웠다. 주된 목적이 적절한 성능의 보급형 PC인 만큼 고성능 메인보드에 필요한 상당수의 기능들이 제한되거나 아예 빠져있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 m-ATX 이하 크기의 ‘괴물’ 메인보드 등장 = 하지만 ‘작은 메인보드=보급형 성능’이라는 고정관념은 조금씩 깨지고 있다. 풀 ATX 크기의 고급 모델에 비해 전혀 밀리지 않는 고성능 m-ATX 메인보드들이 올해 들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엔드 m-ATX메인보드 시대를 연 DFI '랜파티 JR X58-T3H6'

     

    그 첫 테이프는 ‘랜파티(LanParty)’ 브랜드로 유명한 메인보드 제조사 DFI가 끊었다. 지난 달 부터 공급되기 시작한 ‘랜파티 JR X58-T3H6’ 모델은 m-ATX 폼팩터의 메인보드임에도 불구하고 인텔의 가장 최신 프로세서 코어 i7을 꽂을 수 있는 최상위 칩셋 X58을 얹었다.

     

    이 보드의 사양을 둘러보면 입이 절로 벌어진다. X58 칩셋도 그렇지만 DDR3 메모리를 트리플 채널로 구성할 수 있는 메모리 슬롯을 무려 6개나 갖췄으며, SLI 및 크로스파이어 X 구성이 가능한 2개의 PCI익스프레스 2.0 ×16 슬롯을 2개나 제공한다.

     

    6페이즈의 전원부 구성도 예사롭지 않으며 각종 확장 포트의 종류와 수도 넉넉하다 못해 넘칠 정도다. 노스브리지의 히트파이프 적용 쿨링 솔루션도 일반적인 m-ATX보드에선 볼 수 없던 구성이다.

     

    아수스의 하이엔드 게이밍 m-ATX메인보드 '램피지 II 지니' (사진=Bit-Tech.net)

     

    이러한 흐름에 세계 3대 메인보드 제조사 중 하나인 아수스도 끼어들었다. 게이밍용 프리미엄 메인보드 브랜드 ‘램피지(Rampage)’ 라인업의 하나로 최근 선보인 m-ATX 폼팩터의 ‘램피지 II 지니(Rampage II Gene)’가 바로 그것.

     

    DFI 제품과 마찬가지로 인텔의 최상위 칩셋 X58을 얹어 코어 i7 프로세서를 장착 및 사용하며, 역시 트리플채널 지원 6개의 DDR3 램슬롯과 SLI/크로스파이어 지원 2개의 PCI 익스프레스 ×16 슬롯을 갖췄다.

     

    또 추가적으로 게이밍 사운드로 이름 높은 크리에이티브의 X-Fi 솔루션을 얹었으며, 다양한 오버클럭 옵션도 갖췄다. 이정도면 풀 ATX 버전인 ‘램피지 II 익스트림(Rampage II Extreme)’과 별반 차이 없는 사양이다.

     

    그런가 하면 m-ATX보다 작아 산업용 임베디드 및 베어본 PC용으로 주로 쓰이는 미니ITX(mini-ITX) 폼팩터에서도 고성능 메인보드가 등장했다. 조텍(ZOTAC)의 ‘지포스 9300-ITX-WiFi(GeForce 9300-ITX-WiFi)’ 메인보드는 미니ITX 폼팩터에 과분할 정도인 코어2 듀오/쿼드 프로세서를 지원하며, 하이엔드급 그래픽카드를 꽂을 수 있는 PCI익스프레스 2.0 ×16 슬롯까지 갖췄다.

     

    미니ITX에서도 고성능 시대를 연 '조텍(ZOTAC) 지포스 9300-ITX-WiFi'

     

    이러한 작은 크기의 하이엔드 메인보드를 사용해서 고성능 PC를 꾸민다고 해도 그 크기가 현저히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최소한 미들타워를 사용해야 했던 사양을 평균 10cm정도 작은 미니타워 케이스에서 구현이 가능해진 것이 전부다. 하지만 지난 수년 동안 10cm라는 크기마저 줄이지 못했던 것을 생각해보면 그야말로 ‘획기적인’ 발전이다.

     

    XBOX 360이나 PS3와 같은 크기에 고사양 3D게임이 쌩쌩 돌아가거나 과중한 동영상/그래픽 작업이 가능한 ‘작고 강력한 PC’는 아직 희망사항에 불과하다. 하지만 일반 가전제품과의 구분이 모호해지는 요즘 시대의 PC가 목표로 삼고 나아가야 할 모습임에는 틀림없다. 앞서 소개한 제품들도 그러한 목표의 실현을 위한 새로운 도전의 산물이라 봐도 무방할 것이다.


    베타뉴스 최용석 (rpch@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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