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7-14 17:45:23
작년 대비 1.5배...고금리·경기 부진에 부실 늘어
은행권의 연체율이 계속 높아가고 있는 가운데 국내 5대 은행 부실대출 규모가 올해 상반기에만 3조2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각보다 길어지고 있는 고금리 충격에 내수 부진이 이어지자 은행에서 돈을 빌리고 제때 갚지 못하는 가계와 기업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3개월 이상 연체된 '고정 이하' 등급의 부실 채권 중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 채권은 장부에서 지워버리고, 주택담보대출 채권 등은 자산유동화 전문회사 등에 헐값에 팔아버린 것이다.
5대 은행 상·매각 규모는 2022년 2조3013억원에서 2023년 5조4544억원으로 급증했으며 올해에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이는 고금리 지속 등 이유로 대출자들이 빌린 돈을 제때 갚지 못하면서 은행들이 건전성 관리를 위해 적극적으로 부실채권 정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은행은 2022년까지만 해도 분기 말에만 진행했던 상·매각을 지난해부터는 분기 중에도 진행할 정도로 은행권 부실 규모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대규모 상·매각 덕에 5대 은행의 6월 말 기준 연체율은 0.31%로 한 달 전보다 0.08%포인트(p),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29%로 0.05%p 각각 하락했다.
신규 연체율은 5월 0.10%에서 6월 0.09%로 0.01%p 떨어지는 데 그쳤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5월 연체율이 0.56%까지 뛰어올랐다.
게다가 연체 증가가 가속화함에 따라 자산건전성 제고를 위한 은행권의 대손 상·매각은 코로나19 대출 상환유예 등으로 가려졌던 부실까지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당분간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은행권은 철저한 건전성 관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베타뉴스 박은선 기자 (silver@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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