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4-04-16 16:44:36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11시 31분께 1,400원까지 올랐다. 환율이 장 중 1,400원대에 들어선 것은 2022년 11월 7일(1,413.5원) 이후 약 17개월 만이다.
환율이 오른 것은 기본적으로 미국 달러가 강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 성장세가 견조하게 나타나면서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시점이 시장 예상보다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란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본토에 무인기(드론)와 순항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보복 공격을 감행 하며 중동 정세가 불안해진 것도 환율 상승압력으로 작용했다. 이스라엘이 '고통스러운 보복'을 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중동의 확전 우려가 커지자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달러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는 106.3을 넘어서며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연구원은 "증시에서 투매 양상이 나오는 등 위험회피 심리가 굉장히 강해졌다"며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중동 확전 우려까지 겹치면서 달러는 더 강해지고, 원화는 약세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불안심리로 인해 역외를 중심으로 쏠림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며 환율 상단을 1450원대까지 열어둬야 한다고 내다보고 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강달러 압력 확대에 외국인 배당금 지급에 따른 달러 수요가 더해지면서 원화는 주요국 통화 중 가장 큰 약세를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정학적 갈등 격화에 따른 위험회피까지 더해지면서 당분간 추가 오버슈팅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며 "중동 갈등 전개 상황에 따라 확전으로까지 연결될 경우 상단으로 1,440원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편 환율 급증세에 외환당국은 외환 변동성 완화를 위한 공식 구두개입에 나섰다. 오금화 한국은행 국제국장과 신중범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은 이날 "환율 움직임과 외환 수급에 각별한 경계감을 갖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타뉴스 박은선 기자 (silver@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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