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중동 확전 위기에 불확실성 고조...밀리는 美 금리인하 시점


  • 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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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4-04-15 13:43:59

    중동 긴장감 고조...금리인하 위협

    이란이 사상 처음으로 이스라엘 영토를 직접 공격하면서 중동의 전쟁 위기가 고조되며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로 인해 미국이 기준금리 인하에 신중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예상시점도 뒤로 밀리고 있다.

    ▲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보복 공격으로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로 인해 미국이 기준금리 인하에 신중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하사진= ©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리서치업체 캐피털이코노믹스의 닐 시어링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공격으로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 더 신중히 접근할 이유가 늘어날 것으로 이날 예상했다.

    그는 "9월 첫 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에너지 가격이 다음 달 급등하지 않는다고 가정 시 유럽중앙은행(ECB)과 잉글랜드은행(BOE)은 6월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봤다. 또한 유가 상승 시 주요국들의 인플레이션 진정이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중동 지역의 확전 우려가 커진 것이 시장금리를 자극할 수 있다.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으로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로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에 신중한 모습을 보일 수 있어서다.

    이란 공격 전날인 12일 이미 금융시장에선 이란의 공격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장중 한때 배럴당 92.18달러까지 올라 작년 10월 말 이후 5개월 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도 장중 배럴당 87.67달러까지 오르면서 올해 들어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제유가 급등은 물가를 자극해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을 높인다.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 동시에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금리 인하에도 걸림돌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 ©연일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15일 원/달러 환율이 중동 긴장 고조 등의 영향으로 장 초반 1,380원대로 올라섰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후 2시 34분 현재 전일 대비 7.90원 오른 1383.40에 거래중이다. 사진은 지난 14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거리 한 환전소 모습

    유가 상승이 지속될 경우 가뜩이나 늦어지고 있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더 뒤로 밀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다른 국가들의 금리 인하에도 영향을 끼치게 된다. 중동 정세 불안은 금리 인하 기대에 '엎친 데 덮친 격'이 될 수 있다.

    앞서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3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5% 상승해 6개월 만에 높은 수준을 보였다. 3회 연속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당초 기대했던 6월 대신 7월이나 9월에 첫 기준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전망을 수정하고 있으며, 연내 금리 인하 횟수에 대한 기대도 0.25%포인트씩 3차례에서 1∼2차례로 줄어드는 분위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연말 기준금리 수준에 대해서는 0.25%포인트씩 1회(27.9%)나 2회(35.2%) 내릴 것으로 보는 견해가 과반이고, 연준 예상치인 3회 인하가 현실화할 것으로 보는 견해는 21.3%에 불과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12일 강력한 노동시장과 견조한 소비를 고려할 때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전혀 없다고 평가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은 올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정대로 두 차례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지만 물가는 2%의 목표치로 내려오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우리나라 금리 인하 시점도 뒤로 밀릴 가능성이 점쳐진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현재 기준금리(연 3.50%)를 동결한 이후 증권업계는 첫 금리 인하 시기를 기존 7월에서 8월, 늦게는 10월로 잡고 있다.


    베타뉴스 박은선 기자 (silver@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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