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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美 CPI , 국내 증시에 남길 영향은?


  • 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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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4-04-11 12:29:51

    ▲ 11일 하나은행 딜링룸 © 연합뉴스

    지난 10일 치러진 4.10 총선에 따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연속성은 훼손되지 않을 것이지만 자본시장 부양책의 전체적인 추진동력은 약화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아울러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여소야대'...밸류업 지속되지만 금투세 폐지 어려워

    이번 총선은 지역구 국회의원 154석 중 더불어민주당이 161석, 국민의힘이 90석을 차지하며 ‘여소야대’로 끝이 났다.

    총선 결과 밸류업 프로그램은 지속될 것이지만 주가 부양력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대신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이번 총선에서 '여소야대' 결과가 나왔지만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연속성은 유효한 것으로 본다”며 “이미 4월 중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 등 주요 정책결정자들은 밸류업 프로그램과 관련해 주요기업들과 간담회를 거치면서 의견 수렴을 하고 있으며, 최종 가이드라인도 5월로 앞당겨지는 등 총선 결과와 무관하게 밸류업 프로그램 작업은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밸류업 프로그램의 본질적인 취지는 낮은 주주환원 문제 개선을 통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있다”며 “동학개미운동을 기점으로 유권자 내 주식투자자 비중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정책은 초당파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도 짚었다.

    실제로 20대 이상 국내 유권자 중에서 개인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말 14%에서 2023년말 30%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하이투자증권 이웅찬 연구원은 "5월 이후 밸류업 정책은 예정대로 이어지겠지만 주가를 부양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밸류업 정책의 모멘텀 상실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총선의 영향은 업종별로 갈릴 것으로 전망한다"며 "밸류에이션이 받쳐주는 자동차, 배당수익률이 높은 은행주는 기댈 구석은 있어 조정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지만 반면 유틸리티, 지주, 보험 등 밸류업 기대감이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친 업종은 조정세가 더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아울러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또는 유예 등은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제기됐다.

    한지영 연구원은 “여·야당의 주요 쟁점이었던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야당 반대 vs 여당 찬성)와 양도소득세 완화(야당 반대 vs 여당 찬성) 등 사안을 놓고, 과세를 주장하는 야당이 의석수에서 우위를 점했다는 점은 투자자들로 하여금 과세 폐지 기대감을 후퇴시킬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연구원은 “이에 따라 세법 및 상법 개정 등이 필요한 ‘자본시장 선진화 과제의 전체적인 추진력은 약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도 짚었다.

    이경민 연구원도 “이미 제정된 법안을 고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으며, 금투세 폐지는 부자 감세가 될 수 있다는 논란을 피해가기 어렵다”며 “금투세 유예가 연장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한지영 연구원은 “ISA 비과세 혜택 강화, 일반주주 보호 강화 등 소액주주 권리 향상 정책과 같은 사안들의 경우, 야당도 찬성하고 있어 주식투자를 하는 유권자 보호정책의 추진은 순조로울 것”이라고 밝혔다.

    CPI 쇼크에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커져

    10일 발표된 미국 3월 CPI 결과 또한 증시 변동성을 키울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CPI는 전년동대비 3.5%를 기록, 예상치(3.4%)를 넘어섰고, 둔화가 예상(3.7%, 2월 3.8%)됐던 Core CPI(핵심 소비자물가지수)는 3.8%를 기록하며 정체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 2월에 이어 3월까지도 시장 예상보다 높은 물가 수준을 확인함에 따라 디스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는 깨졌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커지고 있다는 경계심리를 자극했다”고 짚었다.

    이어 이 연구원은 “FED Watch 기준 6월 금리동결 확률은 80%를 넘어섰고, 7월 금리동결 확률도 50%로 레벨업되며 9월 FOMC에서 첫번째 금리인하를 기대하게 됐고, 두번째 금리 인하 시점은 오는 2025년 1월로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이번 3월 CPI 쇼크로 연내 3번 금리인하 기대가 1~2번으로 크게 후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현재 시점에서 연준의 조기 금리인하 경계심리를 넘어 금리동결, 금리인상 언급이 나오는 만큼 단기간에 투자심리가 잡히기는 쉽지 않다고 본다”며 “당분간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열어놓고 보수적인 대응이 필요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베타뉴스 박영신 기자 (blue0735@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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