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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세상인들 대상 부동산 작업 대출 사기로 15억 챙긴 일당 검거···피해자 1명 스스로 목숨 끊어


  • 정하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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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4-04-08 11:13:44

    ▲ 작업대출 명목 휴대폰 개통 사기 개요도. © (사진제공=부산경찰청)

    단말기 할부 대금 등 명의자들에게 전가해 총 15억8000만 원 챙겨
    "대출 시 본인인증 위해 휴대전화 개통 필요하다"고 피해자들 속여

    자금난을 겪고 있는 영세상인들을 대상으로 부동산 작업 대출을 받아주겠다며 15억원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피해자 중 1명은 뒤늦게 사기임을 깨닫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부산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사기 등 혐의로 A 씨(47·남) 등 2명을 구속하고 휴대전화 개통 담당, 모집 담당, 장물업자 등 1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8일 밝혔다.

    이들에게 개인정보 등 명의를 빌려준 피해자 72명도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A 씨 등은 부동산 작업 대출을 빙자해 그들 명의로 휴대전화를 개통한 뒤, 단말기와 유심을 처분하고 단말기 할부 대금 등은 명의자들에게 전가하는 수법으로 총 15억8000만 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다.

    ▲ 가개통폰 사기 조직 규모. © (사진제공=부산경찰청)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휴대폰 대리점을 위탁 운영하면서 각 지역의 모집책들을 동원, 2020년 7월경부터 지난해 5월경까지 약 3년여 동안 영세상인 등 총 319명의 피해자 명의로 896대의 가개통폰을 개설해 중고폰 업자에게 팔아넘기고, 통신사로부터는 개통수당까지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자금난을 겪고 있는 영세사업자 등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접근해 "매매가 안되는 건물을 임대해 전세대출을 받아 주겠다. 대출 시 본인인증을 위해 휴대전화 개통이 필요하다"고 피해자들을 속였다.

    특히 이들은 피해자들에게 휴대폰 개통에 필요한 서류를 받아 이를 통신사에 제출해 정상적인 사용자인 것처럼 가입하고 할부 구매한 고가의 최신형 휴대폰을 교부받았다. 이후 휴대폰 단말기를 중고폰 거래업자에게 처분하고, 유심칩은 다른 휴대폰에 꽂아 일정기간 통화량을 발생케 해 통신사의 의심을 피해왔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 휴대폰 및 저장매체. © (사진제공=부산경찰청)

    이들은 범행 과정에서 명의자들에게 본인서명사실확인서, 위임장, 휴대폰 개통 사실 확인서 등을 받아 수사기관 및 통신사의 단속에 대비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일부 명의자들에겐 부동산 작업대출 진행을 다른 사람보다 빨리해주겠다며 진행비 명목으로 150만 원을 추가로 뜯어냈다고 경찰은 전했다.

    최해영 부산경찰청 형사기동대 팀장은 "자신의 명의를 휴대폰 개통에 제공하는 경우 사기 범죄로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 지난해 5월24일 부산진구의 한 PC방에서 총책 A 씨가 경찰에 검거되는 모습. © (사진=부산경찰청 영상 제공 캡처)


    베타뉴스 정하균 기자 (a1776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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