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고금리 · 고물가’에 짓눌린 가계...1년새 여윳돈 50조 넘게 줄어


  • 박은선 기자
    • 기사
    • 프린트하기
    • 크게
    • 작게

    입력 : 2024-04-04 15:11:14

    가계 순자금운용 158.2조...전년比 24.3%↓

    지난해 우리나라의 가계 여유자금이 큰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 여윳돈은 51원 가까이 줄었다. 경기 부진에 따른 소득 증가가 둔화된 반면 고금리와 고물가 영향으로 대출 이자 부담이 높아지고, 소비 증가세는 유지된 결과다. 자금 조달 총액은 1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다.

    ▲  지난해 고금리로 이자 부담이 늘어난 가운데, 경기 부진도 계속되면서 가계 여윳돈이 50조원 넘게 줄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4일 공개한 자금순환 통계에 따르면 가계(개인사업자 포함) 및 비영리단체의 지난해 순자금 운용액은 158조2000억원으로 2022년(209조원) 대비 50조8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순자금운용은 예금·채권·보험·연금 준비금으로 굴린 돈(자금 운용)에서 금융기관 대출금(자금 조달)을 뺀 금액으로 경제 주체 여유자금을 말한다. 이 금액이 플러스(+)면 순자금운용, 마이너스(-)면 순자금조달을 의미한다.

    가계는 여윳돈이 줄어들자 예치금, 채권 등 모든 상품의 자금운용을 줄였다.

    조달액을 고려하지 않은 가계의 전체 자금 운용 규모는 194조 7000억 원으로, 1년 전(283조 5000억 원)보다 약 88조8000억원 줄어 지난 2019년(181조 6000억원)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는 가계가 위험자산을 축소하고, 우량주에 집중하면서 절대적인 거래금액이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에서 4조9000억원 줄었다. 금융기관 예치금은 147조원에서 128조8000억원으로, 보험 및 연금준비금은 65조1000억원에서 41조4000억원으로, 채권은 34조5000억원에서 25조5000억원으로 각각 운용액이 감소했다.

    ▲ 2023년중 자금운용 및 조달 ©한국은행

    지난해 가계 조달 규모는 36조4000억원으로 전년(74조5000억원) 대비 38조1000억원 감소했다. 2009년 통계 편제 이후 역대 최저치다.

    자금조달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금융기관 차입(대출)은 66조1000억원에서 29조6000억원으로 급감했다. 주택담보대출이 꾸준히 증가했지만, 신용대출이 감소세를 지속했고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세도 크게 둔화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비금융 법인기업의 경우 작년 순조달 규모가 109조6000억원으로 전년(198조1천억원)보다 88조5000억원 축소됐다. 고금리 장기화로 조달비용이 상승하며 매출도 부진했던 영향이다.

    정부 부문 순조달 규모도 34조원에서 13조원으로 감소했다. 정부 지출이 국세 수입보다 더 많이 줄어들면서 국채를 중심으로 규모가 축소됐다.


    베타뉴스 박은선 기자 (silver@betanews.net)
    Copyrights ⓒ BetaNews.net





    http://m.betanews.net/1463686?rebuild=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