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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의회 제283회 임시회 폐회...2024년 예산안 당초안 대로 확정


  • 유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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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4-01-20 22:01:05

    ▲ 지난 19일 길기영 중구의회 의장이 임시회를 주재하고 있는 가운데 윤판오 의원이 오분발언을 진행하고 있다. ©베타뉴스
    중구의회는 지난 19일 제283회 임시회를 열고 서울 중구의회 인사청문회 조례안 재의의 건, 서울시 중구의회 기본조례안 재의의 건, 서울시 중구의회 행정사무조사 계획서 승인의 건 재의의 건, 2024년 사업예산안 재의의 건 등 그간 민선 8기 들어 재의요구된 총 4개의 안건을 모두 상정하여 의결하고 폐회하였다.
     
    앞서 중구청은 12월 28일, 2024년도 새해예산안 의결에 대해 재의를 요구한 바 있다. 이번 임시회는 새해예산안 의결 재의요구에 대해 이정미 의원 외 4인이 1월 10일, 임시회 소집을 요구하면서 개회하였다. 이에 따라 사업예산안 재의요구가 본회의 상정을 앞두게 되자 단 이틀 만에 구청은 돌연 재의요구안을 철회하고 나섰다.
     
    구청은 재의요구안이 본회의에서 부결될 경우 해당 사업의 예산을 못 쓰는 상황이 발생함을 뒤늦게 깨닫고 재의요구안을 철회하고 2024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지방자치법 제120조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재의요구를 하면, 의회에서는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전과 같은 의결을 하면 예산이 그대로 확정된다. 반대의 경우 부결되어 재의요구한 5개 사업 210억원은 애초부터 없는 예산이 되는 것이다.
     
    구청은 의회가 주민 생활과 직결된 30여개의 사업예산을 삭감했다며 대대적으로 비판하였으나 실상 재의 요구한 사업은 시설관리공단과 재단과 관련한 5개 사업예산 뿐이었다.
     
    그간 의회를 기만하는 구청의 행태에도 불구하고 의회는 구민만을 생각하는 마음에 대응을 삼가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재의요구안 철회에서 구청이 구민을 위한 행정이 아닌 단지 예산 삭감에 대한 분풀이로 여론을 선동하고 행정적 절차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미숙함으로 명백한 실책을 한 것임이 드러나자 구민 모두에게 알리고자 재의의 건을 임시회에 상정한 것이다.
     
    길기영 의장은 “중구의회 회의규칙 15조에 따르면, 의사일정안 상정은 의장의 권한으로 이에 따라 재의의 건을 상정한 것이다. 아울러 재의요구 철회에 대해 의회에서 반드시 상정해서 처리해야 할 의무 규정이 없으며 이보다 먼저 이정미 의원 외 4인으로 제출된 임시회 소집 요구안(재의요구안 처리)을 받아들여 이번 임시회를 개회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구청에서는 재의요구 철회에 대한 합리적이고 충분한 사유나 설명은 물론 소통을 위한 노력조차도 없었다.”며 재의요구 상정의 배경을 설명하였다.
     
    19일 본회의에서는 4개의 재의요구의 건이 모두 상정되어 무기명 표결 처리되었다. ▲서울특별시 중구의회 인사청문회 조례안 재의의 건 ▲서울특별시 중구의회 기본조례안 재의의 건 ▲서울특별시 중구의회 행정사무조사 계획서 승인의 건 재의의 건은 표결 결과, 재적의원 9명 출석의원 9명 중 찬성 5명, 반대 4명으로 과반수를 득하지 못해 부결되었다.
     

    참고로 ▲서울특별시 중구의회 행정사무조사 계획서 승인의 건 재의의 건이 부결되었으나 지난해 11월 3일, 구청의 재의요구에 대한 후속 조치의 일환으로 현재 감사원에 ‘중구시설관리공단의 방만한 운영 등 의혹사항’건으로 공익감사가 청구된 상태이다.
     
    ▲ 2024년 사업예산안 재의의 건은 국민의힘 의원 4명이 퇴장하면서 출석의원 5명 중 찬성 5명으로 과반수를 얻어 가결되었다. 재의요구가 가결됨에 따라 2023년 12월 12일 정례회 본회의에서 의결한 최종 예산안으로 다시 확정된 셈이다.
     
    사업예산안 재의의 건 표결에 앞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구청에서 재의요구가 의제가 되기 전에 재의요구를 철회했으므로 무효인 안건임에 따라 재의 요구에 대한 표결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히고 표결 전 퇴장하였다.
     
    이날 의원들은 5분 발언도 이어졌다. 먼저 조미정 의원은 “초등돌봄의 안정적이고 일관성 있는 서비스 제공을 위해 현행 1년 단위로 채용하고 있는 돌봄 교사의 고용 안정 방안을 모색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정미 의원은 “모두가 함께 어우러지는 축제여야 할 구정설명회에서 한 고위 간부가 의원들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행동을 저질렀다”며 구청의 편가르기 행태와 의회 경시에 깊은 유감을 표했다.
     
    송재천 의원은 “무분별하게 재의요구가 이어지더니 결국 사업예산안 재의요구 철회라는 웃지 못할 촌극까지 벌어졌다.”며 “의회와 협치하려는 노력은 없고 언론플레이와 신중하지 못한 행정처리로 행정의 미숙함만 드러난 셈이다”고 비판했다.
     
    이에 소재권 의원은 “2024년 사업예산안 재의의 건은 의사일정 등이 결정되기 전 12일 구청에서 철회 요구한 안건이다. 따라서 의제로 볼 수가 없으며 이미 철회되어 없어진 의안을 의제로 상정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무효이다. 이는 갑진년 새해에도 예산을 볼모로 구청과 힘겨루기를 하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윤판오 의원은 “구청장과 국장, 과장 앞에서 5분 발언을 하고 싶었는데 모두 출석하지 않았다.”며 “의원들이 주민 예산을 증액한 것을 구청장은 부동의 했으면서 의회가 주민 예산을 모조리 삭감한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고 있어 참으로 안타깝다. 무엇보다도 제출한 예산안 그대로 의회가 의결해주길 바란다면 의회와 의원이 과연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건지 진지하게 되묻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편 하루 일정으로 진행된 이번 임시회에서는 재의요구한 4건의 안건을 비롯해 ▲양동 도시정비형 재개발구역 제11·12지구 정비계획 변경 결정을 위한 의견청취안 ▲관계공무원 출석 요구의 건 등 총 9건의 안건이 모두 처리되었다.
     
    길기영 의장은 폐회를 선언하며 “의회와의 모든 관계와 문제를 정치적 이슈로만 해결하려는 구청의 현재의 모습은 12만 중구민과 1,200명의 공무원에게 지속적인 피로감을 높여 결국 오롯이 그 결과가 모두에게 돌아오게 하고 있다. 대립하고 갈등하더라도 만나서 타협하는 민주주의의 참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때이다”고 전했다.


    베타뉴스 유주영 기자 (boa@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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