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5대 은행 과점 체제 깨지나…금감원, ‘완전 경쟁’ 유도


  • 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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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3-02-15 13:31:29

    5대 은행, 예금·대출 시장 점유율 60~70%대

    금융감독원이 5대 시중은행의 과점 체제를 깨서 완전 경쟁을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역대급 실적을 낸 은행의 '돈 잔치' 관련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효율적인 시장 가격 형성을 위해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복안이다.

    ▲ 금융감독원이 최근 논란이 커진 은행의 역대급 실적에 따른 '돈 잔치'와 관련해 5대 시중은행의 과점 체제를 깨서 완전 경쟁을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연합뉴스

    15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이복현 금감원장은 우리은행, 하나은행, 신한은행,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고액 성과급 논란 등과 관련해 5대 은행 중심의 과점 체제를 완전 경쟁 체제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금감원 임원들에게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이복현 원장은 전날 금감원 임원 회의에서 여·수신 등 은행 업무의 시장 경쟁을 촉진함으로써 효율적인 시장 가격으로 은행 서비스가 금융소비자에게 제공될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제도와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검토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3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은행의 돈 잔치'로 인해 국민들의 위화감이 생기지 않도록 관련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보인다. 최근 공개된 5대 시중은행의 2022년 성과급 총액은 1조4000억원에 육박했다.

    금융당국 내부에서는 5대 은행이 과점체제를 이용해 마치 자신들이 모든 것을 다한 것처럼 성과급이든 배당이든 하는 분위기가 있어 과점의 고착화를 막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5대 시중은행 모두 기준금리 상승 덕분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고 임직원 성과급 규모가 1조3천억 원을 넘어서면서 ‘이자 장사’, ‘돈 잔치’ 비난이 커지는 데 시중은행 과점 체제의 영향이 크다고 보고 완전 경쟁을 유도해 해결해보겠다는 것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여·수신 시장에서 5대 시중은행의 점유율이 워낙 높다 보니 가격 책정 시 과점적인 게임을 하는 측면이 있다"면서 "5대 시중은행뿐만 아니라 다른 참여자들도 들어와 경쟁을 촉진하는 방식으로 예대금리차 이슈 등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 제1금융권인 18곳 국내은행의 원화 예수금 현황을 보면 2019년 기준으로 5대 시중은행 점유율은 77%에 이른다. 은행의 원화대출금은 5대 시중은행의 점유율이 67%로 나타나 사실상 5대 은행이 예금, 대출 시장에서 과점 체제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금감원은 대형 은행 중심의 과점 체제 완화를 위해 은행을 신설했던 영국의 사례를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으로 산업간 경쟁 촉진이 필요해 은행 신설을 유도, 인터넷 전문은행이나 핀테크 접목 은행 등 ‘챌린저 은행’이 확대됐다.

    국내에서는 기존 인터넷은행을 활성화하거나 인가 세분화 도입 등 방안으로 완전 경쟁 체제를 구축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경쟁이 촉진되면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낮은 가격으로 은행을 이용할 수 있어 이런 측면의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그러려면 새로운 은행에 대한 인허가 등을 놓고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국민의 경제적 편익에서 개방된 마음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베타뉴스 박은선 기자 (silver@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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