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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짝 긴장했는데 깜짝 놀랐다” 서강석 송파구청장 당선인 첫 업무보고 받아..간부들 '우리는 한 식구'


  • 유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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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2-06-22 11:58:23

    ▲ 서강석 송파구청장 당선인(가운데 왼쪽)이 21일 송파구청 간부들로부터 첫 업부보고를 받고 있다. ©인수위

    [베타뉴스=유주영 기자] “구청장 당선인께서 꼼꼼하다고 소문이 나 선입견을 갖고 업무보고에 들어가 바짝 긴장했는데 생각과는 달리 의사소통이 잘 될 수 있다는 느낌과 최고관리자와 가까워지는 분위기였습니다. 또 사업예산서를 보며 제로베이스에서 하나하나 디테일하게 스크린 하는 모습을 통해 깜짝 놀랐어요. 특히 본인 속내를 드러내며 얘기하고 소통하는 모습은 이전에 면대면 보고가 어려웠는데 많이 달라질 것 같은 느낌입니다.”

    행정의 달인으로 알려진 서강석 송파구청장 당선인에게 바싹 긴장하고 들어갔다가 보고를 마치고 나온 후의 구청 간부의 반응이다. 울고 들어갔다가 웃고 나왔다는 수험생의 말처럼 들린다.

    지난 16일부터 열린 인수위 업무보고는 행정안전국을 필두로 21일 현재 반환점을 돌았다. 서 당선인은 “뭐가 중요하고 문제가 있는 지를 면밀히 살펴, 문제의식을 갖고 이를 개선해야 하는 데 초점을 둬 보고하길 바란다”며 포문을 열었고 첫 보고를 한 행정안전국만 1.5일이 걸렸을 뿐 생각과는 달리 간부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며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서강석 당선인은 업무보고에 앞서 “오늘은 앞으로 민선 8기 4년간 송파를 다시 뛰게 해 창의와 혁신의 구정을 펼쳐 전국 최고의 도시 송파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를 나와 토론회 하는 자리”라며 “국(局)은 이렇고, 팀은 이렇다. 이렇게 개선점을 모색하는 등 불필요한 예산을 제로베이스에서 실․국장들이 소신 것 말해줬으면 좋겠다.”고 인수위 업무보고 방향을 제시했다. 

    나아가 서 당선인은 "구체적으로 우리가 지난 기간 미흡했던 것, 지금까지의 조직과 예산 등 그동안 드러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이건 아니다, 라고 정리하고 털고 가자는 얘기’다. 기탄없이 말해주길 바란다”며 “오늘 이 자리는 관행적으로 이어져 오고 있는 과거의 말 못했던 관례적 성격의 낭비성 예산, 루틴화 된 조직을 조정하기 위해 구청의 핵심 간부인 조직의 중간 리더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토론하며 서로 알고 이해하는 자리”라고 말해 신임 구청장으로서 솔직한 속내를 털어 놓기도 했다.

    특히 자신의 민선 8기 슬로건인 ‘다시 뛰는 송파, 창의와 혁신의 구정’ 철학을 설명하는 대목에서는 “공직자가 주인이 아니고 구민이 주인이라는 의식의 전환을 통해 국민의 피 같은 세금을 소중하게 써야 한다. 성과도 없이 반복해 연례적으로 예산을 집행해서는 안 된다”며 공직 마인드 변화를 강하게 촉구했다. 특히 “대한민국을 지탱, 오늘에 이르게 하는데 헌신, 봉사한 보훈가족 등에 대한 예우와 장애인 등 사회적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에 행정의 최우선을 둘 것”을 강조했다.

    ▲ 서강석 당선인이 간부들과 민선 8기 업무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인수위

    한표환(전 한국지방행정 연구원장) 인수위원장 주재로 서 구청장 당선인, 관련 분야 전문가, 구의원 등 인수 위원을 비롯 국․과장, 주무팀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는 업무보고는 질의응답 후 전문가의 날카로운 주문 및 대안제시, 자유로운 의사 개진 등 기존의 형식적 업부 보고를 탈피, 내실 있게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업무 보고 후, 외부 위원들이 빠진 가운데 이뤄지는 서 구청장 당선인과 국․과장들 시간은 제로베이스에서 사업별 설명서와 산출기초가 나온 예산서를 보며 하나하나 짚어가며 소위 예산 칼질, 조직 수술 작업이 이뤄지는 모습이다. 

    사업 배경, 예산의 낭비성 및 중복성, 효과성과 공익성 여부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해당 부서장들이 내놓은 예산 삭감 목록을 보며 상호 활발한 의견 개진을 통해 부서 인력이나 예산의 부족을 얘기하는가 하면 사업의 성과 미흡을 이유로 삭감에 동의하는 등 공감대 형성의 자리다. 21일까지 잠정 삭감된 예산액은 약 83억여 원으로 추계됐으며 최종 이 같은 예산 조정액은 향후 구성될 의회에 추경 예산(안)을 제출, 승인을 받아 당선인의 공약 등 실행을 뒷받침하게 된다.

    예산 사정 작업이 끝나면 조직개편을 위한 밑그림 그리기 순이다. 이 자리에서는 부서의 국별 조정, 팀의 신설 및 폐지가 심도 있게 논의된다. 또한 정체성 없는 부서 명칭도 주관 부서장의 의견을 들어 주민 편에서 목표가 뚜렷하고 무슨 일을 하는 부서인지, 명칭을 명확히 한다.

    서 당선인이 이번 업무보고에서 간부들에게 주문하는 단골 메뉴는 “주인인 구민에게는 최고의 서비스를 하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구성원 모두 자신이 맡은 업무에 대해 완벽히 숙지하고 깊이 생각해 더 개선하고 발전 방안을 생각하는 게 창의다. 현실에 안주하지 하지 않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보다 나은 시스템을 통해 항상 개척하는 혁신의 자세로 창의와 혁신의 구정을 펼칠 수 있다”는 '변화와 혁신'의 추구다. 특히 “공직자 스스로 자존심을 가져야 하고 스스로 변화할 때 구민이 자연스레 공무원을 존중해 주게 되며 이게 공직자의 보람 있는 생애로 직업공무원의 마인드다. 구청장인 나도 똑같은 공무원으로 구민의 신뢰를 받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니 적극 협조해 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당선인이 '고맙다’라며 말을 마치자 다함께 힘찬 박수를 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한편 인수위 소속 이 모 위원은 “서 당선인은 다양한 행정경험에서 업무를 깨알같이 꿰뚫어보고 있다. 오히려 의회의 예산 심의보다도 더 밀도가 있다. 아마 처음 구청장에 당선된 분이 이렇게 디테일하게 하는 경우는 보기 드물 것"이라며 "과거 점령군처럼 비춰지기도 했는데 간부들과 소통하며 하나하나 맥을 짚어 나가는 모습을 통해 수직적 사고가 아닌 수평적 사고를 엿볼 수 있어 송파의 발전과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인수위 업무보고는 27일까지 이뤄진다.


    베타뉴스 유주영 기자 (boa@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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