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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분기 주요 상장자 절반이상 ‘어닝쇼크’… 올해 1분기 전망도 ‘흐림’


  • 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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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2-02-20 21:32:57

    지난해 4분기 주요 상장사 절반 이상이  '어닝 쇼크'(실적 충격) 수준의 부진한 실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실적 부진이 올해에도 이어질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연초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에 대한 우려로 증시가 휘청인데 이어 최근 들어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에 대한 우려가 증시의 불안을 키우며 변동성 역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주요 상장사 중 절반 이상이 '어닝 쇼크'(실적 충격) 수준의 부진한 성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하 사진=연합뉴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의 추정치가 있는 상장사 가운데 지난 17일까지 4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업 193곳 중 131곳은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컨센서스)에 미달했다.

    특히 영업이익이 컨센서스에 10% 이상 미달한 어닝 쇼크 기업도 절반가량인 101곳(52.3%)에 달했다.

    반면 시장 기대치 이상의 영업이익을 낸 상장사는 61곳(31.6%)에 그쳤다.

    증권사들은 SK이노베이션이 작년 4분기 6894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했으나 회사는 지난달 말 공시를 통해 47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고 밝혔다.

    올해 시가총액 2위로 증시에 입성한 LG에너지솔루션은 전망치(1810억원)를 58.2%가량 밑돈 75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카카오는 특별 상여금과 카카오 및 카카오페이 임직원 주식보상비용 등으로 기대치를 34.0% 하회한 108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게임 업체들도 상당수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크래프톤은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43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망치(2천158억원)를 80.1%나 밑돈 것이다.  엔씨소프트는 신작 흥행에도 기존 게임 매출 감소와 인건비, 마케팅비 증가 영향으로 전망치(2천62억원)를 46.9% 하회한 1천95억원의 영업 이익을 냈다.

    컴투스(-34.7%), 카카오게임즈(-22.9%), 네오위즈(-21.6%), 넷마블(-19.0%), 더블유게임즈(-17.1%) 등도 예상을 크게 하회한 실적을 발표했다.

    작년 4분기 적자가 이미 예상됐던 조선 업종은 대부분 전망치보다 큰 규모의 영업 손실을 냈다.

    시장에서 452억원의 영업손실이 예상됐던 한국조선해양은 통상임금 관련 소송 패소에 따른 충당금 설정, 임금체계 개편에 따른 비용 등으로 696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삼성중공업도 후판 등 자재 단가 상승에 따른 원가 선반영으로 시장 전망치의 2.8배인 257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작년 4분기 실적 부진이 올해에도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작년 4분기 어닝시즌이 진행되는 동안 올해 전망치는 하향 조정됐고, 가장 가까운 1분기 전망치 흐름도 그다지 좋지 못하다"며 "우크라이나발 유가 급등과 지정학적 리스크는 연초의 예상을 벗어나 있는 만큼 전망치도 이에 따라 변동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시장 기대치 이상의 영업이익을 낸 상장사(적자 축소·흑자 전환 포함)는 61곳(31.6%)에 그쳤다.

    이 가운데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를 10% 이상 웃돈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 기업은 32곳(16.6%)이었다.

    SK바이오팜은 영업손실이 전망됐으나 신약 판매 호조, 중국 합작법인 설립 계약에 따른 이익 반영 등으로 1344억원 흑자라는 깜짝 실적을 냈다.

    펄어비스는 매출 약세에도 투자전문 자회사인 펄어비스캐피탈의 투자 평가 차익 반영으로 전망치를 51.2% 웃돈 25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 ©서울 여의도 일대 증권가 모습

    한편, 글로벌 금융 긴축이 본격화하면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데다 에너지값 상승 등 악재가 잇따르면서 작년 4분기 부진한 실적에 이어 올해도 약세장을 전망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출신의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미국 증시는 이제 하락을 시작해 S&P 500지수 기준으로 20%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한다"며 "코스피도 오는 4월 2,485까지 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증시 분석 지표로 참고하는 일평균 수출금액이 주가와 상관계수가 가장 높다"며 "일평균 수출금액이 지난 1월 25억달러에서 오는 4월 23억달러로 줄어들 것"이라며 "주식은 더 떨어지고 부동산 가격은 꺾이기 시작했으며 전반적으로 유동성이 축소되는 국면"이라고 봤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전 세계 증시의 2차 하락 국면이 시작될 조짐"이라며 "코스피는 다음 달 초중반에 하단 전망치인 2,610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하단 전망치를 조만간 더 낮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베타뉴스 박은선 기자 (silver@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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