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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과몰입, 규제보다는 자기조절능력 향상을 위한 지원이 중요


  • 이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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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1-12-24 09:13:46

    게임은 단순한 오락의 범주를 넘어 수많은 청소년들이 소통과 재미, 즐거움, 성취감까지 느낄 수 있는 사회문화적 활동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4월 발표한 '2020 게임과몰입 종합 실태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청소년의 게임 이용 빈도와 이용 시간이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 이용 빈도에서도 '거의 매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모든 게임 유형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하루 평균 4시간 이상 게임을 이용한다고 응답한 비율도 7.8%로 전년도인 5.1%에 비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게임 이용 시간이 빈번하거나 길다고 해서 무조건 게임과몰입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2020 게임과몰입 종합 실태조사' 결과에서도, 일평균 4시간 이상 게임을 이용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전년 대비 증가한 반면 게임과몰입군과 과몰입 위험군은 각각 0.2%, 0.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게임과몰입'이라는 개념이 부정적인 요소로 인식되고 있지만, 사실 몰입 자체는 흥미와 즐거움을 유발하는 도전적인 일에 빠져드는 것으로, 자신의 능력과 도전 과제가 일치하는 상황에서 재미 이상의 충분한 만족감을 줄 수 있는 긍정적인 경험이 될 수 있다.

    성장기에 있는 학령기의 아동과 청소년기의 게임과몰입은 신체 성장을 저해하거나, 가족 간의 갈등, 대인관계 부적응, 학교생활의 어려움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게임 과몰입에 대비한 사전적, 예방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성남게임힐링센터 관계자는 "온라인 교육 활성화로 학령기 아이들의 PC, 모바일 사용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규제 정책은 더 이상 게임과몰입에 대한 현실적인 예방책이 될 수 없다. 게임 과몰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아이들이 스스로 게임을 조절해서 즐길 수 있도록 자기조절능력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가정에서 자기조절능력을 길러주는 좋은 방법으로는 보호자와 자녀 사이 게임 이용에 대한 규칙을 세우는 방법이 있다. 우선 부모와 자녀가 사전에 충분한 협의를 통해 게임을 할 수 있는 경우와 그렇지 못할 경우를 분명하게 정한다.

    또한, 게임별로 규칙이나 방식이 모두 다르므로 게임 조절의 기준을 단순 시간이 아닌 퀘스트, 스테이지 완료 개수 등 미션으로 정하는 것이 좋으며, 규칙을 잘 지킬 때마다 격려해 주면 자기조절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더욱 도움이 된다.

    정부에서도 변화하는 시대 상황에 발맞춰 청소년의 게임에 대한 자기조절능력 향상을 돕기 위한 사업들을 진행 중에 있다. 성남시와 게임문화재단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게임과몰입 예방센터인 성남게임힐링센터가 그 대표적 사례다. 지난 2월 개소한 성남게임힐링센터는 건강한 게임문화를 도모하고, 게임과몰입 예방과 치유를 위해 다양한 교육, 활동, 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센터의 대표적 사업인 게임과몰입 예방교육은 게임 중 감정조절, 게임선택, 게임 이용표 작성 등 올바른 게임 이용 방법을 교육하여 청소년들의 게임과몰입 예방과 자기조절능력 향상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지난 4월부터 현재까지 총 37회의 교육을 완료하였으며, 초/중등 청소년과 보호자 등 총 520여명이 참여했다.

    센터는 올해 진행한 게임과몰입 상담과 검사, 교육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2022년에는 기존 청소년과 성인 외에도 유아, 가족 단위 등으로 대상층을 확대할 계획이다. 다양한 연령층에 맞는 맞춤형 상담을 제공하기 위해 모래, 미술 등을 이용한 매체 상담 프로그램을 신규 도입하고, 상담의 장소적 한계를 보완하고자 기관 및 학교 등으로 찾아가는 집단상담도 운영할 예정이다.


    베타뉴스 이승희 기자 (cpdlsh@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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