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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아키텍처와 함께하는 새출발’ 인텔 코어 i9-11900F


  • 신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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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1-04-12 13:32:41

    새출발은 늘 기대감을 갖게 한다. 경험의 변화 때문이다. PC에서의 새출발도 이와 다르지 않다. 성능이나 조작 환경 등 뚜렷한 변화를 주는 신제품이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인텔이 출시한 11세대 코어 프로세서도 이 중 하나라 말할 수 있다. 단순히 이전 세대의 뒤를 이은 신제품이 아니라, 다양한 변화를 품으며 새출발을 알렸으니 말이다.

    코드명 로켓레이크(Rocket Lake)로 시장에 출시된 11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이전 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의 코드명인 코멧레이크(Comet Lake)와 비교하면 비슷한 것처럼 보이나 속을 들여다보면 다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물론 완전한 변화가 아닌 점진적 변화에 가깝지만, 기존의 변화들과 비교해보면 달라지기 위한 노력들이 숨어 있다.

    그렇다면 11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는 기존과 비교해 어떤 변화 요소가 적용되어 있을까? 상위 라인업인 코어 i9-11900F를 통해 직접 확인해 봤다. 흥미롭게도 11세대 인텔 코어 i9 프로세서는 기존 동급 제품과 다른 점이 존재한다.

    ■ ‘아키텍처’의 변화로 달라진 11세대 코어 i9 프로세서

    앞서 언급한 것처럼 11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는 아키텍처의 변화가 적용됐다. 이전 세대의 틀이 되었던 스카이레이크(Skylake) 아키텍처에서 새로 개발된 코브(Cove) 아키텍처가 쓰였다. 기본적으로 클럭 당 처리 명령어(IPC – Instructions Per Clock)의 개선을 시작으로 딥러닝 부스트(Intel DL Boost) 기술, 새로운 그래픽 장치의 적용, PCI-Express 4.0과 메모리 컨트롤러 대응 속도의 상승 등 변화 폭이 상당하다.

    아키텍처는 기존 10nm 기반의 것을 14nm로 재조정하는 이른바 ‘백포팅’ 과정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텔은 코브 아키텍처의 최적화를 다방면으로 진행했다. 특히 성능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전송 대역을 확장한 것도 그 방법 중 하나라고 봐도 좋겠다.

    딥러닝 부스트 기술을 적용한 것은 달라진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이다. 이 기술은 AVX-512 명령어에 기반한 벡터 신경망 명령어(VNNI - Vector Neural Network Instruction)에 뿌리를 두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을 활용한 가속이나 분석, 추론 등 다양한 작업을 진행하는데, VNNI를 적용하면 처리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

    내부 통신 속도는 그대로 유지되지만, 외부 장치와 통신하기 위한 PCI-Express 프로토콜은 4.0 기술이 반영되면서 대역폭이 두 배 확장됐다. 최대 20개 레인이 적용됨으로써 그래픽카드 및 NVMe SSD 등을 활용 가능하게 되었다. 내장 메모리 컨트롤러의 대응 속도도 DDR4-3200MHz로 빨라졌다. 기존에는 DDR4-2666~2933MHz 대응에 머물러 있었는데, 속도 향상으로 반응성이 크게 개선됐을 것으로 예상해 본다.

    제한적이지만 플랫폼 호환성은 이전 제품에서 이어진다. 동일한 LGA 1200 소켓을 쓰기 때문이다. 일부 메인보드는 11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를 사용할 수 있지만, PCI-Express나 기타 고대역 활용에 제한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최대한 프로세서의 성능을 끌어내고자 한다면, Z590 혹은 인텔 500 시리즈 칩셋 메인보드를 쓰는 것을 추천한다.

    ■ 인텔 코어 i9-11900F의 성능은?

    사이프러스 코브(Cypress Cove) 아키텍처가 적용되어 있는 11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이 중 상위 라인업인 코어 i9-11900F의 성능은 어느 정도일까? 프로세서 정보 확인 및 일부 소프트웨어, 게임 등을 실행해 확인해 보기로 했다. 이를 위해 메인보드는 Z590 기반의 제품과 DDR4-3200MHz 메모리, 지포스 RTX 2080 Super 그래픽카드 등을 활용했다.

    메인보드 - ASUS ROG MAXIMUS XIII HERO
    메모리 – G.SKILL TRIDENT Z DDR4-3200(PC4-25600) 16GB (8GB x 2)
    저장장치 - 마이크로닉스 WARP GX1 512GB
    그래픽카드 – 엔비디아 지포스 RTX 2080 Super
    파워서플라이 – 마이크로닉스 캐슬론 M 700W
    운영체제 - 윈도우 10 프로 64비트 (20H2 업데이트 적용)
    드라이버 – 지포스 게임레디 461.92

    CPU-Z를 통해 확인한 코어 i9-11900F 프로세서의 사양은 다음과 같다. 물리적인 코어 수는 8개, 하이퍼스레딩 기술을 통해 총 16개 스레드를 제공한다. 이는 기존 동급 프로세서의 10코어, 20스레드와 비교하면 조금 줄어든 규모다. TDP는 65W로 K형 프로세서가 아니기에 상대적으로 낮은 전력 소모량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설정 배수는 최대 52로 5.2GHz까지 작동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참고로 이 프로세서의 기본 작동속도는 2.5GHz다.

    추가로 해당 프로세서는 F형으로 내장 그래픽이 포함되지 않은 사양을 제공한다. 일반형은 인텔이 새로 개발한 그래픽 처리장치 Xe-LP가 적용된 인텔 UHD 그래픽스 750이 탑재된다. 내장 그래픽이 필요한 소비자라면 일반형 프로세서(코어 i9-11900)를 구매하는 방법이 있다.

    ▶ CPU-Z 벤치마크 테스트

    먼저 CPU-Z 내에 있는 프로세서 비교 테스트를 진행했다. 비교군으로는 이전 세대 동급 라인업으로 꼽히는(10코어, 20스레드) 인텔 코어 i9-10850K로 진행했다. 이를 통해 확인해보니 싱글 스레드로는 679.5점, 멀티스레드는 6339.7점을 기록했다. 싱글 스레드에서는 앞서고, 멀티 스레드에서는 수가 적은만큼 뒤쳐지는 모습이다. 다만, 4개 스레드 차이인 것을 감안하면 그 폭이 비교적 적은 편이다.

    ▶ 코로나 1.3 렌더링 벤치마크

    이번에는 프로세서 자체의 처리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코로나 1.3 벤치마크를 실행했다. 3D 렌더링 성능을 확인해 볼 수 있다. 실행한 결과, 1분 37초 정도가 소요됐다. 데이터 처리량은 약 5.5MRays/s로 나타났다. 이전 세대 동급 코어 프로세서(약 1분 52초)와 비교한다면 나은 성능을 보인다. 아키텍처의 변화와 함께 적용된 새 명령어 세트가 전반적인 과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 파크라이 5 게이밍 성능 테스트

    본격적인 게이밍 성능을 확인하고자 1인칭 슈터(FPS) 게임인 파크라이 5를 실행했다. 최대한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해상도는 풀HD(1920 x 1080), 그래픽 옵션은 모두 최대로 설정한 상태다. 수직동기화와 프레임 잠금 등의 설정은 적용하지 않았다. 테스트한 결과, 평균 133 프레임의 움직임을 보여준다. 최소 94 프레임, 최대 프레임은 173이었다. 기본 속도는 2.5GHz로 낮지만, 게임 실행 시 속도를 최대한 높여 그래픽카드 성능을 최대한 활용하는 모습이다.

    ▶ 체르노빌라이트 게이밍 성능 테스트

    마찬가지로 1인칭 슈터 게임인 체르노빌라이트의 실행 성능을 확인해봤다. 이 게임에서도 풀HD 해상도와 그래픽 설정은 가장 높은 울트라 사양이 적용되어 있다. 게임을 실행한 결과, 평균 99.36 프레임을 기록했다. 이 자체만 놓고 봐도 게임을 쾌적하게 즐길 수 있는 수치다. 이어 최저 52.46 프레임, 최대 188.4 프레임을 기록했다. 게임 성능을 가늠하는 1% 프레임 수치는 52.2를 기록했다.

    ▶ 레드 데드 리뎀션 2 게이밍 성능 테스트

    마지막으로 오픈월드 게임인 레드 데드 리뎀션 2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뛰어난 표현력과 높은 자유도로 인해 제법 높은 사양을 자랑하는 게임이기도 하다. 최대한 성능을 끌어내기 위해 해상도는 풀HD, 그래픽은 모두 가장 높은 사양으로 설정해 두었다.

    테스트 결과, 평균 85.9 프레임으로 초당 60 프레임 이상 기록하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다만 QHD 혹은 4K 해상도 이상 환경에서 게임을 즐기려면 그래픽 옵션의 타협이나 더 높은 성능을 갖춘 그래픽카드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추가로 최소 프레임은 50.7, 최대 프레임은 114.7을 각각 기록했다. 게이밍 프로세서로서는 아쉬움이 없는 모습이다.

    ■ 다양한 환경에 대비할 수 있는 고성능 올인원 프로세서

    11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이 중 코어 i9-11900F는 가장 기본이 되는 고성능 라인업으로 안정적인 처리 능력을 보여주는 제품이다. 비록 이전 세대 인텔 코어 i9 프로세서와 비교해 코어 2개, 스레드 4개가 줄었으나 확장된 명령어 세트나 효율이 개선된 아키텍처는 그 한계를 극복하는데 도움을 준다. 프로세서의 성능에 영향을 받는 렌더링, 인공지능 가속, 게이밍 등 여러 환경에서 높은 성능을 보여준 것이 그 예다.

    상품성은 소비자가 판단할 부분이다. 하지만 그 바탕은 제조사가 제공하는 것이다. 이 점에 있어 인텔은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호환성이나 다양한 주변기기 제조사와 협업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최적의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 또한 프로세서의 기본기가 뒤따르지 않으면 안 된다. 11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의 가치는 이를 어떻게 소비자에게 증명하느냐에 달려 있다.


    베타뉴스 신근호 기자 (danielbt@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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