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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재 vs 배신, LG화학 분사를 두고 둘러싼 시선


  • 곽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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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0-09-18 13:27:14

    © 연합뉴스

    [베타뉴스=곽정일 기자] LG화학이 2차전지 사업을 맡고 있는 배터리부문에 대해 물적 분할을 하겠다는 결정을 내리면서 이를 두고 LG화학주주들에게 호재라는 의견과 악재라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LG화학은 긴급이사회에서 LG화학에 대한 배터리 부문 분할을 결정했다. LG화학은 전문사업 분야로의 집중을 강조하면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LG화학의 전지사업부를 분할하는 안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증권사들도 '호재'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의 물적 분할은 배터리 지배력 희석화에 따른 가치 감소보다 재무부담 축소와 고속성장에 따른 배터리 가치 상승과 거래소 프리미엄 상장을 통한 주주가치 상승 효과가 더 클 것으로 기대된다"며 "지금은 팔 때가 아니라 95만원까지 인내하고 기다릴 때"라고 말했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도 "분사를 통해 전지 사업의 가치가 재평가받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CATL의 시가총액은 78조원이지만 LG화학은 48조원에 불과한데, 분할 후 LG의 전지사업 가치는 59조원(현재 전지사업부 가치는 38조원 내외로 추산)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LG화학의 주가는 연일 하락 중이다. 지난 15일 72만6,000원이었던 LG화학 주가는 하루만에 3만9,000원 하락한 68만7,000원이 됐고, 17일 종가는 64만5,000원을 기록하며 4만2,000원이 더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가격하락에는 LG화학 주주들이 분사를 악재로 인식하는 경향 때문이다. 주주들은 이번 LG화학의 배터리 분사에 대해 ▲자회사인 배터리 부문의 사업 가치 할인 반영 ▲배터리 부문 상장 시 LG화학 주식 소외 ▲향후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부문 지분 감소 등의 걱정을 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LG화학 주주는 "배터리 없는 LG화학은 국내1위 패트병 제조사다. 정작 외국인이나 기관의 매수 물량은 거의 미미한 수준"이라며 "이제까지 물적분할된 지주사들 시가총액이 자회사보다 작고 계속 하락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물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지분 43.4%(21조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삼성물산의 시가 총액은 20조원 대에 머물러있다.

    결국 지난 17일 청와대 게시판에도 LG화학의 물적 분할을 반대하는 국민청원까지 올라왔다.

    개미 주주들의 거센 반발을 LG가 어떻게 대처해 나갈지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는 시점이다.


    베타뉴스 곽정일 기자 (devine777@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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