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일본, 한국 입국자 2주간 사실상 격리 '초강수'

  • 조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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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0-03-06 00:36:06

    ©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한국과 중국으로부터의 입국자를 사실상 2주간 격리하는 초강수를 선택했다.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된다면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이 취소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되지만 예상치 못한 일본 정부의 빗장에 우리 정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5일 일본 총리관저에 따르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코로나19 대책회의에서 ▲ 한국·중국 입국자 2주간 지정장소 대기 ▲ 한국·중국 출발 항공기 나리타·간사이공항 한정 ▲ 한국과 이란 내 입국 거부 지역 일부 추가 등의 입국 규제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은 중국과 한국으로부터의 입국을 제한해 일본 내 코로나19 확산을 최대한 억제하겠다는 의도다. 이번 조치는 주지 기간을 둔 후 9일 0시부터 시작되며 우선 3월 말까지 적용될 예정이다. 

    아베 총리는 "양국(한국과 중국)으로부터의 입국자에 대해서 검역을 강화하고 검역소장이 지정한 장소에서 2주간 대기하고, 국내(일본 내) 대중교통을 사용하지 말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로부터 별도의 설명을 들은 한일 외교소식통은 "대기 장소는 호텔, 병원, 자택 등이나 별도 시설이 될 수 있으며 대기 요청이므로 어기더라도 벌칙은 없다. 한국에 머물다 간 일본인에게도 적용된다"고 말했다.

    소식통이 설명한 내용은 한국에서 실시하고 있는 '자가 격리'와 유사한 조치로 판단된다. 다만, 발열 등 의심 증상이 있으면 지정된 장소에서 '강제 격리' 될 수 있다.

    일본 정부는 또 한국 등 일부 국가에 대해 일본 입국을 거부하는 지역을 확대하기로 했다. 그가 언급한 한국 지역은 안동시, 경산시, 영천시, 칠곡군, 의성군, 성주군, 군위군 등 7개 지역이다.

    현재 일본 정부는 지난달 27일부터 2주 이내에 대구와 경북 청도에 체류한 이력이 있는 외국인에 대해 입국을 거부하고 있다. 입국 거부 대상 지역 확대는 7일 0시부터 시행된다.

    아베 총리는 한국과 중국인에 이미 발행한 일본 입국 비자(사증)의 효력도 정지하고, 한국과 중국에서 일본으로 오는 항공편은 수도권 관문인 나리타(成田)공항과 서일본 관문인 오사카(大阪) 소재 간사이(關西) 공항으로 한정했다.

    일본이 한국인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를 한층 강화하기로 하면서 작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일본은 한국인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국가로, 한일갈등의 여파로 많이 줄었음에도 작년에 558만여명이 일본을 찾았다. 관광 수요는 많이 감소했더라도 학업과 비즈니스, 친지 방문 등으로 인적 교류의 수요는 여전히 상당하다.

    따라서 이날 오후 8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여파로 한국인에 대해 입국제한 조처를 한 지역·국가가 99곳이나 되지만, 일본이 취한 조치의 파장은 차원이 다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더구나 선진국인 일본이 사실상 빗장을 걸면서 한국에 대해 입국제한 조처를 자제해 왔던 다른 선진국들에도 좋지 않은 선례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강제징용 배상판결 등으로 이미 갈등의 골이 깊은 양국관계에도 상당한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일본의 조치가 전해지자 심야에 대책회의를 열고 이번 조치가 가져올 파장을 분석하는 한편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6일 외교부에서 주한외교단을 상대로 한국의 방역 노력을 직접 설명하고 과도한 입국제한 조치 자제를 당부할 계획이다.  


    베타뉴스 조은주 기자 (eunjoo@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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